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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아침 시마네 현 야스기시에 있는 아다치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1970년 아다치 젠코(足立全康, 1899 - 1990년)가 세운 미술관입니다. 주로 일본 근현대 미술품 1200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미술관은 일층에서는 밖에 만들어 놓은 일본 정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미술품 전시실은 2층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웃에는 사기 온천이 있습니다.  

           아다치미술관 1층에서 볼 수 있는 일본 정원 모습과 본관 입구입니다.
아다치미술관 1층에서 볼 수 있는 일본 정원 모습과 본관 입구입니다. ⓒ 박현국

1층에 만들어 놓은 일본 정원은 일본 미술품에 나오는 경치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것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가레이산수라고 해서 산에 나무가 있고 물이 흐르는 경치를 좋아합니다. 그런 풍경이 그림에도 자주 나옵니다. 특히 흰 돌을 깔아놓고 물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사람들이 자연경치 그 자체를 즐기고 감상하는 반면 일본 사람들은 자연 경치를 옮겨서 오밀조밀하게 만든 인공 정원을 더 좋아합니다. 아다치미술관을 세운 아다치는 어려서부터 그림을 잘 그리고 그림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그 시절 가난하여 마을 옆 산에서 숯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파는 일을 했습니다. 이때 그는 장사하여 이문을 남기는 것에 눈을 떴다고 합니다.

숯을 구워서 팔던 아다치는 군대에 입대하여 생활하다가 제대한 다음 오사카에 가서 부동산사업을 해서 돈을 벌었습니다. 오사카 신사이바시에 있는 골동품 가게에서 우연히 요코야마(橫山大觀, 1868-1958년) 그림을 보고 감동하여 자주 그 곳을 방문하여 그림을 감상하기도 했습니다.

        요코야마의 병풍 그림이 전시된 전시실과 이층 다실에서 바라다 보이는 바깥 경치입니다.
요코야마의 병풍 그림이 전시된 전시실과 이층 다실에서 바라다 보이는 바깥 경치입니다. ⓒ 박현국

10년 뒤 젠코는 요코야마 그림을 사기 시작하여 그의 작품 120점을 모았습니다. 그뒤 젠코는 자신의 고향, 자신이 살던 집에 아다치미술관을 지었습니다. 아다치 젠코는 처음부터 아다치미술관을 짓는 일에 직접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단순히 미술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이 아니고 일층에서는 일본 미술품의 산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자신의 역량과 미술품에 나오는 이상적인 모습을 정원으로 꾸며놓았습니다. 산과 물과 나무와 꽃이 있고, 새와 온갖 곤충들이 날아와서 즐기는 이상향을 만들었습니다.

아다치미술관을 지은 아다치 젠코의 뜻을 이어 지금도 미술관 직원 50명(정원사 7명 포함)은 오전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미술관 주변 정원 5만 평을 청소하고 손질하는 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자연을 즐기고, 가꾸는 사람만이 진정한 자연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그렇게 꾸며 놓은 정원이 관람객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아다치미술관 1층 벽에 타일로 만들어 놓은 요코야마 그림과 우리나라 개다리 소반 위에 놓인 기타오지의 찻잔 작품입니다.
아다치미술관 1층 벽에 타일로 만들어 놓은 요코야마 그림과 우리나라 개다리 소반 위에 놓인 기타오지의 찻잔 작품입니다. ⓒ 박현국

아다치미술관에는 요코야마의 그림뿐만 아니라 기타오지(北大路 魯山人, 1883-1959년)나 가와이(河井 寬次郞, 1890-1966년)의 도자기 작품을 비롯하여 히라야마(平山郁夫, 1930-2009년)를 비롯한 현대 일본화가의 작품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아다치미술관은 요나고역에서 16km 떨어져 있고, 가까운 야스기역에서 8km 떨어져 있습니다. 쉽게 갈 수 없는 산골 지역이지만 주변 다마츠쿠리온천, 가이케온천 요나고역, 야스키역 따위에서 무료 왕복버스를 이용하여 사람들을 실어 나릅니다.

        아다치미술관 이웃에 있는 사기노유 온천 입구와 욕탕 안입니다.
아다치미술관 이웃에 있는 사기노유 온천 입구와 욕탕 안입니다. ⓒ 박현국

아다치미술관 이웃에 있는 사기노유(鷺の湯) 온천은 처음 아픈 백로 다리를 치료했다고 해서 부쳐진 이름입니다. 이곳은 나트륨, 칼슘을 많이 포함한 염화물 유산염 온천으로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에 의하면 이 온천은 다른 곳에 비해서 이용 가격이 두 배이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합니다.

선과 색으로 자연이나 사람의 감정을 표현한 것이 그림입니다. 사람들은 눈으로 보고 아름답다는 감정을 느낍니다. 그림은 단순한 모방이나 재연이 아닙니다. 화가는 자신이 보고 느낀 자연의 모습을 선과 색으로 나타내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이때 화가들은 어떤 영감을 갖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히라야마의 작품 기원정사(祇園精舍, 1981년)입니다. 그는 실크로드를 주제로 직접 현장을 답사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히라야마의 작품 기원정사(祇園精舍, 1981년)입니다. 그는 실크로드를 주제로 직접 현장을 답사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 히라야마

아다치미술관 입장료는 2300엔입니다. 다만 외국 사람은 1300엔입니다.

가는 법) 요나고역 앞이나 가이케온천, 다마츠쿠리온천, 야스기역 앞에서 무료 버스가 있습니다. 무료버스 시간은 아다치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 누리집> 아다치미술관, https://www.adachi-museum.or.jp/, 2015.2.15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다치미술관#아다치 젠코(1899 - 1990년)#사기노유(鷺の湯) 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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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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