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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었다. 추운 날이니, 집에서 아랫목을 차지하고 보내도 좋은 날. 지난 4일 하지만 종일 피곤한 몸을 움직여 아내를 따라 상 받는 모습을 촬영하고 박수치러 다녔다. 네팔인인 아내는, 한국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인정받아 네팔 대사관과 구릉족 행사에서 총 세 가지 상을 받았다.

아내와 나는 외출을 준비하고 집을 나설 때까진 그저 네팔 구릉족의 새해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또, 네팔 대사관에서 아내에게 감사장 같은 것을 준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따라 갔다. 아내는 행사 시작 시간을 알면서도 네팔리 타임이 있으니 천천히 가도 된다며 여유있게 움직였다.

마치 상받는 퍼레이드를 펼치듯 하루에 세 가지 상을 받은 아내 먼주 구릉이 자랑스럽다. 하나는 네팔기자협회에서 보내온 상이고, 하나는 주한네팔인협회, 다른 하나는 구릉족협회에서 준 상이다.
▲ 하루 세 가지 상을 받은 아내 먼주 구릉 마치 상받는 퍼레이드를 펼치듯 하루에 세 가지 상을 받은 아내 먼주 구릉이 자랑스럽다. 하나는 네팔기자협회에서 보내온 상이고, 하나는 주한네팔인협회, 다른 하나는 구릉족협회에서 준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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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들과의 기념사진과 네팔 대사 커먼 싱 라마의 축하인사 모습이다. 여성 3인은 이날 각기 서로 다른 상을 받은 여성 수상자들이다.
▲ 수상자들과 함께 수상자들과의 기념사진과 네팔 대사 커먼 싱 라마의 축하인사 모습이다. 여성 3인은 이날 각기 서로 다른 상을 받은 여성 수상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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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릉족 새해맞이 행사가 서울 약수동 청소년수련원에서 열렸다. 주요 참석자들의 인사가 끝나고 공연이 펼쳐졌다. 사진 아래 왼쪽에는 작년 한 해 동안 이주노동자로 와서 일하다 사망한 두 사람에게 구릉족 새해행사에서 축원을 비는 영정이다.
▲ 구릉족 새해맞이 행사 열려 구릉족 새해맞이 행사가 서울 약수동 청소년수련원에서 열렸다. 주요 참석자들의 인사가 끝나고 공연이 펼쳐졌다. 사진 아래 왼쪽에는 작년 한 해 동안 이주노동자로 와서 일하다 사망한 두 사람에게 구릉족 새해행사에서 축원을 비는 영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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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행사 진행 중간에 도착했는데,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네팔 대사님께서 다른 행사에 참석해야 하니 빨리 식을 진행해 다른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잠시 후 급히 식순을 진행하며 인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 한 해 한국에 체류 중인 네팔인들이 각 부문별로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수여하는 상이 주어졌다. 아내도 그 영예로운 수상자 중 한 명이었다. 이어서 지난 해 한국에서 네팔인 기자로 활발히 활동해 온 기자에게 네팔에서 수여하는 상도 주어졌다. 아내는 이 두 가지 상을 모두 받았다. 두 가지 상 모두 네팔 대사 커먼 싱 라마님이 시상했다. 모두 뜻밖에 주어진 상이라서 더욱 기뻤다.

행사가 끝나고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우리 부부는 아내의 종족인 구릉족의 새해 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곧 자리를 떴다. 성북동에서 축제 장소인 약수동까지 20여 분이 소요됐다. 다행히 구릉족 행사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식사도 하고 술잔도 기울이며 전통춤과 노래 등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 여유로웠다. 우리 부부는 준비해 간 구릉족 전통 의상으로 갈아입고 식당에서 식사를 먼저 하기로 했다.

아내와 나도 구릉족 전통의상을 입고 구릉족 새해맞이를 함께 축하했다. 평소 안면이 있고 친분이 있는 친구들과 함께 새해를 맞은 기쁨을 함께 하며 기념촬영을 하였다.
▲ 구릉족 새해맞이에 함께 하다 아내와 나도 구릉족 전통의상을 입고 구릉족 새해맞이를 함께 축하했다. 평소 안면이 있고 친분이 있는 친구들과 함께 새해를 맞은 기쁨을 함께 하며 기념촬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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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중 먼저 인사를 마친 네팔 대사 커먼 싱 라마님께서 우리 부부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와 앉았다. 함께 식사하고 새해 인사도 나누었다. 식사를 마치고 행사장에 들어선 얼마 후 다시 아내의 이름이 호명됐다. 네팔 구릉족 협회에서 지난 한 해 구릉족의 발전을 위해 애쓴 사람에게 주는 상을 받게 된 것이다. 덕분에 나는 종일 아내의 뒷꽁무니를 졸졸 따라 다니며 아내의 상을 받는 모습을 찍고, 짐을 들고 다니며 즐거웠다.

식사가 끝나고 한 해를 결산하는 상을 시상한 후 이제 모두가 흥에 겨워 춤추고 노래하며 즐기는 일만 남았다. 기자도 흥에 겨우면 춤도 함께 추고 노래도 흥얼거리는 취미를 지녔지만, 피곤에 지쳐 하는 수 없이 아내에게 사정해 집에 돌아갈 것을 재촉했다. 하지만 더없이 매우 기쁜 하루였다. 아내 자랑은 팔불출 중 하나라는데 어쩔 수 없다. 사랑스러운 아내, 자랑스러운 아내. 무한한 영광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새해에도 우리 부부가 함께 더욱 정진하고 좋은 일 많이 하는 그런 한 해가 되도록 힘 써야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태그:#2014년 네팔인들의 연말 결산, #네팔대사관, 커먼싱 라마, #먼주 구릉, 김형효, #구릉족 로샤르, #네팔인들의 새해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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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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