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노자산 정상에서본 남해안, 좌측에 외도와 우측에 거제해금강이 보인다.
 노자산 정상에서본 남해안, 좌측에 외도와 우측에 거제해금강이 보인다.
ⓒ 원종태

관련사진보기


경남 거제시가 추진 중인 노자산 학동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초안)를 두고 전면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거제시에 따르면, 학동 케이블카 환경평가 초안 공람에 이어 지난 3월 31일 의견서 제출을 집계한 결과 모두 10건의 의견서가 제출됐다.

거제시 관계자는 "의견서에는 '신속한 추진요구' '교통 체증 해소대책' '디자인을 가미한 설계' '팔색조 조사와 보존 대책 마련' '동·식물상과 생태계 재조사'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통영거제 환경운동연합(아래 통영거제환경연합)은 의견서를 통해 ▲ 팔색조 및 하천생태계 조사누락 ▲ 하수처리 용량 부족 ▲ 등산인구 급증에 따른 산림훼손 등을 지적하고 '멸종위기종 1급 남방동사리 보전대책' '생태 이동 통로 마련' 등을 요구했다.

"팔색조 도래기에 조사 이뤄지지 않았다"

학동케이블카 노선과 팔색조(거제시청 민원실에 박제돼 있음)
 학동케이블카 노선과 팔색조(거제시청 민원실에 박제돼 있음)
ⓒ 원종태

관련사진보기


통영거제환경연합은 "평가서에는 동·식물상 조사를 여섯 차례 한 것으로 돼 있으나 천연기념물 204호 팔색조 도래기인 4~7월에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누락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10여 년 째 팔색조를 추적 중인 거제에코투어 김영춘 대표도 "학동 케이블카 노선에서 해마다 팔색조를 확인했는데 없는 것으로 기록돼 있어 재조사 의견서를 냈다"라고 전했다.

또 통영거제환경연합은 "케이블카 예정지 하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남방동사리'가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서식하는 산양천"이라면서 "이곳 하천생태계에 대한 조사도 누락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하루 최대 1만6000명 탐방객에 따른 낙남정맥 거제지맥(상부정류장~노자산 정상~가라산~학동고개)의 2차 산림훼손 대책, 과도한 벌목과 삭도(공중에 로프를 가설하고 여기에 운반 기구(차량)를 걸어 동력 또는 운반 기구의 자체 무게를 이용하여 운전하는 것) 설치로 인해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과의 생태계 단절이 우려되는 바, 생태 이동 통로 등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녹지자연도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녹지자연도
ⓒ 원종태

관련사진보기


숲해설가 박정기씨는 "삭도의 능선부 통과, 지하수와 하천오염, 기후와 식생, 집중호우시 홍수피해, 식물채취 답압(사람이 지면 또는 잔디를 밟을 때 생기는 식물들의 손상)으로 인한 2차 훼손, 사토와 임목폐기물 처리대책, 은행나무 조경 식재 등 전반적으로 부실한 조사결과"라고 평가했다.

박씨는 "사업구간은 학동고개에서 노자산 전망대까지 급경사 능선부 정상에 근접하고 있어 동·식물상을 포함한 산림환경 훼손 및 2차 환경영향 등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므로 능선을 피하거나 충분히 이격해 계곡이나 산자락 선상지 구간으로 삭도선형 변경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조사결과 평가서 기재내용과 현존 식생이 종, 우점종, 규격, 식피율 등에서 현저하게 달랐다"라면서 "케이블카 지주2~상부승강장 구간은 산림생태학적으로 7등급은 존재할 수 없고, 8등급 구역이 삭도선형을 따라 지주4~지주6 구간을 교묘히 비껴갔다"고 주장했다.

녹지자연도 8등급 이상 지역은 자연환경보전법 규정에 따라 개발이 제한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7등급으로 평가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객관적 절차와 방법으로 전면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라고 주문하고 이 같은 입장을 담은 진정서를 환경평가 협의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했다.

거제시 "의견서 종합 판단해 반영 여부 결정할 것"

상부정류장 부근 수령 200년이 넘은 줄사철과 철쭉나무
 상부정류장 부근 수령 200년이 넘은 줄사철과 철쭉나무
ⓒ 원종태

관련사진보기


상부정류장 부근 수령 200년이 넘은 줄사철과 철쭉나무
 상부정류장 부근 수령 200년이 넘은 줄사철과 철쭉나무
ⓒ 원종태

관련사진보기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전면 재조사 지적에 대해 환경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회사 관계자는 "용역을 맡아 처리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 거제시에 확인해달라"며 답변을 피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상부정류장 테크형태 시공, 헬기와 공사용 삭도 이용으로 산림훼손을 최소하겠다"라고 답했다. 또 "여러 의견서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해 본안에 반영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전략환경평가와 환경평가 초안이 통과된 만큼 본안 협의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해 전면재조사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노자산 중간부 서어 소사 까치박달 군락
 노자산 중간부 서어 소사 까치박달 군락
ⓒ 원종태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거제통영오늘신문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거제 노자산, #거제 케이블카, #노자산 케이블카, #학동 케이블카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시인, 숲해설가, 남방동사리책방, 시민과학자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