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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5·18민족통일학교'를 제안한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 등이 학교 준공을 약 3개월 앞둔 12일 건립추진위원회 총회 준비회의를 연다. 총회를 하루 앞둔 11일 광주 북구 자택에서 만난 오 의장은 "5·18민족통일학교는 5·18 정신을 살려 평화통일을 이루고 영원한 복지사회를 만들기 위한 소금과 메주가 될 것"이라고 학교를 소개했다.
 지난 5월 '5·18민족통일학교'를 제안한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 등이 학교 준공을 약 3개월 앞둔 12일 건립추진위원회 총회 준비회의를 연다. 총회를 하루 앞둔 11일 광주 북구 자택에서 만난 오 의장은 "5·18민족통일학교는 5·18 정신을 살려 평화통일을 이루고 영원한 복지사회를 만들기 위한 소금과 메주가 될 것"이라고 학교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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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보상금, 은행 융자, 애꿎은 자식들 주머니까지 털어서…."

일흔일곱의 노인은 멋쩍은 듯 웃었다. 그러면서도 "내 생애 마지막으로 이 학교를 남기고 싶다"는 말을 할 땐 미간의 주름이 깊어지며 어조가 세졌다.

지난 5월 '5·18민족통일학교'를 제안한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 등이 학교 준공을 약 3개월 앞둔 12일 건립추진위원회 총회 준비회의를 연다. 회의를 하루 앞둔 11일 광주 북구 자택에서 만난 오 의장은 "5·18민족통일학교는 5·18 정신을 살려 평화통일을 이루고 영원한 복지사회를 만들기 위한 소금과 메주가 될 것"이라고 학교를 소개했다.

이어 "5·18민중항쟁 당시 교사로서 학생들을 보호하지도, 구하지도, 함께 하지도 못해 뼛속 깊은 부채 의식이 있다"며 "살아 남은 자는 어떻게든 5·18 정신을 계승·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 학교도 그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벽돌쌓기 모금, 설계·감리·시공 재능기부 이어져

지난 5월 '5·18민족통일학교'를 제안한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 등이 학교 준공을 약 3개월 앞둔 12일 건립추진위원회 총회 준비회의를 연다. 5·18민족통일학교는 지난 5월 오 의장을 포함해 김영옥·박중기·배은심·백기완·백낙청·이창복·이해동·청화·함세웅(직함 생략) 등의 제안으로 계획돼 7월부터 전남 담양에서 공사를 시작, 내년 3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지난 5월 '5·18민족통일학교'를 제안한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 등이 학교 준공을 약 3개월 앞둔 12일 건립추진위원회 총회 준비회의를 연다. 5·18민족통일학교는 지난 5월 오 의장을 포함해 김영옥·박중기·배은심·백기완·백낙청·이창복·이해동·청화·함세웅(직함 생략) 등의 제안으로 계획돼 7월부터 전남 담양에서 공사를 시작, 내년 3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 5·18민족통일학교 건립추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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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족통일학교는 지난 5월 오 의장을 포함해 김영옥·박중기·배은심·백기완·백낙청·이창복·이해동·청화·함세웅(직함 생략) 등의 제안으로 계획돼 7월부터 전남 담양에서 공사를 시작, 내년 3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특히 오 의장은 민주화운동 보상금, 은행 융자, 자식 지원 등 약 2억 원을 학교 건립을 위해 기부했다.

"약 10년 동안 받은 민주화운동 보상금을 꼼쳐뒀다(웃음). 대중 교양을 위한 터전을 만들고, 대중과 함께 5·18민중항쟁을 계승하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요새 보면 북한군 개입설이라든지 유네스코 등재 반대운동이라든지 5·18민중항쟁을 폄훼하려는 움직임이 얼마나 많나. 그래서 더 급히 움직인 거 같다. 보상금 약 5000만 원으로 담양에 땅을 사기 시작했고, 은행 융자로 약 1억 3000만 원을 받았다. 애꿎은 자식들 주머니를 털어 3000만 원도 마련했다."

오 의장의 기부는 '벽돌쌓기 모금'으로 이어졌다. '벽돌 한 장당 5000원' 씩 약 1억 2000만원이 모였다. 설계, 감리, 시공 등에도 재능기부가 이어졌다. 오 의장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도움을 준 분들에게 어떻게 감사의 뜻을 전할지 모르겠다"며 "오로지 아름답고 고마운 마음을 학교에 잘 담아야 겠다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비영리법인으로 운영될 5·18민족통일학교는 모든 사람이 교사가 될 수도 있고, 모든 사람이 학생이 될 수도 있는 '만인 교사, 만인 학생'을 추구한다.

"일반적 학교가 아님은 물론, 요새 말하는 대안학교도 아니다. 특별한 커리큘럼에 의해 돌아가지 않고, 그냥 '주욱' 가는 형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협동조합을 벤치마킹하고 싶다. 조합원 전체가 교사도 되고, 학생도 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몇몇 상근 직원이 과제를 던지면 누구나 그 과제와 관련해 교사가 될 준비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교사를 중심으로 난장 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5·18민족통일학교는 ▲ 5·18, 갑오농민전쟁, 민족민주열사, 해외 무장독립운동 올레길 사업 ▲ 우리민족 바로알기 등 각종 강좌 사업 ▲ 노동을 통한 민족민중문화 발굴 사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사안은 12일 오후 5시 광주 YMCA 무진관에서 열리는 건립추진위원회 총회 준비회의 등을 통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준비회의 이후엔 같은 자리에서 '5·18민족통일학교 광주·전남 후원의 밤' 행사가 이어진다.

