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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역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하며 도시락·가정식 등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학생들이 계속 늘고 있다. 유상급식 첫날인 지난 1일부터 며칠 동안에는 학부모나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판단해 급식하지 않다가 지금은 학부모회에 이어 지역별로 결의하고 있다.

9일 경남도교육청이 파악한 학교급식 상황을 보면, 급식하지 않은 학생은 43개교의 451명이다. 도시락을 싸온 학생은 388명이고,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온 가정식은 63명이었다. 도시락의 경우 지난 1일 109명, 2일 166명, 8일 379명이었는데 더 늘어난 것이고, 가정식은 1일 101명, 2일 88명, 8일 63명이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학교 무상급식 식품경비 지원을 끊은 가운데, 한 학부모가 9일 오전 창원대로에 "독불장군 떠나라 벽창호 경남에서"라고 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학교 무상급식 식품경비 지원을 끊은 가운데, 한 학부모가 9일 오전 창원대로에 "독불장군 떠나라 벽창호 경남에서"라고 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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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합천 가회초·중학교 학생 63명은 오는 15일까지 도시락을 지참하기로 했고, 7~8일 이틀 동안 학부모들이 도시락을 배달했던 합천 초계초등학교(72명)는 이날부터 급식을 했다.

하동 묵계초등학교는 전교생 67명 가운데 55명이 가정식을 했고 7명은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함양 서상중학교와 서상고등학교 학생(105명)들도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도시락을 지참하고 있다.

사천 곤명초등학교(51명) 학생들은 오는 13~15일 사이 급식 거부하고 학부모들이 음식을 가져올 예정이며, 거창지역 학부모들은 오는 13일부터 급식 거부를 결의했는데 상당수 학생들이 도시락을 지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성 가회중학교 학부모 회장은 "무상급식 중단으로 학부형들의 부담이 크다, 그래서 학부형들이 홍준표 지사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도시락 지참을 결의했다"며 "급식비를 내야 하니까 경제적 부담이 크다, 이런 학부형들의 사정을 홍 지사가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홍준표 지사 상대 감사원 감사 청구

무상급식 중단 2주째인 9일에도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왔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창원 방문 행사장 주변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이날 오후 교장단회의가 열린 창원KBS홀 앞에서도 피켓을 들고 있었다.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경남지방자치센터, 한국YMCA 경남협의회는 이날 감사원에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과 홍준표 지사 근무시간 골프접대에 관한 공익사항 감사청구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학교 무상급식 중단되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진주 중앙중학교와 도동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홍준표 지사를 비난하는 내용의 펼침막을 들고 8일 진주시청 앞에 서 있다(사진-독자제공).
 학교 무상급식 중단되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진주 중앙중학교와 도동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홍준표 지사를 비난하는 내용의 펼침막을 들고 8일 진주시청 앞에 서 있다(사진-독자제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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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은 무상급식 식품경비 지원을 하지 않고 그 예산을 전용해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위법 논란을 빚고 있다. 또 홍준표 지사는 미국 방문 때 평일 낮에 부부동반으로 골프를 쳤다. 이들 단체는 청구인 서명을 마쳐 감사원에 청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이 무상급식 재개를 위한 1인시위와 걷기대회, 집회 등을 계속 열고 있다. 무상급식지키기 거제운동본부는 10일 거제시청 앞에서 '학부모대회'를 연다. 또 고성, 합천, 거창 등 곳곳에서도 조만간 학부모대회를 연다.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여성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은 10일 경남을 방문한다. 서 의원은 이날 오후 진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교육장에서 학부모와 간담회를 갖고, 이날 저녁 거창문화원에서 강연한다.

노동당 경남도당 "예산 없어 의무급식 못한다더니"

노동당 경남도당은 이날 '예산이 없어서 의무급식 못한다는 경남도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경남도청은 그동안 재정 부족 등의 이유로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동당 경남도당은 "무상급식 지원과 관련해서 경남도교육청이 요구한 보조금 예산은 도비 257억 원과 지방비 386억 원 등 총 643억 원이었다"며 "하지만 어제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최근 2년간 경남도와 시군이 감사 적발에 따라 재정상 조치를 받은 금액만 1235억 원이었다, 잘못된 행정을 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아낄 수 있는 금액이었으며 이 돈만 아꼈더라도 무상급식 지원은 얼마든지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남도 예산에서 각종 개발사업이나 도로 확장 등 토건사업 비중은 여전히 높은데 이중 굳이 필요하지 않은 예산만 아끼더라도 무상급식 지원 예산은 충분히 확보될 수 있다"며 "가령 올해 예산 중 서부청사 추진 관련 예산만 374억 원이며 이중 도비는 228억 원이다, 무상급식 지원 관련 도비 예산과 거의 비슷한 규모이다. 건립이 구체화되면 앞으로는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산의 우선 순위'를 언급한 홍준표 도지사에게 묻고 싶다, 서부청사 짓는 것과 학생들 밥 먹이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우선이라고 보는가?"라며 "잘못된 행정이나 잘못된 공약사업에 따른 각종 낭비성 예산만 줄이더라도 무상급식 예산은 충분히 확보될 수 있음에도, 예산을 핑계로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합리화 하려는 경남도는 더 이상 거짓 변명을 하지 말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태그:#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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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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