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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2013년 7월 23일 울산 울주군 청량면 온산로에 있는 홍명고등학교 앞에서 교육청의 특별감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결국 감사를 벌인 울산교육청이 이사장의 배임 혐의를 확인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2013년 7월 23일 울산 울주군 청량면 온산로에 있는 홍명고등학교 앞에서 교육청의 특별감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결국 감사를 벌인 울산교육청이 이사장의 배임 혐의를 확인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 전교조 울산지부

학사개입 등으로 지난 2000년부터 학교구성원과 싸움을 이어가던 울산 홍명고등학교의 학교법인 태화학원 이아무개 이사장이 교육청으로부터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하고 이사장직에서도 물러날 처지에 놓였다(관련기사 : 3학년만 다니는 울산 홍명고... 존폐기로 서나).

울산시교육청 법무사학팀은 6일 "홍명고 이아무개 이사장이 학교부지 매각을 추진하면서 민간개발업자로부터 거액을 빌린 혐의(배임수재)를 확인해 지난 1일자로 울산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태화학원 이사진은 지난 2월 이 이사장의 일방적 학교부지 매각 추진에 대해 울산교육청에 특별감사를 요청했고, 교육청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감사를 벌여왔다. 교육청은 "이 이사장이 민간개발사업자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울산시교육청은 이같이 확인됨에 따라 이 이사장에 대한 '임원취임 승인 취소' 절차에 들어가 오는 6월말까지 이사장직 취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청 법무사학팀은 "본인이 순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청문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개발사업자로부터 2010년 4월과 2011년 1월 각각 4억원과 4500만 원을 빌리거나 받은 혐의로, 지난해 5월 이미 시민단체 등에 의해 경찰에 고발됐다. 수사를 벌인 울산지방경찰청은 지난해 같은 달 이 혐의를 확인하고 구속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이후 검찰 수사는 1년여 동안 지지부진하게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교육청의 감사 결과가 나와 검찰 수사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교육청, 홍명고 이사장 배임 혐의 고발

홍명고는 부근이 석유화학단지라 공해와 소음이 심하고 여름이면 들끓는 모기로 수업권을 방해받아 울산지역에서 '기피대상 1호' 학교로 여겨졌다. 또한 전교조와 시민사회로부터 '울산의 대표적인 비리사학'으로 지적되는 등 십수년 째 논란이 지속돼 왔다.

앞서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2000년, 전교조와 시민사회의 고발을 접수하고 1999년 11월 완공된 학교 체육관에 대한 정기감사를 벌여 총 공사비 10억5000만 원 중 4억3000여만 원을 이 이사장이 횡령한 혐의를 확인,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이 이사장은 1, 2심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아 지난 2011년 재단 이사장으로 복귀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학교 이전 여론이 제기됐지만 이 이사장이 2011년 복귀하면서 학교 이전 등 홍명고 문제는 더 악화되기 시작했다. 이사장은 학교부지 매각과 학교 이전을 추진하면서 지난 2013년 민간개발사업자와 계약했지만 계약금 문제로 이전이 무산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교육청이 이 이사장이 복귀 전에 해당 개발사업자로부터 돈을 받거나 빌린 것을  확인한 것.

이사장은 올해 1월에도 또 다른 민간사업자와 매매계약을 진행했지만 이사회 의결 없이 매매 협약서를 쓴 것으로 이번 교육청 감사에서 확인됐다.

홍명고 이아무개 이사장은 6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적으로 돈을 빌린 것으로, 맹목적으로 돈을 가져온 게 아니라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이미 지난해 검찰에 불려가 소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조사 받은 부분이라 교육청이 고발했다 해서 다시 검찰이 부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만일 부른다면 가서 적극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이사장은 학교구성원들에게 고소고발을 남발하기도 했다. 홍명고 이전에 대한 여론이 높자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2013년 인근 울주군 청상지역으로의 이전을 추진했다. 하지만 학부모와 천상지역 주민들이 '이 이사장이 있는 한 홍명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홍명고 대신 공립고를 세워 줄 것을 요구하면서 이전에 반대해 결국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이 이사장은 그해 7월 자신을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홍명고 학생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가 하면, 이를 비난하는 글을 밴드모임에 올린 학부모를 포함한 천상지역 주민 7명을 역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도 했다(관련기사 : "재단 이사장이 인터넷 비난글 올린 학생 고발").


#홍명고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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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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