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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의 입법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이 12일 밤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2014.8.13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의 입법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이 12일 밤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2014.8.13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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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검찰조사 때 기억에 맞지 않는 진술을 하거나 거짓말을 한 겁니까?"

12일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입법로비사건 7차 공판을 심리하던 재판장 이정석 부장판사(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가 증인으로 나온 전현희 전 의원에게 물었다. 전 전 의원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의 법정진술을 과연 믿을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태도를 좀처럼 바꾸지 못했다.

전현희 전 의원은 이 사건의 피고인은 아니지만 관련 인물로 꾸준히 이름이 거론됐다. 신계륜 의원 등이 김민성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아래 SAC) 이사장으로부터 학교 이름에서 '직업'자를 빼달라며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개정 부탁을 받은 자리에 그도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은 그가 조사에서 2013년 9월 14일 신계륜 의원이 SAC를 방문했을 때 법률 개정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한 내용이 '입법로비를 했다'는 김 이사장의 자백과 일치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법정에 선 전현희 전 의원은 검찰에서 말한 내용 대부분을 번복했다. 그는 2013년 9월 모임에서 김 이사장이 신계륜 의원과 법안 개정을 두고 대화한 기억이 없다고 했다. 김민성 이사장이 '혼자 교육사업을 여러 가지 하는데 정부가 도와주지 않아 어렵다'고만 했을 뿐 법률 개정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전 전 의원은 김 이사장이 법률 개정을 추진했다는 사실 역시 언론 보도가 나와서 알았고, 그와 의원들의 친목모임이라는 '오봉회'는 실체가 없다고 덧붙였다.

전현희 진술, 김민성 SAC 이사장 진술과 크게 엇갈려

자신이 김민성 이사장에게 '위원장(신계륜 의원)님 섭섭하지 않게 대접해드리라'고 말했다는 김 이사장의 진술 역시 전면 부인했다. 전 전 의원은 "제 평생 누구에게 '섭섭하지 않게 대접해드리라'는 말을 해본 적이 없고 할 줄도 모른다"라면서 "전혀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그날이 신 의원 생일이라 김 이사장이 와인 선물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은 했다"라면서도 "김 이사장에게 '와인선물' 얘기를 전달했는지는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또 2013년 7월 30일 김재윤 의원이 참석한 식사자리에서도 법안 개정 얘기가 나왔다는 김 이사장과 달리 "그때는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검찰 진술조서 대부분을 뒤엎는 그의 법정 진술에 재판부는 의아해했다. 이정석 부장판사는 "증인은 일반인도 아니고 전직 국회의원에 변호사"라며 "김 이사장의 금품제공이 국회의원 직무와 관련성 있는지 여부를 보려고 김 이사장과 검찰에서 대질조사했는데, 그런데도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진술했냐"고 물었다.

전 전 의원은 "직무관련성 부분은 아는 바도 없고, 신경쓰지 않았으며 정확히 기억나는 것도 없어서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답했다. 당시 여러 가지로 힘든 때라 조서 열람도 꼼꼼하게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마지막으로 전 전 의원에게 "오늘 증언에 의하면 김 이사장은 증인에게 듣지도 않은 말을 꾸며내고 피고인을 음해한다는 것인데, 그가 그럴 이유가 있냐"라고 질문했다. 전 전 의원은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만 대답했다. 재판부는 12일 오후 신계륜 의원 보좌진 등의 증인 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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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로비#신계륜#전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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