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문', '정윤회 국정 개입 문건 파문', '세월호 진실 은폐', '총리 임명 파동', '국정원 민간인 해킹 의혹', '역사교과서 국정화'….

박근혜 정권이 집권한 지 채 3년이 안 되었지만 스캔들과 파문은 한순간도 그칠 줄을 모른다. 더구나 인용하기도 저급한 여당대표와 의원들의 막말은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다. 

책표지
 책표지
ⓒ 사계절

관련사진보기

어쩌다가 내 나라의 국격이 이 정도로 망가졌을까? 이런 근본적 의문을 알기 쉽게 풀어준 한국현대사에 관한 책 <대한민국은 왜? 1945-2015>(사계절, 아래 <대한민국은 왜?>)가 나왔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해방 70년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오늘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회학자이자 한국현대사 전문가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가 "대한민국은 왜 그럴까? 지금 한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으로 최근 출간한 책이다.

김동춘 교수는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대구 계성고를 나왔고, 1977년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다. 박정희 독재 정권기인 1977년 11월에 대학 신입생이었던 그는 "선배들을 따라다니다가" 무기정학을 당했다. 1년 후인 1978년에 복학한 그는 후배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한홍구 성공회대학교 교수 등과 같이 대학을 다녀야 했다. 그러나 대학에서 무기정학당한 뒤 학생운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덕에 그는 고향에서 "거의 내놓은 사람"이 됐다.

제대 후 늦깎이 학생으로 서울대 사회학과 대학원에 들어갔고 뒤늦게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학부시절의 '전과' 때문에 그는 몇 년간 비정규직 노동자로 고생하다가 지난 1997년 비로소 성공회대에 자리잡았다.

나는 지난 2004년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근무할 당시 김동춘 교수를 처음 만났다. 그 후 지난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에서 그를 '상관'으로 다시 만났다. 역사학도인 나는 그의 저서들을 독파해가며 사회학자인 그에게 한국현대사에 관한 많은 도움과 영감을 받았다. 특히 그가 쓴 역작 <전쟁과 사회>(돌베개, 2006)는 내게 너무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한국현대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내 눈을 활짝 열어 주었다.   

'내 눈을 열어준' 김동춘 교수와 지난 한 달간 그의 저서 <대한민국은 왜?>에 대해 국제 전화와 이메일로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고 다양한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다음은 그동안의 대화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지금의 '헬조선', 약자 목소리 일방적으로 배제한 결과"

김동춘
 김동춘
ⓒ 김동춘

관련사진보기


- 어려운 시절에 <대한민국은 왜?>의 출간을 축하드린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G20 국가라는 화려한 간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복지수준은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반면 자살률은 최고 수준이다. 오늘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다수 한국인들의 삶은 왜 이렇게 열악할까? 비인간적 근로조건과 노예 상태에서 서민들은 과연 어느 정도 벗어나 있을까? 이런 의구심마저 든다. 한국식 근대화 전략에 근원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성장지상주의, 노동억압, 약자의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배제한 결과다. 오로지 물질적 성공만을 유일한 가치나 목표로 여기고 그것을 위해 다른 모든 가치를 희생한 돌진적 근대화 전략의 결과라 볼 수 있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진보정당이 설 수 없는 보수 양당 구조가 고착화되었기 때문이다. 정당성이 취약한 한국의 집권보수세력은 오직 성장과 물질적 성취에 매달렸고, 국민들은 그것에 순응했다."

- 한국전쟁에서 트루먼 대통령과 미국 정치인들은 이 전쟁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전쟁이 아니라 "지지도 말고 이기지도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왜 이들은 당시 이런 명령을 내렸다고 보나?
"당시 남북 정치 지도자들 및 코리안들과 미국은 한국전쟁을 보는 입장 자체가 달랐다. 미국은 한반도의 내전이 반드시 어느 한 쪽이 승리하는 통일로 귀결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미국은 남한이 공산화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할 필요가 있었지만, 북한 공산주의 정권을 완전히 몰아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애매한 태도를 갖고 있었다. 그것은 소련과 중국을 자극할 위험이 있고, 그 경우 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휴전회담을 무려 2년이나 끌었던 것이다."

