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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군 한국고건축 박물관
예산군 한국고건축 박물관 ⓒ 강미애

우리 민족의 정신과 아름다운 손길이 배어 있는 한국 고건축 박물관(충남 예산군 덕산면 대동리)은 우리나라 전통건축 양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삼국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는 사찰, 탑, 불상 등 17종의 축소모형 100여 점과 국보 문화재의 축소형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고건축박물관은 전흥수 대목장(무형문화재 제74호) 님이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1998년 약 6000평의 고향 땅 부지에 세운 박물관입니다.

전흥수 대목장 님이 100억 원 이상의 사재를 들여 세운 이곳은 국보급 고건축 문화재를 10분의 1 혹은 5분의 1로 축소하여 전시하고 있으며 한국 고건축문화를 배우는 청소년들의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전흥수 대목장님이 문화재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한국 고건축의 의미와 가치를 후대에 계승하고자 세운 모형건축물들을 둘러보면 그 노력과 정성에 감탄이 쏟아집니다.

           한국고건축박물관 제1전시관
한국고건축박물관 제1전시관 ⓒ 강미애

고건축 박물관 정면에 보이는 제1전시관은 전형적인 고려 시대 건축양식으로 수려한 기와지붕과 화려한 외관으로 한국 고유 건축미의 멋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제1전시관에서는 국보 제1호인 숭례문과 법주사의 팔상전, 화엄사의 각황전, 보석사의 조사당, 도갑사의 해탈문, 금산사의 미륵전의 축소모형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축소모형들은 건축물의 골격과 구조를 그대로 실물처럼 만들어 놓아서 우리나라 옛 건축기법의 조형미와 균형미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곳 숭례문 모형은 지난 2008년 서울 숭례문 화재 사건으로 재복구시에 실제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도 했답니다. 각 건축모형에는 이름이 붙어 있어 목조건축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죽림당
죽림당 ⓒ 강미애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죽림당은 제법 큰 규모에 마치 선비의 고고한 자태를 느끼게 하고 내부에 단청하지 않은 나뭇결 그대로의 모습이 목조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습니다.

             목우당
목우당 ⓒ 강미애

창덕궁의 부용정의 모습을 닮은 목우당의 정면 모습은 단청하지 않은 순박한 모습으로 겨자색의 멋이 돋보이는 다각형 지붕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목우당의 뒷모습
목우당의 뒷모습 ⓒ 강미애

지붕 처마 끝이 살짝 올라간 목우당 뒷모습의 자태 또한 기품있는 조선 시대 다포형식 팔작지붕 겹처마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우리 조상은 자연재료 나무와 돌기와로 생태학적인 면을 중요시했고 건축의 외관의 멋과 조화를 고려해서 집을 지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객사문
객사문 ⓒ 강미애

옛날 건축양식을 그대로 복원한 강릉의 객사 문은 고려, 조선 시대 고을마다 있었던 관사입니다. 조선 시대에는 정전에 국왕의 전패를 모셔두고 초하루와 보름에 왕이 파견한 중앙관리가 이곳에 다녀갔다고 합니다.

제1전시실에서 학예사님의 고건축 기법에 대한 해설을 들을 수가 있습니다. 전흥수 대목장 님이 손수 고향에 세운 이곳에는 고려 시대, 조선 시대 고건축 축소모형 건축 26채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건축 기둥이 네모난 것은 주로 살림집에 사용하였으며 둥근 기둥은 궁궐이나 외전에 주로 사용하였고 기둥과 기둥 사이를 한 칸으로 보고 정면 5반과 측면 4칸이면 20칸의 집이라고 불렀습니다.

처마는 건축 안쪽으로 습기가 들지 않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네모기둥에서는 홑처마, 둥근 기둥에서는 겹처마로 용도와 위상에 따라 양식이 다르다고 합니다. 기둥 위에만 공포가 있는 주심포양식과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공포가 있는 다포양식 그리고 귀퉁이에 있는 귀포 양식이 있습니다. 기둥 위에만 공포가 있는 고려 시대 주심포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은 수덕사의 대웅전입니다.

숭례문 기와  위에 있는 삼장법사와 잡상들은 궁궐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조선 시대 궁궐 건축 처마 위에 올려졌습니다. 고건축에 사용한 끌, 다림대, 먹통과 먹칼, 대패 등 연장들이 전시되어 있고 곱새기와 막새, 귀면와, 용두 등 전통기와 형태들도 볼 수가 있습니다.

제2전시관, 세심전에는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수덕사 대웅전과 무위사 극락전, 부석사 무량수전 등 사원건축 모형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높은 곳에 건축되었다는 박물관 내에 지어진 팔각정은 화려한 단청과 수려한 아름다움이 돋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20년 동안 살아오면서 한국인보다도 더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을 두고 열정적으로 해설을 하는 일본인 오가와씨의 전통건축과 문화해설 또한 즐거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 중 하나인 국보 제49호인 수덕사 대웅전의 건축모형은 종보를 바치고 있는 화반과 도리를 연결하고 있는 아름다운 곡선의 우미량으로 지붕의 무게를 안전하게 지탱하게 해주는 기하학적인 건축 기법에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고건축 박물관에 있는 고건축의 실제 건축형태를 가까이 살펴보면서 오랫동안 나뭇결을 다듬어 퍼즐 만들기처럼 나무로 끼어 만든 섬세한 손길이 닿은 장인정신에 놀랍니다.

한국 국보급 건축물들이 임진왜란으로 많이 손실되었고, 임진왜란 이전에 보존된 가치 있는 국보급 건축물들이 국보로 지정되었습니다. 수덕사 대웅전은 1400년 전 백제 시대에 최초로 건축되었지만, 1930년 일제강점기 해체작업 시 고려 충렬왕 1308년에 건축했다는 상량문 묵서명이 발견됨으로써, 현존하는 목조건출물 중 부석사의 무량수전과 안동 봉정사의 극락전 다음으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보 제51호 강릉 객사문과 수덕사의 대웅전 배흘림기둥은 시각적인 안정감을 위해 기둥의 형태를 불룩하게 만들었습니다. 고려 시대에는 기둥 위 한 개의 공포가 지붕을 받쳐주고 정면과 후면이 서로 맞닿은 맞배지붕인 데 비해 조선 시대로 넘어오면서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공포를 넣어 처마 끝이 살짝 들린 화려한 다포형식의 팔작지붕을 안전하게 지탱하게 주었습니다.

조선시대 목수들 손으로 만들어진 실제 통도사의 꽃살문을 보러 가고 싶은 마음이 일게 하는 박물관의 꽃살문은 꽃이 없는 계절에 부처님께 꽃 공양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일설이 전해집니다.

지붕 아래 수없이 붙어 있는 다포형식 팔작지붕의 내부의 화려한 모습을 사진에 담아가는 방문객도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는 지붕이 없이 골조 그대로를 볼 수가 있어 우리나라 고건축물의 우아한 아름다움 내부모습을 속살 그대로 감상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깃든 우수한 전통건축의 아름다움을 볼수 있게 해주신 김흥수 대목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고건축박물관#전흥수대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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