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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교육부가 관보에 실은 국정화 고시문.
 지난 3일 교육부가 관보에 실은 국정화 고시문.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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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등학교 교육과정 개정(교육부 고시 제2015-74호, '15.09.23.)에 따른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를 국정, 검정, 인정으로 다음과 같이 구분 고시합니다."

지난 3일 교육부가 확정고시한 중고교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문이다. 이 고시가 "명백한 교육과정 고시 위반이기 때문에 원천무효"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교육시민단체들이 법적 대응 절차에 나서는 등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정화 발표 근거 교육과정 고시 다시 개정?

5일 교육부는 지난 9월 23일 고시된 '2015 초중등학교 개정 교육과정을 개정하겠다'고 행정예고했다. 행정예고 기간은 이날부터 20일 뒤인 오는 11월 25일까지다. 9월 고시 이후 적용해보지도 못한 교육과정을 두 달도 되기 전에 다시 고치겠다고 나선 것이다.

교육부가 개정하려는 내용은 기존 2018년 3월 1일부터 적용토록 한 중고교 교육과정을 "중학교 역사와 고교 한국사 과목은 2017년 3월 1일부터 적용한다"로 바꾸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고시된 2015교육과정에서 "이 교육과정은 학교 급별로 다음과 같이 시행한다"며 다음과 같이 '시행시기'를 규정했다.

"2017년 3월 1일-초등학교 1·2학년, 2018년 3월 1일-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1학년…."

그런데 이날 교육부는 행정예고 공고문에서 교육과정 고시를 개정하는 이유로 "중고교 역사 교과서를 국정 도서로 개발함에 따라 해당 과목 교육과정의 적용 시기를 2017년 3월 1일로 변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9월 23일 고시된 2015 교육과정에서 규정한 적용 시점과 달리 2017년에 국정교과서를 앞당겨 배포하려다보니 이처럼 '뒷북' 개정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2015 교육과정 고시 위반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교육부가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개정(교육부 고시 제2015-74호, '15.09.23.)에 따라 국정화를 고시한다"고 밝힌 상태이기 때문이다. 9월 23일자 고시에 따르면 중고교는 국정교과서가 나오더라도 반드시 2018년에 교과서를 배표해야 한다(관련기사 :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법규 위반했다").

전교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2018년 적용을 규정한 교육과정에 근거해 역사과목을 국정화해 놓고 뒤늦게 교육 과정을 개정해 2017년에 적용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자가당착"이라면서 "이는 마치 부모가 자식을 낳는 것이 아니라 자식이 부모를 낳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교조는 "2017년 적용을 위한 국정화 고시는 원천무효이며, 교육부가 2017년 적용 방침을 바꾸지 않으면 곧바로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영구 변호사 "자식이 부모를 낳는 꼴"

지난 9월 23일 고시된 2015 개정 교육과정.
 지난 9월 23일 고시된 2015 개정 교육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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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효 전교조 참교육실 정책국장은 "이런 교육부의 억지와 법규 위반은 박근혜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이자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인 2017년에 반드시 국정교과서를 도입하기 위한 희극"이라고 말했다.

강영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교육청소년위)도 "교육부가 지난 9월 23일 발표한 2015 교육과정 고시를 뒤늦게 개정하려는 것은 자신들의 위법 사실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기존 교육 과정에 근거한 국정화 고시도 개정된 교육 과정에 근거해 다시 개정해야 위법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오는 11월 25일 교육과정 고시 개정 뒤, 다시 20일 동안 국정화 고시를 행정예고 기간을 거쳐야 한다. 2017년 국정교과서 적용을 위해 시간에 쫓기는 교육부로선 부담이 큰 기간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3일 국정화 고시문이 9월 23일자 교육 과정을 근거로 한 것은 교과목만을 근거로 한 것이지, 2018년 적용 시점을 근거로 한 것이 아니다"면서 "따라서 국정화 고시 뒤에 2015 교육 과정을 다시 개정한다 해도 법규 위반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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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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