- 왜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은 절반만 성공했다고 평가하는가? 또 책에서 왜 대한민국을 "반(半)국가와 반의반(半-半)의 주권국가"로 표현하고 있는지?
"엄밀히 말해 1987년 민주화 운동으로 쟁취한 대통령 직선제와 삼권분립, 언론 자유는 사실상 유신 이전인 1960년대에도 시행된 것들이다. 즉, 1987년 민주화는 유신과 군사독재를 지탱했던 법과 제도, 이데올로기, 그리고 그 인적 기반을 청산하고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단지 그를 위한 출발점이었다.

군사독재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한 공안기관이 건재했고, 국가보안법 등 각종 악법들이 그대로 남았다. 또, 인권침해와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독재정권의 주역들이 제대로 처벌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 민주화 운동은 점증하는 사회적 불평등과 신자유주의의 도래를 제대로 대비하지도 못했다. 사회적 약자를 제대로 옹호하지도 못했다.

'반국가'라는 것은 한국이 온전한 국가, 독립된 주권국가로서의 위신을 갖지 못했다는 말이다. 그것은 냉전 분단이라는 조건이 한국의 국가로 하여금 군사안보 차원에서 만성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는 상태에 놓였으며, 국민의 이익을 제대로 옹호하는 책임 주체의 역할을 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즉, 국가의 독립성이 제한을 받으면 당연히 국민의 주권, 시민권은 제대로 보장받을 수 없다. 안보가 지상 최고의 과제가 되면, 인권이나 시민권은 양보를 강요 당하고, 그렇게 되면 안보의 이름으로 특정 세력의 사회경제적 권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즉, 안보는 하나의 정치적 자본이 되어, 사회경제적 불균형과 약자를 향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억압의 빌미가 된다. 그래서 국민들은 군에 가서 억울하게 죽어도 항변조차 할 수 없고, 권리 주장을 하면 좌익으로 몰리며, 정권 비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 광복 직후에 친일파에 대한 분노 여론은 뜨거웠지만, 좌익세력을 제외하면 어떤 정치 세력도 그들을 처벌하자고 주장하지 않았다. 왜 해방 직후 좌익세력을 제외한 다른 정치세력은 친일파 처벌에 침묵을 지켰다고 보나?
"그 세력들은 주로 임시정부 계열 사람들을 지칭한다. 이들은 해방 직후 국내 기반이 없었기 때문에 한민당 즉, 지주 보수세력과 손잡아야만 했다. 지주 보수세력이야말로 대다수가 친일의 길을 걸었던 사람들이다. 따라서 임시정부 사람들이 해방 직후 친일 청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 그 이후 친일 청산을 좌절 시킨 중요한 배경이었다. 때문에 민중들이 지역사회의 친일 세력과 경찰들에게 사적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과거가 깨끗하지 못한 수구세력, 늘 불안하다"

국제구락부 사건_1952년 6월 이승만의 개헌안에 반대하는 시위도중 체포되는 심산 김창숙
 국제구락부 사건_1952년 6월 이승만의 개헌안에 반대하는 시위도중 체포되는 심산 김창숙
ⓒ 심산김창숙선생기념사업회

관련사진보기


- 지난 8월 13일 이인호 KBS 이사장은 1945년 8월 15일이 아닌, 1948년 8월 15일, 즉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을 '광복일'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정부 수립을 건국 혹은 광복으로 보자는 이 주장이 왜, 어떤 집단에 의해, 지금 시점에 나온 것으로 판단하나?
"이명박 정권 시기부터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건국절'을 주장했다. 그리고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이를 받아들였다. 정부 수립 당시 누구도 건국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던 이유는, 모두가 그때의 정부는 앞으로 통일을 대비한 임시 단독정부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8.15 광복은 온 국민이 크게 기뻐한 날이었으나, 친일세력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그러나 단독정부 수립 과정에서 좌익이나 민족주의자가 배제되자 그들은 다시 기득권 세력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1945년 8월 15일이 아니라 1948년 8월 15일을 기억하고 싶어 한다.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일이 되면 나라를 찾기 위해 일생을 바쳤으나 친일세력에게 희생돼 단독정부 수립 과정에 거의 참여하지 못한 진정한 애국자들의 공로는 감춰진다. 그리고 이들을 배제한 다음, 단독정부에서 권력을 차지한 친일 세력들이 건국 세력으로 등장하는 역설이 발생한다. 그래서 그들은 정부수립일을 광복일이라고 부르고 싶어 하는 것이다."

