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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경남지역 학교는 올해부터 경남도청과 시군청이 예산지원을 하지 않아 지난 4월 1일부터 학교 무상급식이 중단되고 유상급식으로 전환되었다.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바라며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학부모들이 선전전을 벌이며 '밥'이라고 쓴 입마개의 모습.
 경남지역 학교는 올해부터 경남도청과 시군청이 예산지원을 하지 않아 지난 4월 1일부터 학교 무상급식이 중단되고 유상급식으로 전환되었다.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바라며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학부모들이 선전전을 벌이며 '밥'이라고 쓴 입마개의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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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중단으로 인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경남도·시·군청이 지난해까지 지원했던 학교 급식경비 예산을 올해부터 끊으면서, 읍·면지역 초·중·고교와 동지역 초등학교는 지난 4월 1일부터 유상급식으로 전환되었다.

무상급식 중단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결정하면서 시작되었다. 경남도청과 경남도교육청, 홍준표 지사와 박종훈 교육감이 논란·갈등을 빚어 왔는데, 최근에는 경남도의회 의장단까지 합세했다.

새누리당 절대다수인 경남도의회 의장단은 '지역별 보편적 무상급식'에서 '소득별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하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이 중재안은 야당 의원들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의 의견을 모은 것이다. 그런데 박종훈 교육감은 '선별 무상급식'이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경남도의회 의장단은 박 교육감에 대해 "도의회를 도민 대표기관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경남교육 발전을 위한 협의의 파트너로조차 생각하지 않는 비상식적 행동"이라 비난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다른 입장이다. 학부모들은 경남도의회의 '선별 무상급식 중재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계속해서 외치고 있다. 12~13일 사이 거창과 함안, 양산지역 학부모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선별 무상급식 중재안'에 반대했다.

경남도의회는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전용해 사용하는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를 지난 3월 제정했다. 홍 지사가 무상급식 중단을 결정하자 새누리당 경남도의원들이 동조한 것이다.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은 중복 투자 등의 지적을 받고 있다. 경남도청은 이미 사업을 시행했지만, 보건복지부는 12일 해명자료를 통해 "사업내용을 변경하거나 일부 내용을 보완하여 추가협의 후 시행"하라고 했다.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을 하려면 시군에서도 관련 조례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 18개 시군의회 모두 제정하지 않고 있다.

[막말 이성애 의원] 학부모들, 자택 앞까지 갔지만

새누리당 이성애 경남도의원이 학부모한테 "문자 보낼 돈으로 급식비 내라"고 해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 20여명은 12일 오전 이 의원이 살고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한 아파트 앞에서 "그 입 다물라"고 쓴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새누리당 이성애 경남도의원이 학부모한테 "문자 보낼 돈으로 급식비 내라"고 해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 20여명은 12일 오전 이 의원이 살고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한 아파트 앞에서 "그 입 다물라"고 쓴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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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절대다수인 경남도의회 의장단이 '선별 무상급식 중재안'을 수용하라고 박종훈 교육감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이 '막말 문자'나 전화로 '거짓 주장'을 했던 경남도의원들에게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한테 '막말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 거짓 내용을 알렸던 의원들은 아직 해당 학부모한테 직접 사과하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새누리당 소속 이성애(비례대표)․이갑재(하동) 의원이다.

이성애 의원은 지난 3월 말 무상급식을 호소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학부모한테 "이렇게 보내는 문자 공짜 아니죠. 문자 남발하는 돈으로 아이 기죽이지 말고 급식비 당당하게 내세요. 어릴 때부터 공짜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게 현명한 건지 한 번쯤 생각해보시는 건 어떤지"라는 내용의 답변을 보냈다.

이 '막말 문자'가 알려진 뒤 이성애 의원은 언론을 통해 사과한다고 했지만 그 문자메시지를 받았던 학부모한테는 직접 사과하지 않았다. 그 학부모는 "이 의원이 기자하고 통화하면서 죄송하고 마음이 아팠을 거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그런데 아직 직접 사과는 없었다. 언론을 보니까 저한테 사과한 것처럼 나오는데, 직접 사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학부모를 비롯해 같은 지역에 사는 학부모들은 지난 4월 12일 이 의원이 사는 아파트 앞에 가서 "그 입 다물라"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이 의원이 '막말 문자'를 보낸 게 지난 3월 말이었는데, 아직 해당 학부모한테 직접 사과가 없는 것이다.

