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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경남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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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홍준표(60) 경남지사가 임기 3년 이상 남았는데 '대권 행보 공식화'를 하자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야권과 시민사회진영은 홍 지사의 발언에 대해 "도민 입장에서는 비극"이라거나 "지사직을 사퇴하고 대권 준비하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홍 지사는 김두관 전 지사의 중도사퇴로 실시된 2012년 12월 19일 보궐선거에서 당선했고,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재선했다. 현재 경남지사의 임기는 2018년 6월 말까지로 3년 6개월이나 남았다. 19대 대통령선거는 2017년 12월에 치러진다.

"대권 준비하겠다" ... 경남도 보도자료 '대권 행보 공식화'

홍준표 지사는 새누리당 안에서 김무성 대표, 김문수 전 경기지사, 정몽준 전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과 함께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홍 지사는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지난 7일 홍 지사는 "새해부터 천천히 대권 준비를 하겠다", "20여년간 정치를 하면서 한 번도 어느 계파에 속해 보지 않았는데, 큰 게임을 하려면 계파가 좀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해부터 우호세력과 협력체계를 본격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홍 지사가 한 인사가 '대권 준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최구식(54) 경남도 정무부지사와 조진래(49) 정무특별보좌관으로 홍 지사는 지난 7일 임명장을 줬다. 특히 최 전 의원은 2011년 '디도스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옛 한나라당(새누리당)을 탈당했다.

홍 지사측 인사들이 '세력 결집' 차원에서 오는 2017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최구식 정무부지사는 2012년 4월 무소속으로 '진주갑'에 출마해 낙선했다. 이곳은 새누리당 대변인인 박대출 의원의 지역구다.

조진래 정무특별보좌관은 예전 의령함안합천 선거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금은 조현룡 의원의 지역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조현룡 의원은 철도비리로 구속돼 있다. 조 정무특별보좌관은 주로 서울 여의도에 있는 경남도 서울사무소 등에서 근무하게 된다.

윤한홍(52)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지난해 12월 관사를 창원 의창구 용호동에서 마산회원구 양덕동으로 옮겼다. 이곳은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마산회원)의 지역구다.

이들은 다음 총선 출마에 대해 현재로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언론을 통해 "도지사를 모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거나 "홍 지사의 뜻에 따르겠다"고 말해 그 여지를 남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준표 지사의 행보가 '대권 도전'으로 비치고 있다. 홍 지사는 오는 12일부터 2월 4일까지 18개 시·군청을 순방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1년 만이다.

경남도는 보도자료에서 "홍 지사가 7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대권 행보를 공식화한 가운데 시군 순방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홍 지사의 '대권 행보 공식화'를 경남도가 보도자료에서 밝힌 것이다.

"임기 3년 이상 남았는데" ... "사퇴하고 대권 준비하라"

 경남도는 최근 홍준표 지사의 시군 순방 계획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면서 '대권 행보 공식화'라고 표현했다.
 경남도는 최근 홍준표 지사의 시군 순방 계획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면서 '대권 행보 공식화'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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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지사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 지사가 대권 도전을 공식화 하면서 "도정이 흔들릴 수 있다"거나 "도민을 위한 도정보다 대권 욕심을 위한 도정", "임기가 3년 이상 남았는데 무슨 대권 도전이냐", "사퇴하고 대권 준비하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는 "오만하다, 경남은 이미 지사가 대권 도전하면서 도정이 흔들리는 모습을 경험했다, 홍 지사는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하겠지만, 도정을 대권 도전의 포석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 중단이 그랬다, 도정을 정치 이벤트화하고 대권 도전의 디딤돌로 삼는 행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선거가 끝난 지 6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고, 아직 임기가 3년 이상 남았다, 그런데 대권 도전을 표명하는 것은 도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도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도 모자랄판에 지사가 엉뚱한 꿈을 꾸게 되면 그 피해는 도민들이 받는다"며 "최근 인사도 그렇다, 대권 준비 캠프로 비쳐서는 안된다, 정말 자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민에게는 비극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차윤재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는 "2012년 보궐선거 할 때부터 홍 지사는 경남지사를 발판으로 대권 도전할 것으로 예상을 많이 했다, 그래도 지난 지방선거가 끝난 지 6개월 만에 지방자치단체장이 대권 도전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문제"라며 "경남도의 인사나 정책 등 모든 것이 대권 도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느낌이다, 도민 입장에서는 비극"이라고 말했다.

홍 지사가 대권 도전을 공식화 한 것이 박근혜정부의 레임덕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유낙근 경상대 교수(행정학)는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이 여러 가지 레임덕이 있고 하니까 홍 지사가 치고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권 도전은 정치인이라면 당연할 수 있지만 도지사로서는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임기가 3년 이상 남았는데 대권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면 도정에 전념할 수 있겠느냐, 모든 인사나 정책이 대선 전략으로 비칠 것이다, 도민 입장에서 도민을 위한 정책이 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대권 도전의 한 가닥으로 도정을 펼칠 것이기 때문이다"며 "홍 지사의 도정 2기가 대권으로 시작해 대권으로 끝날텐데 문제다"고 덧붙였다.

경남도의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영국 경남도의원(창원)은 "홍 지사는 경남의 주요 현안을 마무리 지은 것도 아니고, 갈등만 부추겨 놓았다"며 "홍 지사는 주민투표(진주의료원) 거부 입장도 냈는데, 국민의 기본권조차도 부정하는 인식을 가지고 어떻게 대선에 도전하려는 생각을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무부지사 등 인사도 그렇고, 모든 것이 개인의 대권 도전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이것은 도정을 사유화하고 행정을 사유화하는 것이다"며 "홍 지사가 대권 도전을 공식화 한 마당에, 도정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사퇴하고 대선 준비를 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최구식 정무부지사 등 임용에 대해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은 "도민을 안중에 두지 않은 권력욕에 눈먼 행위에 불과하다"고, 정의당 경남도당은 "도정 최고 책임자 자리를 자신의 사적인 정치적 탐욕에 이용해 도민이 그 희생양이 되게 한다"고 비난했다.


태그:#홍준표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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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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