- 지난 7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거의 모든 분야의 주도권을 독점해온 집권 '보수(혹은 수구)세력'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면?
"기회주의와 정당하게 권력을 장악하지 못한 데서 오는 열등감, 무(無)사상, 무(無)정책, 사대주의, 엘리트주의 등이다. 국내 권력기반과 정당성이 취약하고 국민에게 존경을 받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외세의 지배에 의존하려는 심리가 강하다. 자신의 과거에 대한 자신감이 약한 탓에 이 과거를 비판하는 세력에게 무자비하다. 자신의 과거가 깨끗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직 외형적인 성과에 집착하고 쫓기듯이 정책을 추진한다. 기본적인 불안감을 갖고 있다."

-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대국민 여론조사를 보면 독재자 박정희가 한국 역사에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손꼽히는 기형적인 현상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한국의 높은 교육열은 기본적으로 입신출세주의 교육이기 때문에 시민으로서 권리의식을 갖는 공민 양성과 무관하다. 물질주의나 성취주의 지향이 강하기 때문에 지도자의 도덕성보다는 그가 어떤 경제적 성취를 가져왔는가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군사정권 시절에는 국가가 지정한 교과서를 통해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을 받았고, 당시에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거의 알지 못한다. 따라서 박정희 정권 시기에 자신이 경험한 가시적 경제 성장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나, 그 이면에 있었던 인권 침해나 반민주주의 행태 등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하는 지적 불구상태에 있다."  

- 책에서 "한국 정치·사회에서 반공의 이름을 내건 공권력의 폭력, 기독교 보수주의, 수사·사찰 기관의 범법과 월권, 친미 이데올로기가 정착되는 데 월남자들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적었다. 그런데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 시기 다수 민주화운동가들, 이를테면 함석헌·문익환· 문동환·장준하·리영희·안병무·이태영 등도 다 월남자들이다. 위의 표현이 공정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월남자들이 체제 유지에 기여했지만 동시에 그 중 소수는 정치적 반대운동과 민주화운동에도 크게 기여했다. 월남자들은 반공주의자로서의 '자격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레드 콤플렉스'를 갖는 남한 출신들이 감히 저항하지 못한 시절에도 자신 있게 정권을 비판할 수 있었다. 그들의 신앙심이 탄압을 넘어서는 용기를 갖게 해 준 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 지난 독재정권 아래서 무죄한 대학생들을 '빨갱이'로 기소하고 고문한 공안검사 출신 고영주씨가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그 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공개적으로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며 한국의 언론을 좌지우지 하는 요즘의 세태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진정한 과거 청산 혹은 과거 극복이 이루어지지 못한 결과다. 독일처럼 나치 청산이 철저했다면 과거의 반민족 범죄와 인권 침해, 군사정권에 부역한 전력 때문에 처벌을 받거나 공직에서 추방될 수도 있었던 사람들이 오히려 살아남아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해 자신을 비판한 사람들까지 모두 좌익으로 모는 것이다. 그들은 노무현과 문재인을 좌익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과거를 정당화하고 자신의 반인권 전력을 애국으로 포장하기 위해 억지로 그들을 좌익으로 덧칠하는 것이다."

- 책에서 지적한 대로 우리나라 기독교의 정치·사회적 영향력은 기독교인들의 양적인 성장보다 훨씬 앞질렀다. 더 이상 불교 등 다른 종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더욱이 이명박·황우여·황교안·문창극·김성주 등이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것에 기자는 큰 절망감마저 든다. 사회학자 입장에서 오늘 한국 기독교인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진단하는지?
"모두가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독교의 본산지인 서구의 기독교 신자들이 내면적 신앙심과 기독교 사회윤리에 대한 엄격한 원칙주의에 서있다면, 대부분의 한국 기독교 신자들은 한국에서 주류 세력이 된 교회 세력에 편승하려는 세속적 동기와 반공주의, 물량주의에 더 기울어져 있다.

