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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모나가 류고 선생님이 대학원생들 앞에서 특강을 하고 있습니다.
  도모나가 류고 선생님이 대학원생들 앞에서 특강을 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지난 16일 오후 류코쿠대학 국제학부 대학원 세미나 시간에 도모나가 류고(友永雄吾) 선생님의 특강이 있었습니다. 도모나가 류고 선생님은 일본 인류학 전공자로서 올해 4월에 국제학부에 부임해 오셨습니다. 선생님은 이번 대학원 특강 시간을 통해 자신의 연구 과정을 소개하셨습니다.

도모나가 류고 선생님의 특강이 특별했던 것은 자신이 차별 부락 출신이라는 사실을 일찍부터 커밍아웃했다는 사실입니다. 인류학 전공자로서 도모나가 선생님은 차별 부락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차별 부락의 역사와 문화, 현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왔습니다.

차별 부락은 옛날부터 소를 잡거나 가죽을 다루는 일 따위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 사는 마을입니다. 지금도 일본 안에는 차별 부락 마을 출신들을 따돌리거나, 취업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있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도 1996년 인종 차별 철폐 조약에 비준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헌법에서도 사람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법 이전에 자신들의 의식 속에서 부락 마을 출신을 차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락 마을을 차별하는 일들을 연구하고. 이들을 동등하게 대접하는 연구를 '동화 문제'라고 합니다.

이번 부임하신 도모나가 선생님은 차별 받는 부락 마을 출신입니다. 어려서부터 집 주변에 살고 있는 친척들로부터 생활이나 하는 일들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을을 방문한 외국 연구자들과 만나서 영어도 배웠습니다.

이후 도모나가 선생님은 자신의 부락 마을 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류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인류학의 연구 대상으로 호주 선주민을 골랐습니다. 호주 멜버른 대학이나 라토르브 대학에서 호주 원주민들의 토지권과 환경 이용, 일본의 부락 차별에 대해서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일본의 부락 마을은 고령화로 인해 마을 자체가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한 때 6400 개나 되던 부락 마을이 이제 텅 빈 마을로 바뀌고 있습니다. 도모나가 선생님은 부락 마을에 살던 친척이나 아는 사람에게서 받은 여러 기록이나 유물들을 보관 정리해 누리집을 만들어 공개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도모나가 선생님은 차별 부락이 키운 인재입니다. 

어느 사회나 사람들을 차별하거나 무시하는 일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격은 피부 색깔이나 신분에 관계없이 평등하고 존귀합니다. 일본 사회에서 자신이 부락 마을 출신이라고 말하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도모나가 선생님은 자신의 출신을 공개하고, 자신이 성장해온 사회를 바탕으로 관심과 연구를 넓혀왔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참고누리집> 류코쿠대학 국제학부, http://www.world.ryukoku.ac.jp/index.php, 2015.4.16

참고문헌> 도모나가 류고, 호주 선주민의 토지권과 환경관리(オーストラリア先住民の土地権と環境管理, 世界人権問題叢書84, 明石書店, 2013. 2



#도모나가 류고#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차별 부락#동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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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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