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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 방어동에 기습 개장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철수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장에서 농성을 벌인지 303일째인 2013년 12월 26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중소상인 대책위 정종삼 위원장(오른쪽)과 울산중소상인살리기네트워크 이승진 사무국장. 정좀삼씨등 중소상인 6명은 이후 협동조합을 설립해 5일 나눔마켓 1호점을 개장했다.
울산 동구 방어동에 기습 개장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철수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장에서 농성을 벌인지 303일째인 2013년 12월 26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중소상인 대책위 정종삼 위원장(오른쪽)과 울산중소상인살리기네트워크 이승진 사무국장. 정좀삼씨등 중소상인 6명은 이후 협동조합을 설립해 5일 나눔마켓 1호점을 개장했다. ⓒ 박석철

2013년 울산 동구 방어동 홈플러스 익스프레스(SSM) 기습 개점 후 SSM 철수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이어가다, 결국 가게 문을 닫았던(관련기사: <"300일 넘게 농성... 철도노조 심정 알겠더라">) 중소상인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최근 개장했다.

이들이 울산나눔슈퍼마켓협동조합(아래 협동조합)을 만들며 내세운 핵심 가치는 협동과 나눔, 공생, 소비자 이익, 안전한 먹거리 등이다. 5일, 나눔마켓 1호점이 울산 울주군 구영리에서 문을 열었다.

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은 이는 정종삼씨. 농성 당시 중소상인 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정씨는 가게 일도 마다하고 매일 농성장을 지키는 등 대기업에 저항했었다. 협동조합은 정종삼씨 등 당시에 협상을 주도했던 중소상인 6명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것이다.

협동조합은 ▲대기업 중심의 무한경쟁 유통구조를 협동조합 설립을 통해 상생 구조로 전환한다 ▲수익금의 5%를 지역사회에 환원해 지역사회공동체 기반 조성에 기여한다 ▲물류센터 조성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신선식품 유통 구조를 확립한다 ▲동종 상권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입점 거리 제한을 두고 공생을 도모한다는 등의 가치를 정했다.

중소상인들 "협동조합으로 자생력 길러 소비자 선택 기다리겠다"

 울산나눔슈퍼마켓협동조합 조합원들이 나눔마켓 1호점을 울산 울주군 구영리에 개장하고 컷팅식 후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울산나눔슈퍼마켓협동조합 조합원들이 나눔마켓 1호점을 울산 울주군 구영리에 개장하고 컷팅식 후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박석철

정종삼씨는 "그동안 지역 골목상권까지 침투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입지를 잃어온 중소상인들이 협동조합을 설립했다"며 "협동조합으로 자생력을 키우고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울산 동구지역을 거점으로 영업을 해왔던 상인들이 울주군에 터전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지역의 영세한 슈퍼마켓 사업자의 상권을 침범하지 않고 공생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정좀삼씨는 "현재 나눔마켓이 개장한 지역은 이미 기업형 슈퍼마켓(서원유통 탑마트)과 농협 하나로마트가 선점해서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라며 "협동조합의 정신으로 영세 슈퍼마켓 상권을 피해 대기업과 적극적인 경쟁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눔마켓은 주인이 없는 슈퍼마켓으로, 조합원 모두가 주인"이라며 "판매 수익은 조합원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이 아니라 2호점과 3호점을 개장하는데 쓰이게 되고, 그렇게 발생한 수익으로 물류센터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공동구매 방식으로 가격을 낮춰 소비자에게 이익을 되돌려드리는 구조를 만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정 이사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 드리기 위해 화학조미료와 항생제를 쓰지 않고 방사능에서 안전한 지역 농산물로 조리한 반찬들을 매장에 진열할 계획"이라며 "안전 문제가 화두인데, 주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우리 상인들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조합원들은 현재 또다른 협동조합인 '작은부엌공동체협동조합'과 안전한 농산물로 반찬을 만드는 것에 대해 협의 중이다.

한편 나눔마켓은 "순수익 중 5%는 매월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인근 복지기관과 시설에 기탁하겠다"는 약속을 조합 정관에 명시했고, 이 약속에 따라 한 달 뒤인 3월 5일 1차 기탁을 할 예정이다.

정종삼 이사장은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은 대기업으로부터 지역상권도 보호하고 지역사회공동체 활성화에도 동참하는 윤리적 소비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나눔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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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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