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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는 12일 진주시청을 방문해 "진주의료원 재개원은 곧 경남도 서부청사 포기 아닌가"라고 말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12일 진주시청을 방문해 "진주의료원 재개원은 곧 경남도 서부청사 포기 아닌가"라고 말했다.
ⓒ 진주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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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재개원은 곧 경남도 서부청사 포기 아닌가"(홍준표)
"의료원과 서부청사는 별개다. 말도 안된다. 병 주고 약 주나"(박석용)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 서명운동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경남지사가 진주를 방문해 했던 발언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 지사는 시군순방 첫 번째로 12일 진주를 방문했다.

홍 지사는 이날 진주시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진주의료원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재개원은 곧 서부청사 포기 아닌가, 도청 재정난이 심한데 어떻게 서부청사 지을 수 있나"라며 "의료원이 폐업해서 결과적으로 개청을 빨리 당긴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의료원 청사에 서부청사 개청할 마음이 없었다, 폐원 이후 팔려고 하는데 복지부에서 반대했다"며 "진보진영과 민주노총까지 합세해서 재개원 요구하는데 결국은 서부청사 반대 아닌가, 그게 그것 아닌가, 이런 건물이 생기니까, 그곳에 들어가려는데 반대하는 것은 결국은 서부청사 반대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2012년 12월 '도청 매각 대금으로 서부청사 건립' 공약

홍준표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공약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홍 지사는 2012년 12월 19일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균형발전을 위해 '도청 이전'과 '제2청사 건립', '의과대학 유치'를 내걸었다. 현재 창원 사림동에 있는 도청은 옛 마산으로 이전하고, 진주에 '제2청사'(서부청사)를 건립하며, 진해에 의과대학을 유치한다는 공약이었다.

홍 지사는 '마산 본청 건립'과 '진주 제2청사 건립', '진해 의과대학 부지 확보'는 모두 현재의 도청을 매각해 충당하고, 여분의 자금으로 경남도의 부채를 변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는 공약대로 되지 않았다.

경남도청 마산 이전은 이제 헛공약이 되었고, 진해 의과대학 유치 역시 마찬가지다. 남은 공약이 '진주 제2청사'인데, 지금 경남도는 폐업한 진주의료원 건물을 리모델링해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홍 지사는 2013년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발표하고, 그해 5월 폐업했다.

홍 지사의 '진주 제2청사 건립'도 당초 공약대로 진행되는 게 아니다. 경남도는 2013년 9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서부청사 타당성 용역조사'를 실시했다. 이 용역조사는 당초 효원엔지니어링에 의뢰했다가 2014년 4월경 (재)한국종합경제연구원으로 변경되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2012년 12월 19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냈던 '책자형 선거공보' 속에 보면 "균형발전을 위해 도청 이전, 제2청사 건립, 의과대를 유치하겠습니다"라고 해놓았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2012년 12월 19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냈던 '책자형 선거공보' 속에 보면 "균형발전을 위해 도청 이전, 제2청사 건립, 의과대를 유치하겠습니다"라고 해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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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해 12월 낸 자료를 통해 "타당성 조사 용역을 처음 맡았던 곳은 효원엔지니어링으로, 애초 서부청사 건립 후보지에서 진주의료원은 제외되어 있었고, 용역결과 서부청사 건립 최적지는 옛 진주종축장(진주의료원 인근) 부지라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한국종합경제연구원 용역 결과, 신축할 경우 종축장 부지(사업비 277억원)가 가장 적합하고, 리모델링할 경우 진주의료원(사업비 79억원)이 가장 적합하다는 용역 결과를 내놓았다"며 "애초 조사용역을 시작할 당시에는 서부청사 입지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진주의료원이 도중에 포함되어 리모델링 적합후보지로 최종 선정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진주의료원 재개원 경남․진주시시대책위'는 줄곧 진주의료원 재개원과 서부청사를 별개라고 주장해 왔다. 홍 지사의 공약인 서부청사를 진주의료원에 설치할 게 아니라 별도로 신축해야 한다는 것.

"진주의료원 재개원과 서부청사는 별개, 한결같이 주장"

홍준표 지사의 발언에 대해,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인 강수동 민주노총 진주지부장은 "홍 지사가 서부청사 공약할 때는 진주의료원 이야기도 없었고,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의료원 폐업 방침 발표 직후에도 마찬가지였다"며 "진주의료원 폐업 논란이 한창일 때 '서부경남발전협의회'라는 단체에서 진주의료원에 서부청사를 설치해야 한다며 여론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그는 "진주 출신 국회의원들도 진주의료원은 공공의료기관으로 재개원하고 서부청사는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홍 지사는 결단력과 추진력이 강하다고 하지만, 말을 수시로 바꾸고 있다, 따지고 보면 서부청사 설치도 자신의 선거 공약과 상반되는 것"이라며 "서부청사는 진주의료원과 별개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인 최세현 진주환경연합 상임의장은 "진주의료원 재개원은 서부청사 포기가 아니고 별개의 문제다, 서로 연결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한결같이 의료원과 서부청사는 별개라고 주장해 왔다, 우리는 서부청사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의료원은 재개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홍 지사가 공약했던 서부청사는 의료원과 별개다, 처음에 공약했던 대로 해라, 의료원 재개원이 서부청사 포기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홍 지사는 머리를 어떻게 그렇게 쓰는지 모르겠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 병 주고 약 주나"라고 말했다.

'주민투표를 위한 원탁회의' 등 열기로

경남․진주시민대책위는 주민투표 서명운동을 곧 시작한다. 시민대책위는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과 청구인대표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14일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한다. 시민대책위는 이번 달 '주민투표를 위한 원탁회의'를 열 예정이다.

강수동 지부장은 "이렇게 된 마당에 홍준표 지사한테 맞서 진주의료원을 재개원 할 희망은 주민투표밖에 없다"며 "홍 지사의 불통 행정에 반대하는 모든 경남의 세력을 규합해서 전면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세현 상임의장은 "지금 진주의료원 재개원 동력이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지만 다시 결집할 것이고 주민투표 서명운동을 재개원을 위한 홍보의 장으로 만들 것"이라며 "서명운동은 예정대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남도는 대법원에서 패소(진주의료원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 불교부 취소소송)한 뒤 지난해 12월 31일 청구인대표자증명서를 교부했다. 주민투표 청구가 되려면 6월 28일까지 경남지역 유권자 14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태그:#진주의료원, #홍준표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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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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