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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곱살이다.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간다. 몸도 마음도 훌쩍 자랐디.
▲ 콩이 이제 일곱살이다.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간다. 몸도 마음도 훌쩍 자랐디.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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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신고 갈 거야? 구두?
"엄마! 구두는 옷하고 균형이 안 맞아요."
"그럼 운동화?"
"아니, 싫어."

유치원에 갈 시간이 되면 두 모녀는 사소한 일로 입씨름을 한다. 오늘은 운동화와 구두 때문이다. 콩이는 항상 엇나간다. 바지를 입으라고 하면 치마를 입겠다고 하고. 겨우 달래서 세수를 시켰다. 밥도 먹여야 한다. 안 가겠다고 이불 속에 다시 들어가 버리면 속수무책이다.

너무나 애절하다. 날마다 투정을 부리고 엄마의 말을 듣지 않지만 가슴속 깊이 묻어나는 엄마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 엄마에게 쓴 콩이의 비밀 편지 너무나 애절하다. 날마다 투정을 부리고 엄마의 말을 듣지 않지만 가슴속 깊이 묻어나는 엄마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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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랑해요. 엄마, 이 편지는 엄마만 볼 수 있어요. 엄마 진짜 많이많이 사랑해요. 엄마 쪽 뽀뽀하고 싶어요. 사랑해. 엄마"

손녀 콩이가 엄마에게 쓴 '비밀 편지'다. 엄마를 좋아한다. 유치원에서 일어난 일도, 콩콩이와 놀이터에 갔던 일도 말해준다. 할아버지와 비밀로 하기로 했던 마트에 간 것도 말해 버린다. 그리고 해성이가 저를 좋아한다는 것까지, 엄마와 콩이는 비밀이 없다.

콩이는 엄마를 좋아한다. 그림도 그리고 편지도 쓴다.
▲ 콩이가 그린 엄마의 모습 콩이는 엄마를 좋아한다. 그림도 그리고 편지도 쓴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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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콩이는 엄마와의 냉온탕 관계를 유지하며 성장해 간다. 다툼이 지속될 것 같지만 즉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엄마한테 편지를 쓰고 엄마가 입혀주는 옷을 입고 유치원에 간다. 콩이는 엄마밖에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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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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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가 그렸다. 서로 다투기도 하고 사랑도 하면서 자란다.
▲ 콩이와 콩콩이 콩이가 그렸다. 서로 다투기도 하고 사랑도 하면서 자란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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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아! 언니가 돌봐 줄게"
"……. "
"그럼 언니가 화낸다."
"……. "

뿐만 아니다. 동생 콩콩이를 돌보는 것이 어른스럽다. 엄마, 아빠가 곁에 있을 때는 동생도 경쟁의 대상이다. 과일 등 먹는 것도 독차지하고 장난감은 손도 대지 못하게 한다. 그러다가도 동생이 넘어져서 입술을 다쳤을 때다.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혈육이란 이런 거구나 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제 콩이 나이 일곱 살, 내년이면 초등학교 들어간다. 마음껏 뛰어놀고 친구, 동생들과의 아름다운 추억 만들어 갔으면 싶다. 나의 어린 시절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초등학교 이전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이 천방지축 뛰노는 모습 등을 기록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어머니는 따스하고 온화하고 다정하다. 모든 것을 가슴으로 안아준다. 그리고 어머니는 고향과 같다. 어머니가 없는 고향은 너무나 삭막하다. 설날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것은 어머니, 고향과도 같은 어머니다.


태그:#콩이, #하부지의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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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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