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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 풀뿌리 민주주의의 전당인 서울시의회 9대 의장단 임기가 절반을 지났다. 의장단을 직접 만나 그간의 성과와 반성, 전망을 들어봤다. [편집자말]
강감창 서울시의회 부의장은 한전 부지 공공기여금을 강남에만 써야 한다는 강남구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서울시 전체 그림을 보고 사용하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강감창 서울시의회 부의장은 한전 부지 공공기여금을 강남에만 써야 한다는 강남구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서울시 전체 그림을 보고 사용하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1조7천억이나 되는 돈을 강남구에만 쓰라고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서울이라는 전체 그림을 놓고 봐야지 어떻게 자기들만 생각하라는 겁니까."


지난 2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만난 강감창 서울시의회 부의장(새누리당. 송파4)은 한전 부지 공공기여금 사용처를 놓고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에 대해 "강남구가 떼를 쓰고 있다"며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강남구청장, 다른 정치적 목적 있는 거 아닌지..."

강 부의장은 한전 부지 공공기여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좀 애매한 위치에 놓여 있다.

그의 지역구인 '송파4'는 서울시가 한전 부지 공공기여금을 투입해 개발하려고 하는 잠실운동장이 있는 바로 그곳이다. 서울시 덕분에 어부지리를 보는 입장이기 때문에 서울시에 유리하게 말하나 보다 할 수도 있지만, 그의 소속 당은 강남구청장과 같은 새누리당이다.

최근 서울구청장협의회가 "공공기여금을 서울시 전체가 사용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낸 성명에 새누리당 소속 5개 구청장(강남3구+중구, 중랑구)은 참여하지 않았다. 시행령을 개정하면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강북지역 구청장마저 당이 다르다며 빠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터뷰 내내 '균형발전', '전체그림'을 강조하는 강 부의장의 주장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은 다르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힌 강 부의장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는 재정이 열악한 구가 많은 만큼 그들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단호하게 주장했다.

강 부의장은 이어 "과거의 강남은 황무지였지만 서울 전체 그림 속에서 도심보다는 외곽개발로 도시를 넓혔던 것 아니냐"며 "서울 속에서 강남이 있었던 거지, 스스로 큰 게 아니다"고도 말했다.

강 부의장은 나아가 "구룡마을 개발방식을 놓고 대립한 게 서울시와 강남구 갈등의 처음인데, 과연 강남구가 당시 그렇게까지 주장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강남구청장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박 시장과 대립각을 세워 다른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의회 의장단이 양측의 갈등을 풀기위해 시장과 구청장의 만남을 주선할 용의는 없냐는 질문에는 "시가 하는 방향이 옳기 때문에 타협하라고 얘기할 거리가 없다"며 "(강남구는) 타협하지도 않을 것이고 이 문제를 계속 이슈화할 것이라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골고루 나누어 사용해야 한다'는 게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플래카드. 강남구 거리 곳곳에 걸려있다.
 '골고루 나누어 사용해야 한다'는 게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플래카드. 강남구 거리 곳곳에 걸려있다.
ⓒ 정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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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은 소통 참 잘하는 시장...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소통을 참 잘하는 시장'이라고 추켜세운 강 부의장은 그 예로 작년 의회가 반대하는 교통본부장 임명을 취소한 것을 들었다.

"아마 다른 시장 같으면 '인사는 시장의 고유권한'이라고 치부하고 밀어붙였을 텐데 인사를 철회했어요. 이건 의원들에게는 엄청난 빚입니다. 시장이 정말 의원을 존중하고 의회를 시정의 한쪽 수레바퀴로 인정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 부의장은 소수당으로서 의정활동에 애로사항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당적이 있어서 여야로 분류될 수밖에 없지만 사실 무상급식 등 당론 갈리는 부분 외에는 싸울 일이 없다"며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주민을 위해 노력할 뿐이지 시장이 박원순이면 어떻고 다른 사람이면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도 박 시장에게 아쉬운 점은 있다. 문제가 됐던 제2롯데월드의 영화관 흔들림은 해프닝으로 판명 났고 수족관에 물 새는 것도 경미한 부분이었는데 서울시가 지나치게 여론의 눈치를 봐 지역 상인들이 큰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강 부의장은 "공사장 인부 인명사고가 난 뒤 급기야 5개월간이나 영업이 중단된 것은 늑장행정이란 비난을 면할 수 없다"며 "사후조치가 끝났는데도 공사가 재개되지 않아 700여 입점업체들이 영업이 안 돼 지역상권이 무너질 지경이었다"고 주장했다.

건축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강 부의장은, 제2롯데월드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서 싱크홀특별위원회를 꾸려 시민안전을 위해 발로 뛰어다닌 것을 지난 임기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말 조성됐으나 아직 적절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잠실역 지하광장 일대를 전략지역으로 지정해 한강과 석촌호수를 연계해서 개발하면 서울의 도시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그:#한전 부지 공공기여금, #강남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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