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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주주총회를 마치고 일본 도쿄도의 한 호텔을 빠져나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주주총회를 마치고 일본 도쿄도의 한 호텔을 빠져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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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홀딩스 임시주총 승리로 주도권을 확인했다. 다만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쪽과 본격적인 표 대결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여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건 아니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 롯데그룹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는 17일 오전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외이사 선임, 규범 준수 경영 등 2가지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신동빈 체제 지지 확인... 검사-참의원 출신 사외이사 선임

우선 롯데홀딩스 주주들은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에 관한 방침의 확인' 안건을 통해 사실상 신동빈 체제 지지를 확인했다. 롯데홀딩스는 "신동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현재의 경영진이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확립하고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을 보다 향상시키는 것과 동시에 보다 투명성이 높은 컴플라이언스(규범 준수) 경영을 계속해서 철저히 추진하는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관(검사)와 참의원 의원(일본 국회의원)을 지낸 사사키 토모코 테이쿄대 법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사사키 코모코 교수는 지난 1983년부터 15년간 검사로 일하다 1998년 참의원 의원, 2003년 후생노동대신 세무관을 거쳐 2005년부터 테이쿄대 법학부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 및 컴플라이언스 경영을 보다 강화하고 경영 기반을 견고히 할" 목적으로 "풍부한 경험과 고도의 전문지식 및 높은 법령 준수 정신을 소유하고 있는 사사키 토모코 교수에게 객관적·중립적인 입장에서 이사회에의 조언·감독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주총 직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명의로 낸 발표문에서 "이는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사태의 조기 해결과 재발 방지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로써 롯데그룹은 법과 원칙에 의거한 경영 및 경영투명성을 한층 더 강화하고 철저하게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경영과 가족의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회사의 경영은 법과 원칙에 의거해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롯데그룹은 법과 원칙에 의거한 준법 경영을 중시해왔고 임원들의 취임과 해임에 대해서도 모두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결정해 왔다"면서 지난달 27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진 해임 시도를 간접 비판했다.

'법과 원칙에 의거한 준법 경영' 강조... 아버지와 '차별화'

 11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대국민사과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대국민사과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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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신동빈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총수 일가 경영권 다툼을 사과하고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한국 롯데그룹 지주회사인 롯데호텔을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한편 현재 416개에 이르는 복잡한 순환구조를 올해 안에 80% 이상 해소하기로 했다.

'손가락질 해임' 등 전근대적 경영 방식을 고수해온 아버지 신격호 회장과 차별화해 가족간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는 한편, 한국과 일본 국민들 사이의 '반롯데 정서'도 해소하겠다는 취지였다.

이번 임시주총 결과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그룹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의 주도권을 쥔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롯데홀딩스쪽은 주주 참석율이나 의안 찬성률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 쪽에서 이번 안건들과 관련, 굳이 표 대결을 벌이지 않은 이유도 눈여겨 봐야 한다. 애초 신동빈 회장은 신격호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려고 정관 변경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굳이 정관 변경까지는 필요 없다는 이유로 이번 주총 안건에 넣지 않았다. 정관 변경에는 참석 주주 과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부러 표 대결을 피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전날(16일) 일본으로 출국한 신동주 전 부회장 쪽 역시 현재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안을 따로 제출하지 않았다.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주도권을 확실히 쥔 상태라면 주총 표 대결보다는 법정 대결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오늘 롯데홀딩스 주총 결과가 신동빈 회장 의도대로 나왔다고 해서 경영권 분쟁이 끝난 건 아니다"라면서 "신동빈 회장이 주도권은 확인했지만 앞으로 벌어질 결과에 대한 책임도 함께 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순환출자 80% 이상 연내 해소는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고 롯데호텔도 상장보다 이사회 구성 변화가 더 중요하다"면서 "지배구조 문제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낼 수 없는 만큼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주주 등 이해관계자 참여를 확대해 그동안 시장과 사회에서 격리된 롯데를 21세기 경제 환경에 부합하는 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태그:#롯데경영권갈등, #롯데그룹, #신동빈, #신격호, #롯데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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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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