일제 하에서도 대다수 교단 권력은 소위 '천황제'에 순응했으며, 그것을 정당화했다. 민족 정체성이나 민족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거의 없는 얼치기 우익들이고 정신적 일관성과 가치관이 거의 없는 존재들이다."

"정권 교체 없으면 젊은이들 더 나락에 빠질 것"

-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재벌이 정부 위에 올라서서 '보이지 않는 정부' 역할을 하는 '기업국가' 혹은 '괴물국가'로 우리나라는 변모했다. 이런 살벌한 '기업국가'에서 서민들이 자신의 권리와 행복을 지키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갖고 살기 위해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시장질서에서 개인은 거대 자본과 맞설 수 없다. 재벌의 반칙과 반사회성을 견제하기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 일터에서는 노조에 힘을 몰아주고, 지역에서는 마을단위 공동체 구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선거만 정치라고 생각하지 말고 일상적인 정치 활동에 개입해야 한다. 그리하여 선거에서 진보적이고 양심적인 인물이 선출될 수 있도록 아래로부터의 정당 건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개인들은 물질주의와 소비주의의 노예에서 벗어나려는 자기 성찰과 영성 훈련도 필요하다. 가족만을 유일한 안식처로 보는 가족주의에서 벗어나 공적인 마인드를 갖도록 노력해야 하며,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여 공적인 기금이 더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박근혜 정부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비밀리에 만들어 운영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내년 총선 때 수도권 지역에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때문에 참패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여당 내에서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아랑곳 하지 않고 무조건 '국정화'를 밀어붙일 기세다. 대통령은 왜 이렇게 국정화 문제에 지나치게 무리수를 두는 것일까? 
"아버지의 복권이라는 개인적 동기와 보수 세력의 지속적인 집권이라는 정치적 목적 모두가 작용한 것 같다. 박정희의 공과를 인정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자고 하면 오히려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지만, 박정희의 과오조차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과욕을 부린 것이다. 친일과 독재의 경력까지 덮어 버리고 애국의 화신으로 만들려는 욕심이 앞섰다.

한편 이승만이 건국의 아버지가 되고 박정희가 그 계승자가 되면, 독립운동 한 사람들이나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들이 어리석은 존재가 된다. 더 나아가 시대를 읽지 못한 바보 같은 인간이 되어 버린다. 반대로 독재에 부역했던 모든 부패·반인권·반민주 세력들이 모두 정당화되는 효과가 있다. 그들의 요구 위에 박근혜가 있다."

- 박근혜 정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고, 시민들이 그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모든 관료와 여당 정치가를 충성파와 반대자로 가른 뒤 줄 세우기함으로써 온 사회를 정치화 시키는 퇴영적인 통치를 행한 점이다. 자신에게 충성하지 않으면 능력 있고 양심적이며, 미래지향적인 관료라도 무조건 배척한다. 그렇게 되면 도덕성이나 능력이 가장 떨어지는 인간들이 권력의 중심부로 진출한다. 이는 곧 국가를 붕괴 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박근혜나 친박계 강경 보수세력은 자신의 권력을 위해 나라를 후진국으로 후퇴시켜도 개의치 않는다.

정권교체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차기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되지 않으면 젊은이들은 지금보다 더 깊은 좌절감과 자포자기 상태에 빠질 것이다. 국가는 확실히 붕괴의 길로 갈 위험성이 크다. 양심적 기성세대와 젊은이들이 나서는 수밖에 없다." 

* 김동춘교수는 사회학자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한국 노동자의 사회적 고립'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역사비평> 편집위원, <경제와 사회> 편집위원장,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참여사회연구소 소장을 역임했으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1997년부터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작으로는 <이것은 기억과의 전쟁이다> <전쟁과 사회> <대한민국 잔혹사> <1997년 이후 한국 사회의 성찰> <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 <독립된 지성은 존재하는가> <근대의 그늘> <분단과 한국 사회> <한국 사회 노동자 연구>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공저) <반공의 시대>(공저) 등이 있다.

○ 편집ㅣ손지은 기자



태그:#김동춘, #김성수, #박근혜, #국정화, #박정희
댓글2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