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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불교계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안 중 하나가 달라이라마의 방한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달라이 라마가 반체제 인사이거나 위험 인물이어서가 아닙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사람들의 정신적 지도자이고, 노벨평화상 수상자이며 세계적으로 추앙받고 있는 불교계 지도자입니다. 그런 달라이 라마의 방한이 허용되지 않고 있는 건 티베트와 중국과의 관계 때문입니다. 중국과 반목하고 있는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허용하는 게 자칫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까 염려하는 눈치 보기 때문으로 짐작되고 있습니다.

두루 아우를 수 있는 멍석 강의 <달라이 라마의 불교 강의>

 <달라이 라마의 불교 강의> (지은이 달라이 라마 · 툽텐 최된 / 옮긴이 주민황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5년 12월 14일 / 값 23,000원>
<달라이 라마의 불교 강의> (지은이 달라이 라마 · 툽텐 최된 / 옮긴이 주민황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5년 12월 14일 / 값 23,000원> ⓒ 불광출판
<달라이 라마의 불교 강의>(지은이 달라이 라마 · 툽텐 최된, 옮긴이 주민황, 펴낸곳 불광출판사)는 공동저자인 툽텐 최된이 달라이 라마가 수년간에 걸쳐 한 사적인 인터뷰와 공개 법문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달라이라마는 산스크리트 전승의 대표적인 지도자입니다. 가지를 여러 갈래로 울창하게 늘이고 있는 아름드리 나무도 뿌리와 밑동은 하나입니다. 불교가 마치 가지를 울창하게 늘이고 있는 아름드리나무 같습니다.  

부처님이 살아계실 때는 기록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때는 경전을 암송하는 일을 맡은 승려들이 따로 있었습니다.

경전을 암송하는 일을 맡은 승려들을 '바까나라'라고 하는 데 그들이 외워서 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후 빠알리어와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돼 전해지게 됩니다.

기록하는 언어가 다르다 보니 언뜻 보기엔 휘휘 늘어진 가지처럼 제각각으로 보입니다. 쉬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해하는 부분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두루두루 헤아려보면 그것이 빠알리어 전승이건 산스크리트 전승이건 부처님가르침이 뿌리며 밑동입니다. 

달라이 라마는 산스크리트 전승으로 대표되는 티베트불교 지도자입니다. 하지만 달라이 라마가 강의를 통해 아우르는 불교는 산스크리트 전승이라는 장벽을 넘어섭니다. 빠알리어 전승까지 두루 아우를 만큼 넓고 깊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중국불교와 밀교까지도 두루두루 설명하고 있습니다.

부처는 다수 복지론자

주먹 만한 사과와 주먹보다 조금 큰 사과를 각기 다른 장소에서 따로따로 보면 그 크기의 차나 무게 차를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나란히 놓고 보거나, 동시에 들어 보면 크기의 차와 무게 차를 분명하게 알게 됩니다.

이 책에서 읽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이렇게 저렇게 분류되고 있는 이런저런 불교를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펼쳐진다는 것입니다. 빠알리어로 전승되고 산스크리트어로 전승되다 보니 표현하는 방법은 물론 방식 또한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 다름을 인식하지 못하고, 극복하지 못하면 전혀 다른 내용으로 이해하거나 오해하게 됩니다.

'어떤 빠알리 경전들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성취한 원동력으로서 자비를 강조한다. 부처님은 '다수의 복지를 위하고, 다수의 행복을 위하고, 세상에 대한 자비에서 신들과 인간들의 이득과 복지와 행복을 위하게 된, 한 명의 개인'이었다.' -<달라이 라마의 불교 강의> 370쪽

이런 언어와 저런 언어, 이런 형식과 저런 형식으로 전해지지만 결국 다수의 복지는 부처님이 남기신 가르침의 뿌리이며 밑동입니다. 달라이 라마는 '부처님의 전 생애와 교의는 모든 중생의 복지를 위해 계획된 것이었다'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불교의 근간이라 할 귀의삼보, 사성제, 계·정·혜 삼학, 무와 공성, 연기, 4무량심, 보리심, 바라밀 수행, 불성과 밀교 등을 빠알리어 전승에서는 어떻게 설명하고, 산스크리트 전승에서는 어떻게 반영돼 있는지를 또렷이 알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모으는 방법으로 말씀하셨다는 네 가지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을 모으는 방법으로 말씀하신 네 가지는 그 첫째가 '관대하고 물질적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둘째가 '친절하고 기분 좋은 말'을 하는 것이고, 셋째가 '유익한 행동으로 남들을 격려하는 것'이며 넷째가 '적절하게 행동하는 것과 개인적인 모범을 통해 가르침들 대로 사는 것'이라고 하셨답니다.

부처님 말고도 뛰어난 스승(교육자)은 분명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가르침과 그 이름이 후세까지 전해지지 않는 건 그 가르침을 대물림할 훌륭한 제자들을 두지 못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모으는 방법으로 말씀하신 네 가지는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지도자들이 새겨야 할 덕목이자 교육지침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덧붙이는 글 | <달라이 라마의 불교 강의> (지은이 달라이 라마 · 툽텐 최된 / 옮긴이 주민황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5년 12월 14일 / 값 23,000원>



달라이 라마의 불교 강의

달라이 라마.툽텐 최된 지음, 주민황 옮김, 불광출판사(2015)


#달라이 라마의 불교 강의#주민황#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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