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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반 동상
 이슈트반 동상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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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시 교회 앞에는 이슈트반 왕 동상이 있다. 이슈트반(Szent István: 969-1038), 그는 헝가리왕국을 세계사에 등장시킨 위대한 왕이다. 그는 헝가리왕국을 세웠고, 헝가리에 기독교를 전파해 나중에 성인으로 추대되었다. 그는 1000년부터 1038년까지 왕으로 재임하면서 헝가리뿐 아니라 중부유럽에 기독교를 전파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래서 당시 교황이던 실베스터 2세는 그에게 사도왕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했다. 그래서 이슈트반 왕관의 꼭대기에는 십자가가 달려있다.

이슈트반 동상은 대리석으로 만든 화려한 사각 기단 위에 세워졌다. 말을 타고 십자가가 달린 왕흘을 들고 나가는 모습이다. 말안장의 장식까지도 화려하다. 기단의 네 귀퉁이에는 사자가 지키고 있다. 이 동상은 어부의 요새와 마차시 교회 사이 성 삼위일체 광장 한쪽에 위치한다. 광장 중앙에는 17세기에 만들어진 성 삼위일체 석주가 세워져 있다. 돌기둥이라고 하기에는 조형성이 강한 종교적 기념물이다.

성 삼위일체 석주
 성 삼위일체 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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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만들어진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1686년 터키의 지배로부터 벗어난 것을 기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더 이상 페스트가 유행하지 않기를 바라는 염원이다. 석주의 높이는 15m이고, 6각형으로 이루어진 오벨리스크 형태다. 석주 아랫부분에는 부조와 석상이 있다. 부조는 페스트를 퇴치하려는 염원을 담고 있고, 석상은 성인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윗부분에는 성부, 성자, 성령의 모습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 삼위일체 광장에서는 걸어서 왕궁으로 갈 수 있다. 또 버스로 이동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왕궁으로 가는 것을 포기한다. 왕궁 안에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오후 6시까지 문을 열기 때문이다. 어부의 요새와 마차시 교회를 보고나니 시간이 벌써 오후 6시 45분이 되었다. 우리는 이제 왕궁 아래로 난 터널을 통과한 후 세체니 다리를 건너 페스트 지역으로 간다.

세체니 다리를 건너 페스트로

세체니 다리
 세체니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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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체니 다리를 건너면서 보니 다리를 지탱하는 쇠줄과 주탑이 견고하기 이를 데 없다. 이 다리는 2,000t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한다. 주탑은 마치 파리의 개선문처럼 보인다. 아치형으로 문을 만들어 2차선 도로가 지나가고, 그 바깥으로는 교각과 쇠줄이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치를 통해 페스트쪽 주탑도 보인다. 길이가 375m인 이 다리를 버스로 순식간에 통과하지만, 사람들은 그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그것은 두나강을 건넌다는 의미가 있고, 부다를 떠나 페스트로 들어간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페스트 지역으로 들어서 성 이슈트반 성당으로 향한다. 페스트 지역에 있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는 이슈트반 성당 외에 앞에 설명한 국회의사당, 영웅광장, 안드라시 거리가 있다. 우리는 그 중 이슈트반 성당과 영웅광장을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국회의사당은 시간이 늦어 들어갈 수 없어서, 그 대신 야경을 감상하는 것으로 대체하려고 한다.

성 이슈트반 성당
 성 이슈트반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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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라시 거리는 이슈트반 성당에서 영웅광장으로 이어지는 거리로, 페스트의 역사가 서린 지역이다. 이 거리에는 프란츠 리스트 박물관, 졸탄 코다이 박물관, 국립 오페라 극장 등이 있다. 그리고 이 거리 아래로는 지하철 1호선이 지나간다. 영웅광장은 말 그대로 헝가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을 기리는 광장으로, 14명 영웅 청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 중 우리는 이슈트반왕, 벨라4세, 마차시왕 정도는 이미 알고 있다.  

성 이슈트반 성당 이야기

성 이슈트반 성당은 1905년 축성되었고, 그때 이후 에스테르곰-부다페스트 대주교의 주교좌성당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성당은 헝가리 초대국왕인 성 이슈트반에게 봉헌되었다.

베드로 사도
 베드로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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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 사도
 바울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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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1년에는 힐드(József Hild)의 설계로 고전주의 양식 성당이 지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1867년 그가 죽었고, 그 후 야블(Miklós Ybl)이 신르네상스 양식으로 고쳐 짓게 되었다. 그러나 그도 역시 1891년 죽어, 카우저(József Kauser)가 나머지 건축을 맡아 완성하게 되었다. 내 눈에는 돔이나 첨탑의 형태에 바로크 양식이 가미된 것으로 보인다. 성당 중앙 돔은 높이가 96m나 된다.

성 이슈트반 성당은 입구가 서쪽 광장으로 나 있다. 이오니아 양식의 석주를 지나면 청동문이 나온다. 이 문에는 12사도의 얼굴이 양각으로 조각되어 있다. 이들 사도는 가로로 3명, 세로로 4명해 모두 12명이다. 밑에서 두 번째 줄에 베드로를 중심으로 바울과 야곱이 있다. 그리고 문 위에 DOM SVB INVOC S STEPHANI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성 이슈트반 1세에게 봉헌된 성당'이라는 뜻이다.

