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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한문병기를 추진하는 교육부가 친일 논란으로 중단된 '이달의 스승'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한글전용 선구자인 '주시경 선생'을 앞장 세웠다. 한글문화연대 등의 단체는 "일본처럼 한자병기나 추진하는 교육부는 자신의 사업을 위해 주시경 선생을 우롱하지 말라"고 가로막고 나섰다.

30일 교육부는 친일인물 선정 논란으로 올해 3월과 4월 중단되었던 '이달의 스승' 사업과 관련, 5월의 스승으로 주시경 선생을 뽑았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달의 스승 사업 재개에 대해서는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지난 24일 실국장회의 뒤 따로 보고를 받고 외국에 나갈 정도로 관심이 컸다"면서 "내부에서는 '사업을 포기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결국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시경 선생에 대해서는 자료를 만들어 학교에 안내하고, 스승 존경 문화를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가 '민족의 사표'라면서 지난 2월에 발표한 이달의 스승 12명 가운데 8명이 친일 의심 인물로 분석되어 논란이 됐다. 친일 행위가 확인되지 않은 이는 4월 최용신, 10월 주시경, 11월 안창호, 2월(2016년) 이시열 등 4명뿐이었다. 교육부가 국사편찬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에 '이달의 스승' 12명에 대해 재검증을 의뢰해 지난 3월에 받은 결과다.(첫 보도 : '천황 위해 죽자'는 이가 민족의 스승? 교육부, 최규동 초대 교총회장 선정 논란)

하지만 당초 한글날이 있는 '10월-이달의 스승'으로 발표했던 한글학자 주시경 선생을 5월로 앞당긴 것은 무원칙한 '돌려막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창호 선생 관련 단체인 흥사단 등은 '이달의 스승' 선정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교육부, 한자병기 추진하면서 한글전용 선구자 '이달의 스승' 선정

게다가 교육부가 '2015 개정 교육과정'부터는 초중고 교과서에 한자병기를 추진하고 있어 자격론 시비도 일고 있다. 한자병기를 추진하는 교육부가 자신의 사업 재개를 위해 주 선생을 이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주시경 선생님은 일제강점기에도 한글전용을 위해 평생을 바치신 흠결 없는 분"이라면서 "교과서 한자병기를 추진하는 교육부가 이런 분을 이달의 스승 사업 성공을 위해 이용하는 것은 주 선생님을 우롱하는 짓"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대표는 "일본처럼 교과서에 한자병기나 추진하려는 교육부는 주 선생님을 선정할 자격조차 없는 곳"이라면서 "교육부는 한자병기 계획을 당장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도 "교육부가 친일인사들을 민족의 스승으로 발표한 중대한 과오에 대해 사과 없이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뻔뻔한 일"이라면서 "게다가 한자병기를 내세운 교육부가 자신의 사업성공을 위해 돌려막기 한 인물이 한글전용론자인 주시경 선생이니 교사들은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자병기를 추진하는 교육부는 전국 학교에 보낼 주시경 선생 안내자료에서는 "(주시경은) '우리말로 하면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을 왜 하필 어려운 한문을 헛되이 되풀이 하는 걸까' 하고 의문을 품게 되었다"고 적어놓기도 했다. 1876년 탄생한 주 선생은 <독립신문> 창간사를 한글로만 쓰는 등 한글전용을 위한 활동을 펼쳐온 인물이다.

주 선생은 이미 1991년 10월에 당시 문화광광부의 '이달의 문화인물', 1997년 7월 보훈처의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두 차례 선정된 바 있다.

○ 편집ㅣ최규화 기자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이달의 친일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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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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