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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지진으로 무너진 가옥 잔해에서 생후 넉 달된 아기의 구출 소식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네팔 대지진으로 무너진 가옥 잔해에서 생후 넉 달된 아기의 구출 소식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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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으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은 네팔에서 기적 같은 생존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은 30일(한국시각) 지난 25일 발생한 네팔 대지진으로 무너진 가옥 잔해더미에서 생후 넉 달밖에 안 된 아기가 22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되면서 목숨을 구했다고 전했다.

'소닛 아왈'이라는 이름의 이 아기는 네팔 수도 카트만두 동쪽 바크타푸르에 있는 집에서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며 잔해에 묻혀 실종됐다. 아기 아빠 시암 아왈은 아들을 찾기 위해 잔해를 뒤졌지만 찾지 못했다.

구조 요청을 받은 네팔 군인들이 건물 잔해를 샅샅이 뒤지면서 12시간 가까이 수색 작업을 펼쳤지만 아기를 찾지 못했다. 군인들이 철수하고 아기 아빠는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하며 좌절했다.

그러나 잔해 속에서 희미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고, 신고를 받은 군인들이 다음 날 아침 다시 출동해 울음소리가 나는 곳을 집중 수색했다. 그리고 지진 발생 22시간 만인 27일 잔해 속에서 흙먼지를 뒤집어쓴 아기를 발견했다.

아기는 모자가 달린 상의와 담요로 덮여 있어 추운 밤을 견뎠지만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건강 상태가 우려됐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를 받았지만 놀랍게도 아기는 전혀 다친 데 없이 건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후 넉 달 아기, 15세 소년... 네팔의 희망

구조 당국이 실종자를 구하기 위한 '골든타임' 72시간이 다 지나고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져 갈 즈음 또 다시 기적이 일어났다. 대지진 발생 5일째인 30일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15세 소년이 구조된 것이다.

수색 작업에 투입된 미국 구조대는 카트만두의 '힐튼 게스트하우스'라는 건물 잔해에서 한 소년을 발견했다. 구조대는 즉시 잔해더미를 치우고 소년이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구조대는 일단 수액을 투여하고 목에 부목을 대는 응급조치를 취한 뒤 소년을 들것에 싣고 잔해 속에서 빼냈다. 당시 현장에서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소년이 무사히 구조되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실종자 구조를 위해 네팔에 파견된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재난대응팀의 앤드류 올베라는 "구조 당시 소년은 대원과 눈을 맞출 정도로 의식이 또렷했다"며 "건물 철근이 콘크리트 슬라브가 떨어지는 것을 막아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올베라는 "모든 구조작업이 위험하지만, 그것을 감수해야 실종자를 구할 수 있다"며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우리는 기꺼이 거의 모든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카트만두의 무너진 아파트에서는 리시 카날이라는 이름의 28세 청년이 매몰 82시간 만에 프랑스 구조대에 의해 목숨을 건졌다. 다리가 부러진 채 발견된 그는 "너무 목이 말라 오줌을 마시면서 버텼다"며 고통의 순간을 떠올렸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실종자 수색을 돕고 있지만 설상가상으로 비가 내려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은 데다가 산사태 위험까지 커지고 있다. 또한 깨끗한 물을 구하기 어려워 전염병 창궐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제구조위원회(IRC)의 줄리 리언은 "산소 공급 여부와 부상 정도에 따라 매몰 후 며칠이 지나도 간혹 생존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72시간이 지나면 생존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0년 1월 아이티 대지진 속에서 한 남성이 12일 만에 구조된 바 있다. 2013년 5월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 사고 때도 한 여성이 17일 만에 잔해 속에서 구조된 경우도 있다. 

네팔 국가재난관리센터는 지진 발생 5일째인 30일 오전 기준으로 총 사망자가 5489명, 부상자는 1만 명이 넘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기적의 생존 소식이 지진으로 많은 것을 잃은 네팔 국민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 편집ㅣ박순옥 기자



태그:#네팔, #지진, #카트만두, #아이티 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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