[사실 아닌 주장 이갑재 의원] 급식소 종사자에게만 유감 표명

새누리당 이갑재 경남도의원(하동)이 학교 급식소 종사자들에 대해 '아이들 급식비 강탈'이라는 표현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학부모한테 보낸 것과 관련해, 황경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이 28일 오후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이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새누리당 이갑재 경남도의원(하동)이 학교 급식소 종사자들에 대해 '아이들 급식비 강탈'이라는 표현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학부모한테 보낸 것과 관련해, 황경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이 28일 오후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이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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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재 의원은 학부모와 전화통화에서 사실이 아닌 내용을 설명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이갑재 의원은 '경남도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의원은 한 학부모와 전화통화에서 "교육감은 감사(경남도청의 무상급식 특정감사)를 받겠다고 했는데, 학교를 망치는 전교조들이 (감사를) 받으면 다 죽는다며 버티라고 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박 교육감은 경남도청의 감사를 받겠다고 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경남도청-교육청의 공동감사를 제안했다. 그리고 전교조 경남지부는 감사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전교조 출신 참모들이 박 교육감한테 감사를 거부하라고 했다고 말해야 하는데 내가 표현을 잘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이갑재 의원은 학부모와 전화통화에서 학업성취도평가와 수능성적평가를 언급하면서 "박종훈이 들어오고 나서 교육 부분에서 경남은 최하위"라고 말했다.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학업성취도평가와 수능성적평가는 박 교육감이 취임하기 전에 실시되었던 시험에 대한 평가였고, 박 교육감 취임 이후 나온 평가는 아직 없다.

또 이갑재 의원은 학부모한테 "급식조리사 등이 월급을 받으면서 밥값을 1원도 안 낸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이 또한 사실과 다른데, 급식소 종사자를 포함한 학교비정규직들은 급식수당(급량비)을 받지 않고 있으며,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급식종사자에 대한 급식비 면제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갑재 의원의 문자 전송이 알려진 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황경순 지부장은 회견문을 읽으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의 면담 요청에 따라, 이갑재 의원은 지난 7일 황경순 지부장 등을 만나 '유감'을 표명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이갑재 의원은 "학교급식조리사와 관련해 받은 문자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타인에게 전송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앞으로 급식조리사의 열악한 근무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교육청 등 관계기관에 촉구하도록 하겠다. 조리사에 대해 다른 어떠한 나쁜 의도는 결코 없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보내왔다.

그러나 학부모에게는 이갑재 의원도 사과하지 않고 있다. 13일 해당 학부모는 "대개 학부모는 도의원이 하는 말이나 문자라면 사실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런데 사실이 아닌 거짓 내용으로 전화하거나 문자를 보냈다면 그 뒤에라도 잘못된 내용이었다고 바로 잡거나 사과해야 한다. 개인도 아니고 공인이라면 더욱 그렇게 해야 하는데, 아직 이 의원으로부터 사과가 없다"고 말했다.

송영기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이갑재 의원은 전교조와 관련해 사실이 아닌 주장을 했는데, 아직 사과가 없다"며 "법적 대응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부모 허문화(양산)씨는 "도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막말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로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말했으니까 해당 학부모한테 직접 사과하는 게 도리다"며 "공직자윤리법 위반은 아니지만 도덕적으로 문제 아니냐. 마음 대로 막말하고 거짓 주장해 놓고 사과도 하지 않는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선별 무상급식 중재안' 반대를 내걸고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양산지역 학부모들은 양산 출신인 새누리당 성경호 경남도의원의 집 앞에 집회신고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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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원, 학부모 문자에 "그 돈으로 급식비 내라"
"경남교육감은 무상급식 감사 받겠다는데 전교조가..."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무상급식, #경남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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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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