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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의원들이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자 이를 막으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급히 뛰어올라갔고 급기야 몸싸움이 벌어졌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자 이를 막으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급히 뛰어올라갔고 급기야 몸싸움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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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일으킨 역사 전쟁으로 인해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연정(연합정치)이 휘청댔다.

경기도 의회 여야가 15일 본회의장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몸싸움을 벌이며 격렬하게 대치해 연정을 무색하게 했다. 그 과정에서 막말과 고성도 오갔다. 이로 인해 이날 오전 10시에 예정된 임시회 본회의는 오후 1시가 돼서야 강득구 의장 중재로 간신히 열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13일 발의한 '친일독재 미화를 위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촉구 건의안(아래 반대 건의안)'은 진통 끝에 오후 5시 30분, 회의 마무리 시점에 가서야 새누리당 의원들이 모두 퇴장한 가운데 통과했다. 

이 안건이 다뤄질 즈음 새누리당 의원들은 피켓을 들고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약 5분간 의장석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한 후 모두 퇴장했다. 피켓에는 "6·25 전쟁이 남한의 북침인가요?", "김일성 주체사상이 인간중심의 세계관인가요?"라는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여야 간 대치는 새정치민주연합(아래 새정치)이 발의한 '친일독재 미화를 위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촉구 건의안(아래 반대 건의안)'을 새누리당이 실력 저지하면서 시작됐다.

새누리당 교육위 의원들은 오전 9시께 반대 건의안 상임위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교육위 회의실을 점거하고 문을 잠갔다. 이에 새정치는 회의실을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실로 옮겼지만, 새누리는 곧 그 회의실 위원장석을 점거해 의사봉을 두드리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다수의석인 새정치는 다시 교육위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오전 11시 30분께 반대 건의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교육위 총 15명 의원 중 새정치가 9명으로 새누리 6명보다 3명 더 많다. 그 뒤 11시 45분께 새누리당은 이 건의안 본회의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했고, 이를 막으려는 새정치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촉구 건의안' 새정치 단독으로 통과

새누리당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촉구 건의안 상임위 통과를 막기 위해 위원장석을 에워싸고 있다. 

왼쪽부터 윤태길 의원(하남), 지미연 의원(용인), 김동규 의원(파주), 명상욱 의원(안양)
 새누리당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촉구 건의안 상임위 통과를 막기 위해 위원장석을 에워싸고 있다. 왼쪽부터 윤태길 의원(하남), 지미연 의원(용인), 김동규 의원(파주), 명상욱 의원(안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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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유신독재 회귀, 한국사 국정화 반대 결의대회'.
 새정치민주연합, '유신독재 회귀, 한국사 국정화 반대 결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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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의원들은 "의장석 점거 하는 게 연정이냐?"고 큰소리로 항의했다. 이에 새누리 의원들은 "상임위에서 날치기 한 게 누군데"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교육위 상임위원장(김주성 의원) 해임을 촉구하겠다"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반대 건의안을 뺀 나머지 의안만 일단 다루고 반대 결의안은 여야 협의를 거쳐 다루기로 한 양당 대표 합의에 따라 12시 15분께 의장석 점거를 풀었다.

이렇게 해서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오후 1시께 열렸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여야 간 견해차는 본회의를 시작하자마자 진행된 5분 발언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김지환(새정치, 성남) 의원은 "정부 홍보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명상욱(새누리, 안양) 의원은 "현 역사 교과서가 이념 편향적"이라며 "국가가 개입해서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맞섰다.

교육위 소속 의원들이 반대 건의안 상임위 통과 문제로 대치할 즈음인 오전 10시에 새정치는 도의회 앞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결의대회에 새정치 소속 의원 40여 명이 참여했다. 

역사 교과서 반대 촉구 결의안이 다뤄질 즈음 새누리당 의원들은 전원 피켓을 들고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약 5분간 의장석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한 후 모두 퇴장했다. 피켓에는 “6·25 전쟁이 남한의 북침인가요?”, “김일선 주체사상이 인간중심의 세계관인가요?”라는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역사 교과서 반대 촉구 결의안이 다뤄질 즈음 새누리당 의원들은 전원 피켓을 들고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약 5분간 의장석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한 후 모두 퇴장했다. 피켓에는 “6·25 전쟁이 남한의 북침인가요?”, “김일선 주체사상이 인간중심의 세계관인가요?”라는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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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새정치민주연합 결의대회, 김지화환 의원(성남)과 이정애 의원(남양주)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새정치민주연합 결의대회, 김지화환 의원(성남)과 이정애 의원(남양주)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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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는 "아버지는 군사 쿠데타, 딸은 역사 쿠데타, 국민은 분노한다"라고 박근혜 대통령을 힐난했다.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한 헌법 정신을 존중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정 교육감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역사 교육의 훼손이라 비판한 것처럼 남경필 지사도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야 한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반대 건의안은 이재준 (새정치, 고양) 의원이 지난 13일 대표 발의했다.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경기도의회가 촉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정화 시도는 친일행적 미화와 독재시대 부인을 위해 '친일교과서', '유신 교과서'를 도입해 가르치려는 반역사적인 행위며 국민의 의식을 통제하려는 무모한 시도다"라고 비난하는 내용도 있다.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은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중등 <역사>와 고등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인 12일 오후 4시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태그:#역사 교과서 국정화, #경기도의회, #남경필 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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