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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2015 올해의 기사상' 수상작으로 김지영 기자의 "헬멧 쓴 아기인데... 그래도 입양하시겠어요?"와 고상만 기자의 "충주 귀농부부 전과자 사건의 잔혹한 전말"을 각각 선정했습니다. '올해의 기사상'은 한 해 동안 <오마이뉴스>에 소개된 시민기자 기사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반향이 컸던 기사에 주는 상입니다. '올해의 기사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0만 원을 드립니다. 수상하신 분들께 축하인사를 전합니다. [편집자말]
메르스 파동, 역사교과서 국정화, 성완종 리스트 수사, 롯데가 경영권 분쟁, 국정원 온라인 사찰 논란...

다사다난했던 2015년을 장식했던 주요뉴스의 헤드라인입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가슴 한편이 답답하지 않으신지요?

우리 사회는 교수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4자 성어 그대로 '혼용무도(昏庸無道)'였습니다.

2014년 우리 사회는 '세월호'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만났지만, 사건의 교훈을 충분히 곱씹지 못한 채 또 다시 '망각의 바다'로 항해를 계속했습니다. 2015년에 우리가 목도한 사건들은 우리가 잊었던 또는 잊고싶었던 적폐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앞으로의 항해도 순탄치 않을 것임을 보여줍니다.

오마이뉴스 편집부는 '올해의 기사'로 김지영 시민기자의 "헬멧 쓴 아기인데... 그래도 입양하시겠어요?"와 고상만 시민기자의 '충주 귀농부부 전과자 사건의 잔혹한 전말'을 각각 선정했습니다.

김지영 기자는 2014년 12월 23일 '8살 내딸 소린이...다른 시선으로 보지 마세요'를 시작으로 올 한해 내내 '입양을 인터뷰하다' 시리즈 기사를 21건 썼습니다.

그 중에서 '헬멧 쓴 아기' 기사는 친자를 얻기 위해 시험관 시술까지 시도한 후 입양에서 새로운 길을 찾은 '난임 부부' 이상호·박정은씨와 딸 레아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엄마 박정은, 이레아, 아빠 이상호
 엄마 박정은, 이레아, 아빠 이상호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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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입양을 앞둔 딸이 사두증(머리가 한쪽으로 심하게 눌려 비스듬하게 기울어지는 증세)에 걸렸다는 사실에 한동안 마음고생을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습니다.

"어쨌든 이 아이는 독립된 객체고 입양은 자기의 어떤 운명 같은 삶인 거죠. 이 아이의 인생에 대해서 이게 더 좋을 것 같으니까 이 길을 선택해라, 이렇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대신 입양을 통해서 네가 우리한테 온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오히려 이렇게 우리가 만날 수 있어서 더 감사한 느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기사 중 이상호씨의 말)

독자들 중에도 어린 시절 부모님이나 주변 친척으로부터 "너는 사실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들어본 기억이 적지않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입양을 백안시하고 '핏줄'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순혈주의를 보여주는 단면이겠죠. 이처럼 쉽지않은 소재를 뚝심있게 연중 취재한 김지영 기자에게 '올해의 기자상'이 돌아간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리라고 믿습니다.

또 다른 수상자인 고상만 시민기자는 지난해에도 '헌병 수사관의 '패륜' 문자... 어머니는 아직도 운다'로 올해의 기사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한 사건으로 부부가 세번 기소되어 판결받은 사건.
 한 사건으로 부부가 세번 기소되어 판결받은 사건.
ⓒ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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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상작은 경찰의 무례한 음주 단속에 항의했다가 기소돼 6년간의 소송을 벌인 귀농부부의 이야기입니다.

충북 충주시에 사는 박철씨는 2009년 6월 27일 오후 11시경 아내 최옥자씨의 승용차를 타고 집에 가던 중 음주 단속을 하던 경찰과 시비끝에 공무집행 방해죄로 기소됩니다. 교육공무원이었던 아내 최씨는 재판 과정에서 "남편이 경찰관의 팔을 비튼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가 위증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습니다. 최씨는 이로 인해 파면 처분까지 받았습니다.

부부는 두 건의 혐의를 놓고 세 차례 재판을 받은 끝에 지난 8월 위증 재판 항소심에서 마침내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피고인(남편)이 경찰의 팔을 잡아비튼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폭행을 당한 것인 양 행동한 것으로 볼 여지가 높다"며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입니다.

기사는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공권력으로부터 억울한 피해를 입은 시민의 사연을 잘 정리했습니다. 20여 년간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들의 기구한 사연들을 취재하고 의제화하려고 노력해온 기자의 노력이 배어있는 수작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밖에도 많은 시민기자들이 '올해의 기사상'을 놓고 경합을 벌였습니다. 올해도 훌륭한 기사로 시민저널리즘의 길을 개척해준 뉴스게릴라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올해의기사#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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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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