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홍준표 경남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홍준표(60) 경남지사 때문에 불편한 사람들이 많다. 홍 지사는 한때 진주의료원 폐업 문제로 민주노총·야권과 싸웠고, 무상급식 중단으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도 갈등을 빚었다. 요즘은 같은 새누리당 소속 안상수 창원시장이나 국회의원들과 충돌하고 있다.

홍 지사는 진주 출신 국회의원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도에서 여는 행사에 초청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 발언을 들은 사람들은 "마치 아이들이 싸우다가 우리 집에 놀러오지 말라고 하는 말과 같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다.

홍 지사는 김두관 전 지사가 중도사퇴하면서 치러진 2012년 12월 19일 보궐선거에 당선했고,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리고 최근 홍 지사는 차기 대권 도전까지 선언했다. 여·야를 넘나들어 충돌하고 있는 홍 지사를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진주의료원 관련해 야권, 국회, 언론사 기자와도 싸워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야권은 물론, 국회, 보건복지부, 언론사 기자와도 한때 충돌했다. 홍 지사는 2013년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발표했고, 그 해 5월 29일 폐업했다.

홍 지사가 국회와 불편했던 것은 국정조사 때문이었다. 국회가 2013년 6~7월 사이 '진주의료원 국정조사'를 실시했을 때, 홍 지사가 "지방의료원은 국가 사무가 아니라 지방 사무"라며 국정조사를 거부했던 것이다.

국회는 '1개월 이내 진주의료원 재개원 방안 보고' 등의 내용이 담긴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2013년 9월 30일 채택했는데, 홍 지사는 이것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정조사를 거부한 홍 지사는 2013년 6월 20일 국회를 상대로 헌법재판소(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그런데 헌재가 결정을 미루었고, 헌재 결정이 나오기 전인 2014년 11월 7일, 홍 지사는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슬그머니 취하해버렸다.

진주의료원과 관련해 홍 지사는 한때 보건복지부와도 불편한 관계였다. 보건복지부가 2013년 6월 13일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 재의'를 요구했지만, 홍 지사는 받아들이지 않고 그 해 7월 1일 조례를 공포했던 것이다.

홍 지사는 법정 싸움에서 지기도 했다. 홍 지사는 언론사 기자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졌고,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를 교부하지 않았다가 관련 소송에서도 졌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과 관련해 보도한 2개 언론사 기자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홍 지사는 1개 언론사 기자만 항소했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도 거부하고 있다. 홍 지사는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를 교부하지 않아 1·2심은 물론 대법원에서도 패소했다. 홍 지사는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를 교부했지만, 주민투표 성사 요건이 되더라도 실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홍 지사는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도민들과도 싸울지 두고 볼 일이다.

또 홍 지사는 학교 무상급식 예산 지원 문제를 두고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도 싸웠다. 홍 지사는 교육감 관할인 일선학교에 '무상급식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한 것을 박 교육감이 거부한 것. 이에 홍 지사가 2015학년도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했고, 경남지역 학교는 오는 3~4월부터 무상급식 혼란이 불가피 하게 되었다.

안상수 창원시장,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과도 충돌

경남도청 현관 앞에는 "당당한 경남시대"라는 구호가 붙어 있다.
 경남도청 현관 앞에는 "당당한 경남시대"라는 구호가 붙어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홍 지사는 안상수 창원시장과도 충돌하고 있다. 홍 지사와 안 시장은 '개 소송 다툼'을 벌였을 정도로 앙숙으로 알려져 있다. 검사 출신인 두 사람은 1996년 15대 총선 때 함께 초선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고, 2010년 7월 당대표 경선 과정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다. 경선 이후에도 자주 충돌했다. 안 시장이 홍 지사보다 8살 많다.

이번에는 창원시의 광역시 승격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안 시장이 새해 들어 광역시 승격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하자, 홍 지사가 지난 7일 "결국 경남도를 없애는 행정체계 개편을 단행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광역시든 무엇이든 의미가 없게 된다"며 "내가 재임하는 동안에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 시장은 그 다음 날 "홍 지사가 창원광역시 승격에 부정적인 것은 이해가 되지만, 울산이 광역시가 될 때도 경남도는 반대했다"면서 "창원도 울산처럼 경남도에서 반대해도 (광역시) 승격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다 홍 지사는 새누리당 경남 출신 국회의원들과도 불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진주를 방문했던 홍 지사는 박대출(진주갑)·김재경(진주을) 의원을 비난했고, 다음 날 두 국회의원은 보도자료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박했다. 홍 지사가 두 국회의원을 비난했던 것은 남부내륙철도와 진주의료원·서부청사 때문이다.

홍 지사는 이들 국회의원들에 대해 "도에서 여는 행사에 초청하지 않겠다"거나 "도움이 안 되고 도움을 받아 본 적도 없다",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훼방을 놓아서는 안 된다", "말이 안 되는 엉뚱한 주장을 해선 안 된다"는 말을 했다.

두 국회의원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보도자료를 통해 홍 지사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선 것. 김재경 의원은 홍 지사를 향해 "사실관계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거나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또 남부내륙철도와 관련해, 김 의원은 "그 책임을 의견을 달리하는 국회의원에게 모두 전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거나 "국가철도망에 대한 기본 이해가 부족한 것", "홍 지사가 곡해하는 것"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박대출 의원은 "홍 지사의 주장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는 어불성설"이라며 "저는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주장한 적이 없다, 진주에 공공 의료기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진주의료원은 이미 폐업됐다, 이런 상황에서 서부청사 조기 개청을 위해 옛 진주의료원 부지를 활용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으며, 반대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경남 출신 15명의 국회의원들도 홍 지사에게 발끈하고 나섰다. 의원들은 지난 13일 '경남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 일동'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서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이들은 "홍 지사의 발언은 경남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경남도지사와 국회의원들 간 합의를 저해하고 지역 갈등과 분열을 초래, 도민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며 "경남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엄중히 당부한다"고 밝혔다.

온갖 충돌, 홍 지사의 대권 도전에 이득일까 아닐까

홍 지사는 지난 7일 "새해부터 천천히 대권 준비를 하겠다"고 말해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지방선거가 끝난 지 6개월 만에, 아직 임기가 3년 이상 남았는데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것이다. 야권은 물론, 경남도교육감뿐만 아니라 같은 당 소속 시장·국회의원과 충돌하는 모습이 홍 지사의 대권 가도에 이득이 될까 안 될까.

조유묵 마산창원진해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지역사회에 온갖 갈등이 없을 수야 없다, 그러나 자치단체장이라면 지역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조정·관리해서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며 "그런데 홍 지사는 그런 덕목은 차치하고라도, 오히려 갈등을 양산시키는 당사자가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2년 12월 보궐선거 뒤 홍 지사는 온갖 갈등을 양산하며 그 중심에 서 있었다, 그리고 문제를 확대시켜 왔다"며 "기본적으로 자치단체장이 갖추어야 할 리더십 차원에서 큰 문제가 있다, 대권 도전이나 정치를 떠나서 지방자치단체장이 갈등의 중심에 서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태그:#홍준표 지사
댓글1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