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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글보글 이색별미 닭내장탕이 끓어 오른다.
 보글보글 이색별미 닭내장탕이 끓어 오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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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내시장의 닭내장집이다. 오늘 소개할 음식은 닭내장백반(7천 원)이다. 닭내장백반은 혼자 찾아가도 푸짐하게 내준다. 7천 원 닭내장탕으로 술안주에 밥 끼니까지 때울 수 있으니 더 없이 좋다. 그야말로 닭 먹고 알 먹고, 멋진 메뉴다. 

탁자마다 무쇠로 된 가스불판이 놓여 있다. 세월이 묻어난다. 닭 내음이 가득한 실내를 아주머니 한 분이 분주히 움직인다. 이곳에서 50년 세월이라니 맛의 깊이가 가늠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50년 세월,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곳

 아주머니가 닭내장탕을 빛바랜 냄비에 담아 날렵한 솜씨로 불판위에 올리고 가스 불을 붙인다.
 아주머니가 닭내장탕을 빛바랜 냄비에 담아 날렵한 솜씨로 불판위에 올리고 가스 불을 붙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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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의 알집과 산란하지 않은 알, 닭의 부속물인 꼬다리 등을 넣어 갖은양념에 끓여낸 닭내장탕이다.
 닭의 알집과 산란하지 않은 알, 닭의 부속물인 꼬다리 등을 넣어 갖은양념에 끓여낸 닭내장탕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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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는 닭내장탕을 빛바랜 냄비에 담아 날렵한 솜씨로 불판 위에 올리고 가스 불을 붙인다. 한쪽 모서리 탁자에서는 낮술이 거나한 사내들이 인생을 논한다. 아마도 인근 아파트 공사장에서 일을 하는 인부들인가 보다. 지난달 25일 주말에 찾은 이곳은 삶의 향기가 묻어난다.

닭내장탕에는 닭의 알집과 산란하지 않은 알, 닭의 부속물인 꼬다리 등을 넣어 갖은 양념에 끓여낸다. 최근에는 닭내장구하는 게 여간 힘들다고 한다. 식당의 한쪽에서는 갖은 한약재를 넣어 닭발을 삶아내고 있다. 음식에 대한 지극 정성이 엿보인다.

"밥도 먹고 술 드시러 많이들 와요."

보글보글 닭내장탕이 끓어 오른다. 국자로 떠보니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고 앙증맞은 노란 알이 여기저기서 불거져 나온다. 무더운 여름철 몸보신 음식으로도 그만이겠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닭은 성질이 따뜻하고 오장의 허약 증상을 다스리고 기력을 늘린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닭고기가 허약 증상을 다스리고 기력을 늘려준다니 보양식으로 아주 제격이다.

닭은 껍데기와 내장이 가장 맛있어

 7천원에 차려낸 이색별미, 모래내시장의 닭내장백반이다.
 7천원에 차려낸 이색별미, 모래내시장의 닭내장백반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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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김치와 배추김치 등에 풋고추와 노란배추를 듬뿍 내준다.
 물김치와 배추김치 등에 풋고추와 노란배추를 듬뿍 내준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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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반찬도 맛깔나게 차려낸다. 물김치와 배추김치 등에 풋고추와 노란배추를 듬뿍 내준다. 닭내장탕으로 쌈을 하니 별미다. 갓지어낸 뜨신 밥은 밥맛이 최고다. 7천 원에 차려낸 풍족한 상차림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닭은 껍데기와 내장이 가장 맛있다. 그래서 혹자는 닭을 껍데기와 내장의 요리라고 한다. 닭껍데기를 볏짚에 살짝 그을려 기름장에 먹으면 그 맛에 깜빡 간다. 사실 남도 지방에서는 닭코스요리에 닭껍데기와 닭똥집 닭가슴살을 육회로 내준다.

이제 재래시장에 가도 닭내장탕을 하는 집들을 쉬 찾기가 어렵다. 이러한 토속적인 집들이 오래도록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어슴푸레한 저녁 퇴근길에 닭내장탕에 소주 한잔의 낭만이 늘 그립기 때문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길, 닭내장탕에 소주 한잔은 행복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길, 닭내장탕에 소주 한잔은 행복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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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닭내장탕#모래내시장#이색맛집#맛돌이#재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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