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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8일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기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무박 2일의 마라톤 협상 끝에 합의점을 찾았다. 이날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오른쪽)과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이 종결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남북이 8일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기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무박 2일의 마라톤 협상 끝에 합의점을 찾았다. 이날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오른쪽)과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이 종결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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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8일 낮 12시 5분]

남북이 오는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 면회소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기로 8일 합의했다.

남측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과 북측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이 수석대표로 나선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 대표단은 지난 7일부터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한 '무박 2일' 회담을 통해 이같이 합의했다.

지난해 2월 이후 중단됐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1년 8개월 만에 재개된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는 남북 각각 100명씩, 총 200명 규모다.

양측은 또 가까운 시일 내에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적십자 본회담 개최에도 합의했다.

남, 상봉 시기 양보... 북, 이산가족 문제 근본해결 논의

지난 7일 오전 10시 50분께 시작한 이번 적십자 실무접촉은 수 차례의 정회를 거쳐 8일 오전 10시 10분에 끝났다. 사실상 24시간 회담이었다.

여러 차례 회담했던 남의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과 북의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회담을 시작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산가족 상봉시기와 '이산가족문제 근본 해결 방안'을 놓고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은 가급적 빨리 상봉 행사를 하자고 요구했다. 북한의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인 10월 10일께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이나 4차 핵실험을 할 경우 정세가 악화돼, 자칫 상봉행사가 무산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반면, 북측은 상봉 행사 준비 등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10월 10일 이후에 상봉 행사를 치르자고 주장했다.

최종 합의는 북측의 주장대로,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 이후인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로 결정됐다.

▲ 전면적인 이산가족 생사 확인 ▲ 이산가족 서신 교환 및 화상 상봉 ▲ 이산가족 고향방문 ▲ 상봉 행사 정례화 등 이른바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은 우리 측이 적극적으로 제기한 사안이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우리측은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8.15경축사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인도적 해결 등을 제안하면서 "6만여 명의 남한 이산가족 명단 전체를 북측에 일괄 전달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열린 적십자 실무접촉이 4시간 만에 끝난 데 비해, 이번 접촉에 24시간이 소요된 것은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에 대한 남북간의 의견차가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남북 모두 '8·25 합의' 이행 의지 표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우리는 인도주의적인 사안으로 보지만, 북은 체제문제·정치문제로 본다"라면서 "전면적인 이산가족 생사 확인은, 전산화가 완료돼 있는 우리와 달리 북한으로서는 행정상의 어려움이 있고, 이산가족 고향 방문은 북한의 내부 사정이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에서 거부감이 크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 문제는 가까운 시일 내에 적십자 본회담을 열어 논의하는 것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우리측으로서는 일단 근본적인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의 문은 연 셈이다. 북한은 이 문제를 적십자 본회담으로 무대를 키워,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다른 문제와 연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합의는 남의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과 북의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이 맺은 '8·25 합의'에 따라 성사된 것이다. 북한의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 이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는 불투명하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남북 모두 '8·25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아래는 이번 합의서 전문.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 합의서

남과 북은 2015년 9월 7일에서 8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을 갖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남과 북은 2015년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진행한다.

① 상봉 규모는 쌍방이 각각 100명으로 하고, 거동이 불편한 상봉자에 한하여 1~2명의 가족이 동행한다.

② 생사확인 의뢰서는 9월 15일에, 회보서는 10월 5일에, 최종명단은 10월 8일에 교환하되, 생사확인 의뢰대상은 남측은 250명, 북측은 200명으로 한다.

③ 기타 상봉방식, 선발대 파견 등 실무사항은 관례에 따라 진행하되, 필요한 경우 판문점을 통해 협의한다.

2. 남과 북은 인도주의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가까운 시일안에 남북적십자회담을 열어 이산가족 상봉을 계속 해나가는데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비롯하여 상호 관심사들을 폭넓게 협의해 나가기로 한다.

2015년 9월 8일

남북적십자 실무접촉 남북적십자 실무접촉
남측 수석대표 이덕행 북측 단장 박용일


태그:#이산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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