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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이재오 의원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환하게 웃고 있다. 이 의원은 '증세 없는 복지는 거짓'이라는 취지로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김 대표와 새로 선출돼 지도부 회의에 참석한 유승민 원내대표를 치켜 세우며 모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회의에 임했다.
▲ 모처럼 환하게 웃은 새누리...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이재오 의원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환하게 웃고 있다. 이 의원은 '증세 없는 복지는 거짓'이라는 취지로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김 대표와 새로 선출돼 지도부 회의에 참석한 유승민 원내대표를 치켜 세우며 모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회의에 임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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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제가 최고중진회의에서 할 말이 많지 않을 것 같다. 참석 안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주류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던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의 '불참' 선언에 웃음이 터졌다. 이 의원은 4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난 2년 동안 국민의 말을 듣기보다 청와대 말을 너무 들어서 청와대와 당이 어려워졌다, 지금 그것을 바로잡을 기회가 왔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승민 새 원내대표 선출 이후 '비주류'로 채워진 당 지도부의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친박'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불참했다.

이 의원은 '당 중심의 당청관계'를 내세운 유승민 새 원내대표를 적극 지지했다. 그는 "지금까지 해온 건 다 잘못했다 생각하고 오늘부터 새로 한다 해야지 혁신이 되고 변화가 되고 진보가 된다"라면서 "맨날 지난날을 이어가려 하면 발전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국민이 선출한 사람인데 청와대에서 한 마디만 하면 무조건 따라갔다"라면서 "그래서 청와대 지지율이 올라갔나, 뭐가 잘 됐나, 지금 내리막길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임명받은 사람은 임면권자가 말하면 듣는 척이라도 해야 하지만 우리는 (국민에 의해) 선출된 사람들로 국민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원리를 잊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무성 당 대표가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증세 없는 복지, 이런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담뱃세를 느닷없이 2000원 올려서 2조~3조 원 거둬들이고 연말정산 해서 2조~3조 원 거둬들여서 모두 5~6조 원을 더 걷은 게 증세다, 서민들이 정부에 무슨 후원금 준 건가"라면서 "그걸 인정하고 복지 부분을 다시 손대든지 해야 한다, 서민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정부로 들어갔는데 증세는 없다고 말하면 나라가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우리 원내지도부와 정책위에서 적절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이제 남은 1년 동안 정치를 정직하게 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새누리당이 그래도 믿을 만하다'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제 그 기회가 왔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증세 없는 복지' 기조 수정 목소리 강화... "대선공약 전면 재검토 필요"

다른 의원들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청와대와 정부를 향한 비판 역시 더욱 거세졌다.

심재철 의원은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료 개편 백지화는 연말정산 사태에 이어 국민 신뢰를 크게 추락시켰다"라면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라 국민이 공감하면서 바라봤는데 복지부가 지레 겁을 먹고 백지화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복지부가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부담만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다시 발표했는데 이것 역시 잘못된 접근"이라며 "안 한다고 했다가 다시 하면 체면은 다시 구겨질지 모르지만, 새누리당 지도부가 개편됐으니 복지부는 건강보험료 개편 작업을 재개해 국민 부담도 덜어주고 정부의 혼선도 정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병국 의원은 "이반하는 민심을 바라보면서 그 원인이 어디로부터 시작됐는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라면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실패를 구체적으로 짚었다. 또 그는 "증세 없는 복지를 주장한 (대선)공약 가계부로 인해서 국가 재정건정성이 망가지고 있다"라며 "지금부터라도 공약 가계부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도 지난 3일 김 당 대표의 '증세 없는 복지' 비판을 두고 "적절한 지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도 솔직히 국민들에게 내용을 털어놔야 한다, 정책추진 미숙과 실패, 모순 등으로 정부 신뢰도도 추락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이제 이를 인정하고 꼭 필요한 계층에 적용하는 선별적 복지로 전환하고 복지 전달 체계의 합리화를 추진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병석 의원은 새 원내지도부의 탄생을 축하하며 "오직 민심에 절대 봉사하는 당심을 잘 세우고 국민이 원하는 것을 시대정신으로 엮어서 가야 할 길을 제시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당청 갈등 부각 경계하기도... 김무성 "새누리와 박 대통령은 한몸"

당 지도부는 새 원내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당청 간 갈등이 부각되는 것을 경계했다.

김무성 당 대표는 "국민들께서 새 원내지도부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큰 만큼 국민을 바라보고 가는 민생정책을 잘 이뤄내고 정부와도 정책조율을 잘해주실 것으로 확신한다"라면서 "지금 국정운영 추진동력이 약해질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당 구성원 모두 위기의식을 갖고 힘을 모아 국정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여기 계신 최고위원·중진의원들도 새 원내지도부를 적극 도와주길 부탁한다"라며 "다시 한 번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과 한 몸이라는 것을 다짐한다"라고 강조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당이 국정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이야기에 우리 국민과 당은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제 당과 청와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생산적·협력적으로 (당청) 관계의 새 변화가 분명히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역시 "불필요한 갈등이나 충돌로 우리 모두 공멸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라면서 "그래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당청 모두가 더 쇄신하고 더 변화된 모습으로 국민의 무한한 신뢰와 사랑을 받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승민 새 원내대표는 "우리 당과 정부, 청와대가 당면한 위기를 돌파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태그:#이재오, #유승민, #박근혜, #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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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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