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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사업인 마산로봇랜드 조성사업 중단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다."
"중앙정치인 출신이 지역 경제와 미래를 마비시키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경남도가 국책사업인 '마산로봇랜드 조성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자 지역에서 홍준표 지사와 안상수 창원시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남도는 21일 '로봇랜드사업 철수'를 선언한 데 이어, 22일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창원시와 더 이상 공동사업은 없다"고 밝혔다.

로봇랜드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일대 114만 8000㎡에 7000억 원(국비 560억, 도 1000억, 시 1100억, 민자 4340억)을 들여 조성될 예정이다. 참여정부와 김태호 전 지사(현 국회의원) 때 지정됐고, 애초에는 2014년 완공 목표였다.

6.4 지방선거 유세 첫날인 지난 2014년 5월 22일 오전 마산 어시장 입구에서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지사 후보와 안상수 창원시장 후보가 방송차량에 올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6.4 지방선거 유세 첫날인 지난 2014년 5월 22일 오전 마산 어시장 입구에서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지사 후보와 안상수 창원시장 후보가 방송차량에 올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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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용역, 토목공사, 보상비 등에 국비와 지방비만 744억 원이 들어갔다. 이 사업은 경남도(50억), 창원시(40억), 경남테크노파크(50억), 4개 대학(3억), 상공회의소(1억) 등 총 145억의 출연금으로 조성된 경남로봇랜드재단이 맡고 있으며, 이 재단은 도지사가 이사장이고 창원시장이 부이사장이다.

이 사업은 민간사업자로 울트라건설이 맡아 오다 그만두었고, 최근에는 대우건설과 업무 협약을 맺어 진행되고 있다.

경남도 "창원시와 더 이상 공동사업 없다"

경남도는 로봇랜드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21일 조규일 경남도 미래산업본부장은 "로봇랜드재단과 경남도가 최근까지 협상을 진행해 오던 대우건설과 협상 내용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창원시의 입장 표명에 따른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로봇랜드재단 출연금을 회수하고, 지금까지 들어간 투자금 254억 원은 창원시에 무상양여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앞으로 로봇랜드 사업을 로봇랜드재단과 창원시가 맡는다고 했다.

22일 경남도는 "로봇랜드 조성사업과 관련해 더 이상 협상은 없고, 창원시와 더 이상 공동사업은 없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로봇랜드사업에 이어 '마산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 폐지'와 '명품 야시장'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경남도는 "대우건설과 긴밀한 협상을 추진해 왔으나 창원시가 사사건건 발목을 잡아왔으며, 창원시가 대우건설과 협상내용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도는 이 사업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게 된 것"이라 밝혔다.

경남도는 "창원시는 추진하는 사업마다 사사건건 어깃장으로 사업 추진을 가로막았다"며 "그동안 경남도가 마산 살리기에 모티브가 되도록 추진했던 대형 프로젝트들이 창원시 반대로 추진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진해글로벌테마파크와 마산로봇비지니스벨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역에서는 마산로봇랜드와 중복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홍준표 지사, 안상수 창원시장 비난

홍준표 지사는 22일 오후 안상수 창원시장을 비난했다. 안 시장은 '창원광역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홍 지사는 "창원시민을 위해서 일을 하라는 말이야, 정치놀음 하지 말고. 되지도 않을 광역시 가지고 그런 식으로 관권을 동원해서, 통장과 이장 동원해서 서명을 받아 가지고 이중 중복서명 받고, 그런 식으로 정치놀음 하는 게 창원시민을 위한 길인가?"라고 말했다.

또 홍 지사는 "우리는 진해 글로벌테마파크하고 마산로봇비지니스벨트사업만 집중하고, 로봇랜드 사업은 창원시장이 책임지고 투자자를 물색해 조건을 맞춰가야 한다, 우리는 손을 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을 위해서 행정을 할 생각을 해야지, 되지도 않을 정치적 놀음을 하면서 그게 어떻게 올바른 행동인가, 앞으로 창원시하고 공동으로 사업 추진하는 것은 단 한 건도 없을 것"이라며 "광역시운동이나 열심히 하라고 해"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안 시장에 대해 "행정 내용도 모르면서 창원시에서 시비 걸고 그래서 상급기관을 무시해도 분수가 있지"라거나 "마치 도의 직원을 징계 운운하고 말이야, 정신 나가도 분수가 있지"라는 말도 했다.

'앙숙' 홍준표-안상수... "두 기관 머리 맞대야" 비판

홍준표 지사와 안상수 시장의 사이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와 안 시장은 2010년 7월 11일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맞붙었고 안상수 시장이 이웃집과 개소송을 벌이자 경선 때 홍 지사가 공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언론에서는 두 사람 사이를 '앙숙'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이번 로봇랜드사업 갈등도 홍 지사와 안 시장의 좋지 않은 사이에서 나왔다는 반응도 있다. 김종대 새정치민주연합 창원시의원(마산)은 "한 마디로 말해 두 정치인의 사이 때문에, 경남의 경제와 미래가 마비되는 상황"이라며 "도민들을 어떻게 보고 이러는지 싶다, 선출직 단체장이 이런 식으로 해서 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랜드 사업을 위해, 지난해 지방선거 뒤 당선되었던 마산 출신 도의원과 시의원들이 매주 한 차례 전문가를 초빙해 간담회를 한동안 열어 왔다"며 "그런데 두 기관의 입장 차이가 있다면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면 되는데 이런 식으로 할 거 까지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조우성 새누리당 경남도의 부의장(마산)은 "로봇랜드 사업 중단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다. 수긍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다, 그동안 경남도와 창원시가 행정적으로 긴밀하지 않았다고 본다"며 "국책사업이고, 마산시민들은 많은 성원을 보내고 있다, 두 기관이 더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산 출신 경남도의원과 창원시의원들은 23일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마산 출신 새누리당 안홍준(마산회원), 이주영(마산합포) 국회의원은 현재 해외 출장 중이다. 안 의원실에 따르면, 안 의원은 "마산경제 부흥을 바라는 시민들의 여망으로 유치한 로봇랜드사업"이라며 "선출직이 존재 이유는 지역주민이고 국민뿐이다, 오직 시민과 지역경제를 생각하면서 감정적인 판단들은 자제하고, 경남도와 창원시가 상생할 수 있는 현명한 논의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주영 의원실 관계자는 "로봇랜드는 포기할 수 없는 국책사업이다, 경남도의 사업 포기 선언을 논의한 바 없다"며 "경남도와 창원시가 행정 문제로 벌어져 갈등이 났는데, 마산 발전을 위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 두 기관이 서로 양보하면서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로봇랜드사업을 맡고 있는 창원시 해양정책과 관계자는 "아직 입장이 없다, 논의를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그:#마산로봇랜드, #홍준표 경남지사, #안상수 창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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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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