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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군의 시리아 공습 개시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러시아 공군의 시리아 공습 개시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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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공습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1일(미국시각)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공습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연합국과 러시아 전투기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긴급 군사회담(urgent military talks)을 개시했다.

앞서 러시아는 시리아 주둔 러시아 공군이 IS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고, 연방의회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시리아 파병 요청을 승인하면서 시리아 내전에 본격적으로 개입했다. 러시아가 해외 공습에 나선 것은 구소련 시절인 지난 1989년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26년 만이다.

그러나 러시아 전투기들이 IS 세력 거점 지역이 아닌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저항하는 반군 장악 지역을 타격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알 아사드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미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 "서방 연합군 공습은 불법 작전"

전날 러시아 전투기는 IS가 아닌 반군이 장악한 시리아 중부 홈스와 하마를 공격했다.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받는 한 반군은 "러시아 전투기 4대가 10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강하게 부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성명에서 "러시아는 미국 국방부와 시리아 공습 작전을 조율했다"라며 "러시아의 공습으로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주장도 서방 국가들의 정보전"이라고 맞섰다.

오히려 러시아 정부는 "타국에서 군사 작전을 펼치려면 해당 국가의 공식 요청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결정이 필요하지만, 연합군은 아무런 절차도 없이 불법적으로 시리아에서 IS 격퇴전을 벌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의 공식 요청에 따라 합법적인 공습에 나섰다"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이라크 내 IS 세력을 격퇴하기 위해 이라크 정부의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유엔총회에서 "이라크로 공습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라며 "(이라크 정부의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러시아는 초대받지 않은 곳에는 가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서방 "러시아, 시리아 공습 목표 밝혀라"

그럼에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옌스 슈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공습 목표가 IS가 아닌 시리아 반군일 가능성을 우려한다"라며 "러시아는 군사적 개입이 아닌 외교적으로 시리아 내전을 해결하도록 도울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도 유엔 안보리에서 "러시아는 시리아 반군을 공습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러시아가 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한 공습에 나선다면 국제사회의 시리아 공습 목표와 일치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CNN는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 "러시아가 시리아 중부 홈스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비밀스럽게 지원해온 시리아 반군을 폭격했다는 증거가 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전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유엔 안보리에서 "러시아가 시리아 내 IS 세력에 군사 공격을 가한다면 환영한다"라면서 "하지만 IS가 아닌 다른 세력을 공격한다면 심각한 우려를 갖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시리아 공습을 이틀째 이어가고 있으며, 반군 연합체가 장악한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지역을 폭격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시리아 공습을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태그:#러시아, #미국,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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