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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학교 무상급식 중단 사태를 맞아 급식 거부가 계속되고 있다. '무상급식 중단 항의'의 뜻으로 급식비를 내지 않겠다며 도시락을 싸가거나 학부모들이 학교에 가서 직접 밥을 지어 배식하는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합천 삼가초등학교 학부모들은 15일부터 사흘 동안 급식을 거부하고 집에서 음식을 해서 가져가 학생들한테 나눠주기로 했다. 이 학교는 전교생이 69명인데, 직장에 다니는 학부모들도 있다.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하며 거창지역 학부모들은 13일 급식을 거부하고 음식을 직접 지어 배달해 학생들한테 배식하기도 했다.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하며 거창지역 학부모들은 13일 급식을 거부하고 음식을 직접 지어 배달해 학생들한테 배식하기도 했다.
ⓒ 경남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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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초 학부모회 황은조 회장은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을 수 있어 엄마들이 집밥을 학교에서 다 배식하기로 했다"며 "직장 다니는 엄마들이 자발적으로 후원도 했다,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시골 학교라서 학생이 몇 명 되지 않는다. 학생 숫자도 적은데 유상과 무상으로 나누면 안된다. 어떻게 하든 무상급식도 지켜야 하고 학교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엄마들이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13일 거창지역 학부모들도 도시락 싸기 활동을 벌였다. 한 학교가 아니라 한 지역 학부모들이 한꺼번에 급식 거부를 결의하고 실천에 옮긴 것이다. 이날 거창지역 초등학교 17곳, 중학교 10곳, 고등학교 1곳의 학생 4073명이 급식 거부에 동참했다.

이날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밥을 지어 배식했다. 거창 웅양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안에 솥을 걸어 직접 밥을 지었고, 이날 학부모들은 카레밥을 만들었는데 비용은 십시일반으로 충당했다.

14일 학부모 김태경(거창)씨는 "지역 전체가 13일 하루 도시락 싸기를 했고 학부모들의 참여가 높았다"며 "앞으로 또 할지는 17일 학부모대표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전용해 사용하는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가 군의회에서 만들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천 곤명초등학교 학부모들은 13일부터 15일까지 급식을 거부하고 음식을 직접 만들어 전교생 61명한테 나눠주었다. 또 합천 가회초등학교(49명)와 가회중학교(14명) 학생들도 지난 9일부터 오는 15일까지 급식 거부하면서 도시락 지참하고 있다.

유상급식 전환에 읍·면지역의 학부모들이 더 크게 반발

하동 묵계초등학교, 함양 서상중․고등학교도 한때 급식 거부하고 도시락 투쟁을 벌였다. 경남도교육청이 13일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4331명이 도시락, 189명이 가정식을 했다. 이로 인해 이날 지역 22개 학교 급식소가 문을 닫았다.

지금까지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하며 '도시락 투쟁'을 하고 있는 학부모들은 도시보다 시골 지역이 더 많다. 유상급식 전환에 읍·면지역의 학부모들이 더 크게 반발하고 있는 셈이다.

학생 1인당 급식비는 도시와 농촌의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난다. 도시 지역은 1인당(1끼) 월 4만 원선인데 비해 농촌 지역은 7만 원 안팎이다. 농촌의 학생수가 적은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한 학부모는 "시골 학교는 학생수가 적다보니 급식비도 도시 학교에 비해 더 비싸다"며 "농촌 학부모들이 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아무래도 학생수가 많거나 적을 경우 개인이 부담하는 급식비도 차이가 있다. 게다가 시군청에서 우수식자재 비용을 지원해 오다가 중단되었는데, 그로 인해 단가가 올라가면서 학부모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전 경남 창원을 방문한 가운데, 학부모들이 행사장 입구 도로가에 무상급식 재개를 바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 있어 그 주변에 경찰이 지키고 서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전 경남 창원을 방문한 가운데, 학부모들이 행사장 입구 도로가에 무상급식 재개를 바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 있어 그 주변에 경찰이 지키고 서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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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거창지역 학부모 500여 명은 13일 저녁 '무상급식 지키기 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박종훈 교육감과 거창군의원 등이 참석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의 1인시위도 계속되고 있다. 14일 아침 진해 롯데마트 앞과 김해시청 앞 등 곳곳에서 학부모들이 1인시위를 벌였다. 또 학부모들은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집중행동 1인시위'를 벌이는데, 지난 1일과 8일에 이어 15일에도 곳곳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학교 앞에 무상급식을 바라는 펼침막이 걸리고 있다. '감천초교 교육공동체'는 "밥상머리교육, 급식도 교육입니다", 삼계초교 전교조분회는 "잊지말자 세월호, 되찾자 경남무상급식"이라고 쓴 펼침막을 내걸었다.

경남지역 학교 무상급식은 지난해까지 경남도․시․군청이 일정한 비율로 예산 지원해 이루어졌지만, 올해부터 끊어 지난 4월 1일부터 중단되었다.


태그:#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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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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