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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창원시장이 '생태환경'을 강조해 관심을 끈다. 최근 주남저수지(주남·산남·동판) 일부에 낚시터 등을 조성하는 개발사업에 대해, 안 시장이 "유원지 비슷하게 가서는 안된다"고 밝히자 야권과 환경단체가 '기대'하고 있다.

이번 주남저수지 개발논란은 '산남저수지 유휴저수지 자원화사업'을 말한다. 이는 해양수산부 사업공모에 선정되어 2015~2017년 사이 31억원(국․도․시비, 자부담)을 들여 산남저수지 수면과 주변에 체험․판매시설과 낚시공원, 가족형 위락공간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창원 주남저수지의 하나인 산남저수지.
 창원 주남저수지의 하나인 산남저수지.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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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창원시의회는 설계비 1억4000만 원을 통과시켰다. 이 예산은 예산결산특위에서 삭감되었지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주남저수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다.

이 사업은 창원시 수산과가 경남도를 거쳐 해양수산부에 공모신청했던 것이다. 이 사업은 담당 국장 전결로 처리되었다. 그런데 창원시 환경녹지국 환경정책과 주남저수지계가 이 사업 공모신청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는 이 사업의 백지화를 요구해 왔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지난 9일 "대규모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 낚시공원사업 백지화하고 습지생태보전을 통한 주민소득증대 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안상수 시장 "유원지 비슷하게 가서는 안 된다"

산남저수지 자원화사업 추진이 논란을 빚자 안상수 시장이 교통정리에 나섰다. 안 시장은 13일 열린 창원시청 간부회의 때 "주남저수지는 천혜의 생태환경을 가진 곳이다. 유원지 비슷하게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안 시장은 "주남저수지가 지닌 생태환경을 잘 보전하면서 관광할 수 있도록 정부와 주민, 환경단체와 협의하라"며 "담당부서인 환경녹지국은 유원지 비슷한 곳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안 시장은 지난 11일 주남저수지 일대를 방문해 현황을 살피기도 했고, '산남저수지 자원화사업'을 수산과에서 환경정책과로 담당부서를 바꾸도록 지시했다.

안 시장이 지역 현안과 관련해 정책 변화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옛 마산-창원-진해를 통합한 창원시 전역을 운행하는 도시철도를 계획했다가 백지화했던 것이다.

창원시철도사업은 옛 박완수 시장(현 인천공항공사 사장) 때 추진되었다. 마산가포~창원~진해석동을 잇는 도시철도사업으로, 당초에는 2015년 12월에 착공해 2020년 12월에 개통할 예정이었다.

창원도시철도사업에 환경단체를 비롯한 야권은 '막대한 사업비'와 환경문제 등을 내걸어 반대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했던 안상수 시장은 '창원도시철도민관협의회'의 의견서를 받아들여 지난해 10월 '창원도시철도 백지화'를 선언했다.

시민단체, 야당 "생태환경 입장 환영... 지켜보겠다"

창원시가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에 낚시공원사업 등을 추진하는 가운데, 창원물환경시민연대는 9일 오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업 백지화하고 습지생태보전을 통한 주민소득증대 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창원시가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에 낚시공원사업 등을 추진하는 가운데, 창원물환경시민연대는 9일 오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업 백지화하고 습지생태보전을 통한 주민소득증대 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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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시장이 도시철도사업 백지화에 이어 주남저수지의 생태환경을 강조하는 발언을 하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허정도 창원물생명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안 시장의 주남저수지에 대한 입장을 환영한다. 창원시가 이번 일을 계기로 큰 틀에서 공무원과 주민, 환경단체가 함께 논의해 가기를 바란다"며 "도시철도 문제도 안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백지화로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주남저수지에 대해서도 생태보전의 방향이 지켜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정책실장은 "시장의 입장은 환영하나 아직 창원시가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환경단체가 요구했던 '산남저수지 자원화사업 백지화'할 때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당도 안 시장의 입장을 환영하고 있다. 박남현 새정치민주연합 마산합포지역위원장은 "정당이 다르더라도 시장이 잘하는 일은 잘한다고 해야 한다. 생태보존이 제일 중요하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잘 보존해서 후세에 물려주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이다"며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나중에 흐지부지 되어 자연파괴적 개발로 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한은정 창원시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생태관광을 바라보는 안 시장의 관점에 박수를 보낸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생하는 자연환경에서 새로운 관광 아이템을 개발하려는 지도자의 의지가 엿보인다"며 "또 다른 논란을 빚고 있는 마산만 해양신도시 개발 문제도 자연생태공간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태그:#안상수 시장, #창원시, #주남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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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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