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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혁신안에 대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혁신안에 대한 입장을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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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당 혁신위원회를 향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혁신은 실패"라는 말을 반복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제도적 혁신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라며 일정 당 혁신위의 역할을 인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 "함께 머리를 맞대고 어떤 분과도 논의를 하겠다, 문제해결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혁신안을 놓고 일어난 갈등에 반전 가능성이 열리는 모습이다.

'톤 다운' 됐지만 계속되는 비판

안 전 공동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혁신안이 실패했다'는 지적이 계파 싸움이나 주류·비주류 대결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발언을 '톤다운' 했다. 그러면서 "(당 혁신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이유는 이대로 간다면 공멸할 거라는 위기감과 절박함 때문이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충심어린 제안과 지적에 대해 '가만히 있으라'고 얘기하는 건 옳지 않다"라고 밝혔다.

앞서 안 전 공동대표는 지난 2일 "당의 혁신은 실패했다, 낡은 진보를 청산하고 새로운 인재를 수혈해 근본적인 성찰과 커다란 변화를 이뤄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지난 4일 "성급하고 무례하게 이야기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라고 반박했다. 양측이 '실패'와 '무례'라는 단정적인 평가로 정면으로 맞서면서 혁신안을 둘러싼 내홍이 격화될 조짐을 보였다.

이날 안 전 공동대표는 발언 수위를 낮추기는 했지만 단호한 태도로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는 '육참골단(肉斬骨斷)'과 '정풍운동'을 혁신의 핵심으로 제기했다. '육참골단'은 살을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이다. 정풍운동은 지난 1940년대 중국 공산당이 잘못된 풍토를 바꾸겠다며 시행한 문화운동으로, 지난 국민의 정부 당시 신진 인사들이 정권 실세들의 2선 후퇴를 요구했던 사례를 지칭하기도 한다.

안 전 공동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지도부의 인적쇄신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는 간담회에서 "패권주의 리더십이 당을 지배했다"라며 "순혈주의와 배타주의, 진영 논리로 당의 민주성, 개방성, 확장성을 가로막으며 기득권을 공고히 해왔다"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또 혁신위 활동이 오는 16일로 예정된 중앙위원회를 끝으로 종료되면 이후 진행될 총선 대비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안 전 공동대표는 혁신위 활동에도 비판을 이어갔다. "문 대표와 혁신위는 저를 보지 말고 국민을 봐야 한다"라며 "제게 설명하기보단 국민을 설득해주고 국민께 평가를 받으시라"라고 말했다. 또 "제도개선만으로는 근본적 혁신이 이뤄지기 힘들다"라며 "본질은 낡은 인식과 행태, 문화와 같은 체질개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낡은 진보 청산', '부정부패 척결', '새로운 인재영입'을 혁신해야 할 범위로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러나 자신의 제시한 혁신 범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동안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 가운데 민생정당을 천명한 것이나, 부정부패로 인해 검찰에 기소가 되면 당직을 박탈하는 안이나, 선출직 평가를 통해 일정 비율의 현역 의원을 교체하는 안은 안 전 공동대표가 제시한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 이러한 지적에 안 전 공동대표는 "혁신안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현안에 더 목소리를 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위는 긍정적 태도... "구체적 안 있어야"

이러한 안 전 공동대표의 발언을 혁신위원회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안 전 대표를 만나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혁신위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무작정 대립하기보다는 '협력적 경쟁' 관계를 만들어 오히려 혁신안이 탄력을 받는 데 촉매제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인호 혁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안 의원의 '혁신실패'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낡은 진보 청산이나 부패척결에는 당연히 동의한다"라며 "구체적인 안을 직접 들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의 주장에서 혁신위가 수용할 것은 과감히 수용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조국 혁신위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안 의원은 공천혁신안에 관심이 없다지만, '백면서생'인 나는 정당이 좋은 후보를 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직업정치인'인 안 의원도 공천혁신에도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질은 제도개선이 아니라 체질개혁이라는 안 의원 주장도 틀린 말이 아니지만, 제도개선과 문화개선은 대립항이 아니다"라며 "그런 방안을 제출하면 즉각 채택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최재성 총무본부장도 안 전 공동대표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전 대표의 발언은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김한길 전 대표나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발언과 다르다"라며 "지도자급 인사들이 혁신경쟁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위의 물리적 활동이 종료돼도 그 수레바퀴는 총선 당일까지 진행될 것"이라며 "안 전 대표의 주장을 다시 해석하면 혁신 경쟁에 다시 뛰어들겠다는 뜻으로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선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혁신위는 오는 7일 10차 혁신안을 발표한다. 비례대표 선출, 전략공천 등 공천 방식에 남은 과제들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위 관계자는 "이번 발표가 당의 제도를 개선하는 사실상 마지막 발표가 될 것"이라며 "이후에는 안 전 공동대표가 말한 것처럼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로 논의를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태그:#안철수, #혁신위, #김상곤, #최재성,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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