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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몹 중인 시민들  금서를 읽는 플레시 몹 중인 시민들
플래시 몹 중인 시민들 금서를 읽는 플레시 몹 중인 시민들 ⓒ 이명옥

바람직한 독서문화를 위한 시민연대는 9월 1일부터 오는 7일까지를 '제1회 금서 읽기 주간'으로 정하고, 지난 1일 서울광장에서 오후 1시부터 30분간 금서 읽기 플래시 몹을 진행했다.

이주영 어린이문화연대 대표는 "더 많은 사람들의 책 읽을 권리를 위해 이런 기획을 했다 "고 밝혔다.

 현기영 작가 현기영 작가가 자신의 작품과 제주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현기영 작가현기영 작가가 자신의 작품과 제주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 이명옥

<지상에 숟가락 하나>(2008년 국방부 지정 불온서적 목록 포함)와 <순이 삼촌>(유신시대 금서로 지정)를 낸 현기영 작가는 "제주도에 다들 와 봤을 것이다, 제주의 겉모습인 풍광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지만 정작 제주에 어린 피의 역사와 속살, 삶에 대해선 잘 모를 것이다"라며 "제주에 사는 나도 때론 제주에서 도망치거나 제주를 좀 놓고 싶었지만 놓을 수가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주의 4.3은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 역사다"라며 "내가 쓴 책 두 권이 정권에 의해 불온서적이 되어 내가 나쁜 사람이 됐지만 내가 쓴 글은 보통 사람인 바로 우리 이야기다, 군대에 입대한 청년들도 국민이고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군대나 국가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반성하고 다시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 숨겨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역에서 동화를 읽거나 동아리모임을 하는 주부와 작가, 도서모임 단체 회원들은 정부가책 읽을 자유, 사상의 자유,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보장해 문화를 꽃피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플래시 몹에 함께했다고 밝히며, 가져 온 책을 서로 선물하고 담소를 나눴다.

 금서 읽는  시민들 금서를 들고 와 읽고 있는 시민들
금서 읽는 시민들금서를 들고 와 읽고 있는 시민들 ⓒ 이명옥

책 읽는 사회의 서동민 간사는 "이번 플래시 몹은 '금서 읽기 주간'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출발 신호이다"라며 "진짜 출발은 각 지역 단체와 동아리가 자유롭게 날짜와 시간을 정해 원하는 금서를 골라 읽고 모임 인증샷을 올리며 금서 읽기를 확산하는 것이다, 주말에는 보라매공원에서 홍보물을 나눠주며 홍모를 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금서 읽기  안수찬 사무처장이 현기영 작가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금서 읽기 안수찬 사무처장이 현기영 작가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이명옥

'책 읽는 사회문화재단'의 안찬수 사무처장은 "과거 금서 중 최고로 읽고 싶은 책으로 꼽힌 책은 님웨일즈의 <아리랑>이고 두 번째는 김지하의 <오적>"이라고 밝혔다.

2008년 국방주 지정 불온도서 목록 국방부는 23권을 불온도서로 지정 군 반입을 금지시켰다.
2008년 국방주 지정 불온도서 목록국방부는 23권을 불온도서로 지정 군 반입을 금지시켰다. ⓒ 이명옥

불온서적이라는 이유로 교도소나 구치소에 반입이 금지되던 '열독불허 도서목록'은 2001년 폐기되었다. 그러나 2008년 국방부는 한총련이 국군장병에게 반정부·반미 의식화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현역 장병에게 '도서 보내기 운동'을 추진한다는 정보보고를 받고 도서목록을 입수해 재분류한 뒤 23권의 군 반입을 불허했다.

국방부가 불온서적으로 지정한 책 중에는 교과서에 실려 있거나 우수 도서로 선정된 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현기영 작가의 <지상에 숟가락 하나>는 MBC 느낌표에서 권장도서로 뽑혔고,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1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며 주강현의 <북한의 우리식 문화>는 대학 교양교재로 쓰이고 있다. 한홍구 교수의 <대한민국史>는 저자가 한겨레21에 연재했던 글을 엮은 책이다. 불온도서 저자에는 미국의 유명한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와 <강아지 똥> 동화작가인 권정생도 들어 있다.

2015년에도 현대판 분서갱유는 계속됐다. 지난 5월 경기도 교육청은 비전향 장기수 이야기를 담은 책 등 특정 도서에 대해 도서관 반입을 금지하라는 공문을 보낸 뒤 교사들과 학부모의 항의를 받자 공문을 철회했다.

 금서 읽기  금서를 읽으며 독서의 자유를 생각한다.
금서 읽기 금서를 읽으며 독서의 자유를 생각한다. ⓒ 이명옥

바람직한 독서문화를 위한 시민연대가 2015년 독서의 달 첫 주간을 금서 읽기 주간으로 시작하는 것은 더 많은 독자들이 금서를 읽으며 사상과 표현의 자유, 독서와 도서관의 자유를 생각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일 것이다.


#금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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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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