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가~자""..."손녀 콩콩이가 옆집 이모를 만나면 '가자, 가자'하고 손부터 내민다. 조금씩 과자를 받아먹더니, 보자마자 '가자'다. 처음에는 아이가 좋아해서 과자를 주고 다음에는 아이가 울고 보채서 과자를 주다 보니 옆집 이모의 호칭이 '가자'가 돼 버렸다.
콩콩이의 오감을 느끼는 속도가 빠르다. 백화점 고객 센터나 은행에도 사탕이 놓여 있다. 치근대거나 우는 아이에게 사탕을 건네준다. 아이를 달래는 데 사탕이 제일이다. 사탕을 주면 울다가도 울음을 뚝 그친다. 단맛을 안다.
콩콩이의 오감, 사탕이면 제일
콩콩이가 나이(?) 들면서부터 여러 변화가 생겼다. 먹는 것만 주면 만사 'OK'이었는데 이제는 심술을 부린다. 옷도 마음대로 입으려 하고 신발도 운동화 신으라고 하면 구두를 신는다고 고집이다. 밥을 떠먹여 주면 '아니'다. 아빠가 먹여주는 밥만 먹는다고 고집을 부린다.
그러다 보니 사탕을 주기도 하고 어디 데려다준다고 조건을 붙이기도 한다. 밥을 먹으면 과자를 준다고 달래기도 한다. 채찍 없이 당근만 주고 있는 셈이다. 뻔히 결과를 알면서도 약발이 서지 않아 조금씩 처방을 높여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밥 먹고 정우 만나러 갈까?""......""정우 보러 안 갈 거야?""아~니."
사탕 등을 먹고 다니던 어릴 때의 추억이 가슴 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다. 그 사탕 맛이 유년시절의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다.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고 했던가. 사탕이 몸에 안 좋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이를 가게에 데려가는 이유다.
지난 10일 콩콩이를 데리고 치과에 다녀온 딸이 심각한 이야기를 한다. 유치 3개가 썩었고 네 살이 되면 치아 교정을 해야 한다고 울상이다. 게다가 엄지가락을 빠는 습관 때문에 턱 뼈에 이상이 생겨 치아가 고르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윗니 하나가 신경이 죽어 이갈이 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어려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추억거리, 마음껏 뛰어놀고 사탕도 입에 넣고 오물거리는 추억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