부조와 벽화
 부조와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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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위에는 이중십자가를 든 이슈트반왕 부조가 만들어져 있다. 여기서 이중십자가는 정치와 종교 두 가지를 상징한다. 그리고 그 위 건물 벽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두 손을 들어 환영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들은 모두 아치형의 벽감 안에 표현되어 있다. 더 위쪽으로 EGO SUM VIA VERITAS ET VITA라는 글자가 있고, 그 위에 또 삼각형의 벽공이 있다.

이 글자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라'는 라틴어다. 벽공에는 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 마리아를 경배하는 부조가 새겨져 있다. 건물의 양식이 고전적이선지, 그림과 조각의 기법도 옛날 방식을 따르고 있다. 나는 이제 성당 안으로 들어가려고 문을 열어 본다. 그러나 문이 걸렸다. 다행히 왼쪽으로 들어가는 문이 열려 있어 들어가려고 시도한다. 그러자 관리인이 제재를 한다. 시간이 넘어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세체니 다리, 왕궁, 달이 보이는 야경
 세체니 다리, 왕궁, 달이 보이는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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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부다페스트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6시여서 모든 건물의 내부로 들어가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나마 여름이어서 해가 8시 30분까지 있어 시내관광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저녁식사 후 바로 두나강 유람선 투어를 하게 되었다. 유람선 투어는 해가 진 다음 바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왜냐하면 검은 실루엣과 등불이 파란색 하늘과 대비를 이뤄 정말 아름다운 야경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웅광장에서 만난 마자르 영웅들

영웅 광장
 영웅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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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제 버스로 영웅광장으로 이동한다. 영웅광장은 마자르라는 나라가 생긴 지 천년 되는 1896년 이곳에 마자르 역사의 영웅기념물을 세우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이 일을 맡은 사람은 건축가 쉬케단츠(Albert Schickedanz)와 조각가 잘라(György Zala)다. 작업을 시작한 지 30년이 지난 1929년 영웅광장은 완성되었다. 중앙에 수호천사 가브리엘 석주를 세우고, 양쪽 주랑에 영웅들을 배치했다.

석주의 높이는 36m이고, 그 위에 5m나 되는 대천사 가브리엘이 한손에는 왕관을 다른 손에는 십자가를 들고 있다. 석주의 아랫부분에는 아르파드(Árpád)와 6명 제후의 기마상들이 호위하고 있다. 그 아래 전면에는 '영웅들을 기억하며(Höseink Emlékére)'라는 헝가리어가 쓰여 있다. 그러나 이 문구는 '민족의 자유와 국가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이란 문장으로 이어진다.

마차 탄 전사상
 마차 탄 전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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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주의 왼쪽 주랑 위에는 전투용 마차를 타고 말에 채찍을 가하는 전사상이 있다. 이 조각상은 전쟁을 상징한다. 그리고 오른쪽 주랑 위에는 야자수 잎을 들고 말을 몰고 가는 여인상이 있다. 이 조각상은 승리를 상징한다. 전쟁에서의 승리, 이것은 모든 민족이 염원하는 이상인가 보다. 그리고 이들 좌우 주랑은 각각 7개의 공간으로 나눠지고, 그곳에 위대한 영웅을 7명씩 배치해 모두 14명을 조각해 세웠다.

왼쪽 주랑에서 가장 유명한 동상은 성 이슈트반 국왕이다. 그는 왼쪽 첫 번째 공간에 위치하고 있다. 오른쪽 주랑에서 가장 유명한 동상은 두 번째 위치한 마차시 국왕이다. 그는 터키와의 전쟁에서 승리, 헝가리의 영토를 가장 넓힌 왕이다. 당시 헝가리 영토는 독일과 폴란드 경계지역인 슐레지엔에서 불가리아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미술관에는 들어가질 못하고

예술의 전당
 예술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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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광장 양쪽으로는 유명한 박물관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예술의 전당(Műcsarnok)으로 광장 오른쪽에 있다. 이것은 쉬케단츠의 설계로 1895년 시작되어 1896년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완공되었다. 그래선지 건물의 석주 위 주두가 코린트 양식이다. 이곳에는 동시대 예술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여기서 동시대 예술이란 19세기말부터 20세기까지 예술을 말한다.

다른 하나는 광장 왼쪽에 있는 예술박물관(Szépművészeti Múzeum)이다. 이것 역시 쉬케단츠의 설계로 1906년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완공되었다. 이곳의 전시품은 헝가리적이기보다는 오히려 유럽적이다. 그래서 고대 이집트부터 그리스, 로마를 거쳐 르네상스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이 있다. 그중 13세기부터 18세기까지 유럽의 대가들 작품이 유명하다.

예술박물관
 예술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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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중에는 라파엘로, 티치아노, 틴토레토, 뒤러, 루벤스, 루카스 크라나흐, 피터 브뤼겔 등이 있다. 특히 에스파냐 화가들 그림은 프라도 미술관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많다고 한다. 대표적인 화가로 엘 그레코, 벨라스케스, 고야가 있다. 그에 비해 19세기와 20세기 미술품은 부족한 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곳 영웅광장에 너무 늦게 도착해 박물관의 겉만 보는데 만족해야 했다.


태그:#이슈트반 동상 , #세체니 다리, #성 이슈트반 성당, #영웅광장, #예술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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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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