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2012년 말 당선된 후 지역 노동계의 투쟁을 이끌어 오던 강성신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이 여성 조합원에게 성폭력을 가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민주노총도 사과문을 내고 성폭력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강 전 본부장은 임기를 남겨 둔 채 지난 16일 '개인적 문제'를 들어 돌연 사퇴했다. 이에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20일 긴급 지역본부 회의를 열고 사퇴를 추인한 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러닝메이트였던 수석부본부장과 부본부장, 사무처장 등 집행부도 동반 사퇴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당초 이 사건은 피해자가 공론화를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강 전 본부장 사퇴를 전후로 SNS와 금속노조 게시판 등에는 불미스런 일들이 거론되기도 했고 노동계 일부 인사는 익명으로 언론에 이를 알리기도 했다.

민주노총 "신속하게 대처 못한 점 사과"... 당사자 "피해자에게 사과"

민주노총과 강 전 본부장은 피해자와 협의를 거쳐 승인된 사과문을 24일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민주노총은 "울산지역 본부장의 사퇴 사유는 성폭력"이라며 "민주노총은 성폭력 피해 당사자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며, 사건발생 즉시 신속하게 대처하지 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강 전 본부장도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내고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며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은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피해자의 뜻에 반하여 결국 사건이 드러나게 된 점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에 대한 사전 예방조치와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성폭력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며, 관련 조직이 해결 주체여야 함으로 성평등 교육, 반 성폭력 교육을 전 조직을 대상으로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를 위해 민주노총 성평등 강사단과 여성위원회는 물론 기타 조직역량을 동원해 내실 있는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전 본부장은 '성폭력 가해자 사과문'을 내고 "당시에는 그것이 성폭력과 언어폭력인지 알지 못했으나 총연맹의 여성위원장과 여성국장을 만나 말을 들으면서 폭력이었음을 알게 되었다"며 "이유가 어찌되었던 술에 만취해 여러 차례 전화로 언어폭력을 했고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며 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계속 하였음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했다.

그는 "그 당시에는 연인끼리 그럴 수 있다 생각했으나 피해자 의사와 반하게 성관계를 한 것이 성폭력임을 인정한다"며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고 힘들어하는 피해자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3년간 (노동계)공직에 출마하지 않겠으며, 서울지역의 집회 또는 행사 참여를 최소한 3년 이상 하지 않겠다"며 "가해자 교육은 최소한 10회 이상 3개월 이내 자부담으로 이수하겠다, 민주노총의 결정을 성실히 수행하고 일상적인 언어폭력과 성폭력 등에 대해 더욱더 경계하고 주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태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그동안 노동계에서 불거진 도박 등의 사태와 묶어 노동계의 도덕성 문제로 확산시키고 나섰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울산본부 관계자는 "보수 언론 등이 이번 사태를 확대 재생산 하고 있다"며 "이는 앞으로 있을 노동법 개악 저지 투쟁에 대한 무력화시도로 비칠 수 있으므로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