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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 울산본부가 전교조 울산지부, 전국공무원노조 법원울산지부, 교육청울산지부와 함께 지난 8일부터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편을 반대하며 울산시청 앞에서 16일째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공적연금 강화'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 공무원들은 당초 지난 8일 울산시청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경찰의 저지로 천막을 치지 못했고, 이후 바람이 강하면 비닐을 위에 덮은 채 추위속에서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공노 울산본부 권찬우 본부장은 "공무원은 임금에 기초한 노동자로, 각종 공과금을 제하면 월 150만원을 받지 못하는 공무원이 수두룩하다"며 "박봉에도 하나 보고 있는 것이 연금이다. 공무원연금은 퇴직 급여로 표시돼 있는 후불적 급여지 국민연금처럼 사회보장성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공무원연금을 개악하려면 아예 국민연금 제도를 개혁해 공무원도 사회보장을 받고 퇴직금 받는 게 낫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전임 3선 울산시장을 지낸 박맹우 의원(울산 남구을)이 공무원연금 연금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새누리당 울산시당은 당직자 등이 릴레이로 이 캠페인을 진행중인데, 23일 박맹우 의원의 캠페인 모습이 새누리당 울산시당 홈페이지 대문에 달렸다. 박 의원은 캠페인에서 "지금 방법으로는 공무원연금이 지속가능하지도 못하다"며 "연금개혁은 불가피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같은 박 의원의 공무원 연금 개혁 홍보는 그가 울산시장 재직시절 추진했던 정책이 공무원을 곤혹스럽게 했다는 점에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입장권 강매로 공무원 곤혹스럽게 했던 옹기엑스포, 신종플루로 무산돼

전국공무원노조 울산본부와 전교조 울산지부, 전국공무원노조 법원울산지부, 교육청울산지부가 지난 8일부터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편을 반대하며 울산시청 앞에서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공적연금 강화'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울산본부와 전교조 울산지부, 전국공무원노조 법원울산지부, 교육청울산지부가 지난 8일부터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편을 반대하며 울산시청 앞에서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공적연금 강화'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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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울산시당 홈페이지에 걸려 있는 박맹우 의원의 캠페인 모습. 박 의원은 "지금 방법으로는 공무원연금이 지속가능하지도 못하다"며 "연금개혁은 불가피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새누리당 울산시당 홈페이지에 걸려 있는 박맹우 의원의 캠페인 모습. 박 의원은 "지금 방법으로는 공무원연금이 지속가능하지도 못하다"며 "연금개혁은 불가피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 새누리당 울산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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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박맹우 울산시장은 역점사업으로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를 추진했다. 하지만 '2009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 지원을 위해 지역 시민· 보수사회단체 840여 개가 망라돼 출범한 범시민협의회 회장을 박맹우 울산시장의 전 선거대책위원장이 맡아 논란이 일었다.

엑스포 다음해인 2010년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박맹우 시장을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

당시 울산시는 유료입장객 수를 100만명으로, 이중 60만매를 사전 판매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공무원들에게 입장권을 할당, 판매토록 했다. 이에 따라 울산의 공무원들은 직급에 따라 적게는 수십장, 많게는 수백장의 할당 받은 입장권을 할인된 가격으로 울며겨자먹기로 판매에 나섰고, 이렇게 사전 판매된 입장권은 22만장, 금액으로는 19억여원어치에 달했다.

하지만 입장권 판매 할당에 대해 일선 울산시 공무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울산시공무원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를 비난하는 글들이 이어졌었다. (관련기사: <울산옹기엑스포, 공무원에게 입장권 할당 판매 논란>

당시 한 공무원은 "지금 부서별로 표를 배분해 개인별로 배정이 되어있는 상태로, 많은 조합원들이 걱정하는 것은 부서별로 배분된 표를 매주 실적보고 하는 것"이라면서 "실적을 위해 관련단체에 2차로 표를 강매시키는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항인데, 이것은 또 다른 비리를 만드는 시발점"이라고 우려했다.

울산시민연대에 따르면 당시 울산시 공무원 뿐 아니라 울산지역 5개 각 구군에도 지자체별로 각 최소 3만매 이상의 표가 할당됐다. 울산시민연대는 이를 두고 "표 판매 공급이 늘다보니 공공기관과 관련된 중소업체에는 공무원들이 돌아가며 입장권을 살 것을 '권유'하고 있는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울산시민연대는 이를 두고 "자치단체와 갑을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는 중소업체에 공무원의 입장권 구입 권유는 선의의 권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평소 행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자생단체 역시 행정의 부탁 아닌 부탁을 거절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이처럼 공무원들을 곤혹스럽게 하면서 그해 10월 9일부터 11월 8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옹기엑스포는 그해 가을 발생한 신종플루 때문에 예산만 낭비한 채 개최되지 못했고, 기업 등에 강매된 표의 행방은 지금도 묘연하다.

당시 옹기엑스포는 국비 35억 원을 포함해 모두 190억여 원의 예산이 책정됐고 이중 70%가량인 130억여 원이 이미 투입됐으나 신종플루의 확산으로 1년 연기되면서 그해 행사는 무산돼 예산 낭비 논란을 불렀다.

문제가 불거지자 울산시는 예매한 입장권 22만여 장을 예매자가 원할 경우 모두 환불조치할 방침을 밝힌 후 창구까지 열고 환불 절차를 진행했지만 지역에서는 "공무원들이 업체에 입장권을 판매한 것을 업체가 다시 어떻게 환불받겠나"는 여론이 있었고, 그 후 환불 여부와 규모는 세간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1년 뒤인 2010년 열린 옹기엑스포는 다음해인 2011년 울산시의회 행정사무 감사 등을 통해 용역비 착복 등 비리 혐의가 불거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한편 박맹우 의원은 지난 2002년, 2006년,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울산시장에 당선되면서 3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약속을 어기고 올해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3개월 조기사퇴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는 조기 사임하면서까지 보궐선거에 출마하려는 이유에 대해 "나라와 울산을 위해 더 크고 많은 일을 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국회에 가서 국회가 제몫을 다하는 데 일조하고 중앙 차원에서 울산의 끝없는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었다.



태그:#옹기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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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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