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주말 경상남도 함안군에 있는 함안박물관을 다녀왔다. 남해고속도로에서 함안 나들목으로 들어오는 순간 '아라가야의 고장 함안'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다. 함안박물관은 함안 나들목에서 3Km 정도 거리에 있다. 자동차로 가면 신호를 두세 번 받고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다.

함안박물관
 함안박물관
ⓒ 여경수

관련사진보기


아라가야를 일부 역사서에서는 안야국으로 기록한 경우도 있다. 아라가야는 변한 12국 중 하나였던 안야국이 주변의 나라들을 병합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고대 국가이다. 아라가야의 영토는 함안을 중심으로 창원, 의령, 진주의 일부를 그 영역으로 하고 있다.

아라가야의 북쪽으로는 남강과 낙동강이 있으며, 남쪽으로 진동만이 있다. 아라가야는 내륙과 해상으로 진출하기에 유리한 지형이다. 아라가야는 고령가야, 대가야, 금관가야, 성산가야, 소가야와 더불어서 독자적인 정치체제와 문화를 지닌 고대 국가였다.

말이산고분군
 말이산고분군
ⓒ 여경수

관련사진보기


함안박물관은 함안군에서 건립해서 운영하고 있는 공립박물관이다. 함안박물관 앞에 있는 조형물은 아라가야의 토기에서 자주 보이는 불꽃무늬를 형상화했다. 함안박물관 뒤에는 말이산고분군이 자리 잡고 있다. 말이산고분군은 아라가야의 왕와 귀족들의 무덤을 조성한 고분군이다.

이들 고분군은 1917년도에 처음으로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말이산에 37여기의 대형 고분군들이 높은 곳에 줄을 지어 만들어져있다. 말이산고분군에서 출토된 무덤의 양식은 널무덤→덧널무덤→구덩식돌덧널무덤→돌방무덤의 과정의 변화를 보여준다. 그 중 덧널무덤과 구덩식돌덧널무덤에서 아라가야의 유물들이 많이 발굴되었다.

함안박물관 불꽃무늬토기
 함안박물관 불꽃무늬토기
ⓒ 여경수

관련사진보기


아라가야를 상징하는 불꽃무늬토기를 비롯해서 수레바퀴모양토기, 말갑옷, 새모양장식미늘쇠와 같은 유물이 함안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고분군과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은 아라가야의 독자적인 문화를 보여주는 증표이다. 특히 불꽃무늬토기는 가야가 멸망한 이후 가야 유민들의 이동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단서이다.

말갑옷은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출토된 유일한 말을 두른 철갑옷이다. 가야인들의 철기 사용 능력을 보여준다. 종교의식때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미늘쇠의 예술성도 탁월하다. 함안에는 말이산고분군 외에도 아라가야 왕궁터, 제천지, 토기가마와 같은 유적지가 있다. 아라가야는 서기 560년경 신라에 복속된다.

함안박물관 말갑옷
 함안박물관 말갑옷
ⓒ 여경수

관련사진보기


가야가 우리의 역사임에도 가야사에 관한 연구나 관심이 부족한 듯하다. 심지어 일본의 교과서 중에는 현재의 가야지역에 <임나일본부>라는 일본 정부가 있었다고 서술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역사서인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가야에 관한 설명이 풍부하지 않다.

역사서에 충실히 기록되지 않은 아라가야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라도 함안 지역에 있는 아라가야의 흔적을 더욱 발굴하고 보존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번 함안박물관에서 불꽃무늬토기를 통해서 경험한 고대 아라가야로의 시간여행은 가슴 벅찬 여정이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경수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hunlaw.tistory.com/)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함안박물관, #아라가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내게 힘이 되는 생활 헌법(좋은땅 출판사) 저자, 헌법 연구자.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