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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연공해로 코 둘 데를 찾지 못할 정도이지만 공중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아름답기만 하다
▲ 공중에서 본 카트만두 시내 전경 매연공해로 코 둘 데를 찾지 못할 정도이지만 공중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아름답기만 하다
ⓒ 정부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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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만두에 도착하여

카트만두 트리뷰반 국제공항에 도착(12시 20분)하여 도착비자를 발급(us$60*2=120)받고 환전(공항이 달러 가격을 제일 높게 쳐준다)하고 짐을 찾아 출구로 나서니 3시가 넘었다. 비자 발급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카트만두에서 하루를 쉬어가기로 했다. 당초 일정대로 악명 높은 카트만두의 매연공해를 피해 당일 '포카라'로 가는 일정(오후 3시 30분 국내선)을 고집했더라면 낭패를 당할 뻔했다.

낯선 이국 땅에서 내 이름을 쓴 피켓을 들고 서 있는 사람을 만나니 그리 반가울 수 없다. 생소한 카트만두가 가까운 이웃 도시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카트만두 길거리는 우리의 1950~1960년대 모습이었다. 도로는 언제 포장을 했는지, 패이고 터진 곳이 너무 많았다. 덜컹거리는 자동차들이 일으키는 자욱한 흙먼지는 시야를 흐리게 하고 있었고 오토바이, 자전거들이 합세하여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아예 마스크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했다.

새로운 세상으로 거듭나기 위한 진통의 과정을 겪고 있는 카트만두는 더 이상 어쩔 수 없을 것 같은 혼란과 무질서 속에서 약동하고 있었고 새로운 질서의 세상으로 거듭나기 위한 에너지가 무서운 속도로 쌓여가고 있었다. 태양계를 탄생시킨 빅뱅의 전 단계가 이러했을 것이란 생각이 얼핏 뇌리를 스친다.

자유 여행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고 일련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무실인 강 사장의 커피숍에 도착하여 커피의 달콤한 맛과 향을 즐기며 한숨 돌리고 있었다. 그러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카트만두 시내 관광의 대명사 격인 스왐부넛트(Swayamb hunath)사원의 일몰 시간의 분위기가 좋다며 다녀오기를 권한다.

네팔 여행은 택시 가격 흥정에서 흥정으로 끝난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거리당 규정 요금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중 교통 수단을 잘 모른 데다 가까운 거리라고 하더라도 도보로 이동하려면 자욱한 흙먼지와 매연 가스를 둘러쓰는 각오를 해야 한다. 처음에는 가야할 곳까지 거리와 가격을 모르니 당혹스러운 택시 흥정이지만 몇 번 이용하다 보면 나름 요령이 생기기 마련이다.

강 사장이 알려준 금액을 기준으로 왕복 요금에 1시간 대기 조건으로 택시기사와 흥정을 시작했다. 처음 요구한 금액의 절반 정도로 결정되었다. 몇 번은 택시기사와 실랑이가 재미있었지만 매번 시간 여유가 많은 여행객으로 보이는 일은 퍽 피곤한 일이 되었다.

스왐부너트 사원으로 들어서자 원숭이 사원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많은 원숭이들이 노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작은 산 위에 원뿔 형 지붕의 스투파(사리탑)는 분지인 카트만두 시내의 어느 곳에서나 잘 보이는 네팔의 명물이고 카트만두의 자랑이다. 지금도 보름날이면 사원 인근에 사는 티베트 불교인들을 포함한 많은 불교인들이 탑 주변을 돌며 기도를 올리는 장소이다.

스왐부너트 사원은 약 2000년 전에 만들어진 네팔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으로 네팔 불교인 라마교의 성지이다. 사원의 경내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수백 개의 계단을 올라야 했고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정교한 각양각색의 탑들이 네팔 불교미술의 높은 경지를 보여준다. 흰 돔의 사원 꼭대기에 있는 금빛 탑에는 카트만두를 수호하는 듯한 거대한 평화의 눈은 네팔 어느 사원의 어디를 가나 쉽게 볼 수 있었다.

평화의 눈은 처음 보면 날카로운 무서운 눈으로 보였지만 차분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네팔 인들을 정화시키는 눈이다'라는 느낌이 다가온다.


덧붙이는 글 | 지난해 10월 16일부터 11월 18일까지 네팔과 인도를 다녀온 여행기입니다.



태그:#트레킹, #네팔 , #히말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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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연구단지에 30년 동안 근무 후 은퇴하여 지리산골로 귀농한 전직 연구원입니다. 귀촌을 위해 은퇴시기를 중심으로 10년 전부터 준비했고, 은퇴하고 귀촌하여 2020년까지 귀촌생활의 정착을 위해 산전수전과 같이 딩굴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10년 동안은 귀촌생활의 의미를 객관적인 견지에서 바라보며 그 느낌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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