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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사람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노동자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사람들'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노동자들 ⓒ 이명옥

"님은 새벽에 동터오는 해를 보았습니다. 그때마다 님은 자유와 평등,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새로운 세상을 보았습니다. 사람이 떠오르는 해를 막지 못하듯이 다가오는 해방의 새날을 막을 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을 설득하고 어머님께 동의를 구하였지요.

님의 꺾이지 않는, 희망의 연대를 이 시간 우리의 것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이소선 어머니가 그러하였듯이 우리 모두 전태일의 분신이 되어 이 땅에 참다운 정의와 평화가 펼쳐지는 새 세상을 위해 큰 몫들을 담당하게 하소서.

우리 모두 하나 되게 하소서. 어머님의 기도처럼 이 땅의 노동자들이 모두 하나되어 민중이 주인 되는 새 역사를 이루게 하시옵소서. 정규직 노동자는 비정규직을 품에 안게 하시고, 비정규직은 이주노동자를 품에 안게 하시고, 이주노동자들은 거리의 노숙인들을 품에 안게 하시옵소서

님은 가셨지만 그러나 우리는 님을 떠나보내지 아니 하였습니다. 님을 기억하는 우리 몸은 내일(14일) 서울 광화문에 모여 새 역사의 횃불을 밝히고자 합니다. 새 역사의 기운이 일어나게 하시옵소서. 전태일의 부활을 보게 하소서." - 전태일 45주기 조헌정 목사 추모 기도문 중

"우리는 님을 떠나보내지 않았습니다"

전태일 45주기 추도식 비가 오는데도 많은 노동자들이 전태일 45주기 추도식에 모였다.
전태일 45주기 추도식비가 오는데도 많은 노동자들이 전태일 45주기 추도식에 모였다. ⓒ 이명옥

이수호 전태일 재단 이사장 이수호 전태일 재단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수호 전태일 재단 이사장이수호 전태일 재단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명옥

암울한 현실에 절망하거나 무릎 꿇지 않고, 자신을 태워 한줄기 희망의 빛줄기를 만들었던 전태일 분신 항거 45주기 추도식이 13일 오전 11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렸다.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열사의 묘지 앞에 모인 백여 명의 노동자 민중들이 전태일의 분신이 되어 새 역사의 횃불을 밝히고자 하는 결기와 뜨거움을 막을 수는 없었다. 추도식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14일 민중충궐기에 나서 열사의 뜻인 '노동해방 참세상'을 이룰 것을 다짐했다.

민중총궐기를 앞둔 시기인 만큼 이날 추도식은 장남수 전국 민주민족 유가족협의회 회장과 양대 노총, 차광호 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위원장,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배경진  대안학교 로드스꼴라 학생 등 노동자와 학생, 청년을 아우르는 다양한 시민들이 참석했다.

이수호 전태일 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45년 전 23살 청년 전태일은 열악했던 노동조건에 분노와 저항의 뜻으로 자신의 몸을 던졌다"라며 "그는 장년이 되도록 민중의 가슴 속에 살고 있으며 우리가 그 길을 따라가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어 "노동자와 시민들이 내일 민중총궐기에 나서 서울시청광장과 광화문, 서울 전체를 뒤집어엎고 우리 사회를 새롭게 바꾸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추도사에서 "노동개악으로 모든 노동자들을 압살하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로 미래 세대의 생각을 장악하려는 정권, 노동자 민중을 약탈하는 정권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민중총궐기에 참석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민주노총 추도사에 이어  노동개혁 관련 정부와 야합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한국노총의 이상원 비정규담당 부위원장이 추도사를 낭독할 때는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같은 자리에 있던 쌍용자동차와 기륭전자 해고 노동자들은 "전태일 정신과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 "노동자들 다 죽게 생겼다", "정식으로 사과해라", "당장 추도사를 멈추고 내려오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어 차광호 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지금 본 이 상황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이런 세상을 위해 내가 굴뚝에서 400일이 넘도록 투쟁한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정치권과 야합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정신을 차리고 하나 되어 투쟁에 나서자"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은 최종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영호 전국농민회 의장, 강다복 전국여성농민회 의장, 김현우 빈민해방실천연대 의장 등 노동자 농민 빈민연대 대표들이 '민중총궐기 승리'라고 쓴 붉은 머리띠를 매고 전태일 열사 동상 뒤에서 '민중의 노래'를 부르며 마무리했다.

결의를 다지는 노농빈 연대 대표 노동자 농민 빈민연대 대표가 민중총궐기 승리를 다짐하고 있디.
결의를 다지는 노농빈 연대 대표노동자 농민 빈민연대 대표가 민중총궐기 승리를 다짐하고 있디. ⓒ 이명옥

이소선 어머니 영전 하나되어 싸워 이기라는 이소선 어머니의 말씀을 새기며.
이소선 어머니 영전하나되어 싸워 이기라는 이소선 어머니의 말씀을 새기며. ⓒ 이명옥



#전태일 45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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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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