"민족·통일 빠진 5·18 정신, 짠맛 잃은 소금과 같아"

지난 5월 '5·18민족통일학교'를 제안한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 등이 학교 준공을 약 3개월 앞둔 12일 건립추진위원회 총회 준비회의를 연다. 총회를 하루 앞둔 11일 광주 북구 자택에서 만난 오 의장은 "5·18민족통일학교는 5·18 정신을 살려 평화통일을 이루고 영원한 복지사회를 만들기 위한 소금과 메주가 될 것"이라고 학교를 소개했다.
 지난 5월 '5·18민족통일학교'를 제안한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 등이 학교 준공을 약 3개월 앞둔 12일 건립추진위원회 총회 준비회의를 연다. 총회를 하루 앞둔 11일 광주 북구 자택에서 만난 오 의장은 "5·18민족통일학교는 5·18 정신을 살려 평화통일을 이루고 영원한 복지사회를 만들기 위한 소금과 메주가 될 것"이라고 학교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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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민족통일학교, 왜 제안하게 됐나.
"나는 5·18민중항쟁에 뼛속 깊은 부채 의식이 있다. 일종의 원죄 의식이다. 교사로서 우리 학생들을 보호하지도 못했고, 구하지도 못했고, 함께 하지도 못했다. 그 원죄 때문에 한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다. 학생들을 찾기 위해 시신 무더기를 뒤지다가 어린 소년의 조각난 두개골을 본 뒤론 수박도 먹지 못했다.

5·18민중항쟁은 내 운명이 됐다. 살아 남은 자는 5·18 정신을 계승·발전해서 통일된 복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껏 전교조, 전국연합, 통일연대, 민중연대, 진보연대 등 지도부의 일원으로 일한 게 모두 5·18민중항쟁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이번에 세우는 5·18민족통일학교도 그 일환이다. 내 생애 마지막으로 이 학교를 남기고 싶다."

- 원래 '전공' 분야가 교육인데. 남다른 애정을 쏟는 것 같다. 학교를 세우기 위해 꽤 많은 돈을 투자했다고 들었다.
"약 10년 동안 받은 민주화운동 보상금을 꼼쳐뒀다(웃음). 대중 교양을 위한 터전을 만들고, 대중과 함께 5·18민중항쟁을 계승하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요새 보면 북한군 개입설이라든지 유네스코 등재 반대운동이라든지 5·18민중항쟁을 폄훼하려는 움직임이 얼마나 많나. 그래서 더 급히 움직인 거 같다. 보상금 약 5000만 원으로 담양에 땅을 사기 시작했고, 은행 융자로 약 1억 3000만 원을 받았다. 애꿎은 자식들 주머니를 털어 3000만 원도 마련했다. 그렇게 시작했더니 생각지도 않게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더라."

- 왜 학교 이름에 5·18과 함께 민족통일이란 말이 붙었나.
"5·18민중항쟁 직전 정국이 불안할 당시, 광주에선 14, 15, 16일 '민족민주화대성회'가 열렸다. 약 6만 명의 시민이 모였다. 그때 15개 강령이 채택됐다. 그중 7개가 노동자·농민의 생존권, 7개가 민주화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통일에 관한 문제였다. 통일이 되지 않으면 민주주의, 인권, 민생, 복지사회를 파괴하는 수구집단의 만행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게속된다.

지금 5·18민중항쟁의 정체성을 규정할 때 민주, 인권, 평화를 거론한다. 매우 좋은 가치다. 다만 민족이 빠지고, 통일이 빠진 5·18 정신은 짠맛 잃은 소금과 같다. 그래서 5·18민족통일학교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만인 교사, 만인 학생 추구... 복지사회 만들기 위한 소금될 것"

- 5·18민족통일학교, 어떤 일을 하게 되나.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건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우리 민족의 뿌리와 정체성이 무엇인지 공유하고자 한다. 일본 식민사관에 따른 치욕스럽고 자기 부정적인 역사관을 걷어내고 배타적이지 않은 호혜평등 민족주의를 복원하고 싶다.

또 학교가 농촌에 뿌리를 내렸으니 우리 먹을거리, 즉 식량문제를 논의하고 싶다. 농업국가에서 산업국가로의 변화를 나무라는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야만적인 방법을 취했다. 농촌을 파괴하며 농업 노동력을 전부 도시로 몰아냈고 이는 지금까지 값싼 노동력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져왔다. 유전자변형농산물(GMO) 문제도 생각해볼 만하다. 학교에 조그마한 근거지를 두고 우리 농산품으로 자활·자립할 수 있는 틀을 개발해보고 싶다."

- 학교는 어떤 형태로 운영되나.
"일반적 학교가 아님은 물론, 요새 말하는 대안학교도 아니다. 특별한 커리큘럼에 의해 돌아가지 않고, 그냥 '주욱' 가는 형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협동조합을 벤치마킹하고 싶다. 조합원 전체가 교사도 되고, 학생도 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몇몇 상근 직원이 과제를 던지면 누구나 그 과제와 관련해 교사가 될 준비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교사를 중심으로 난장 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간혹 깨우친 시민이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높은 데 앉아 턱짓으로 지휘하고, 타인을 자기 손아귀에 넣으려고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5·18민족통일학교에선 우리의 품성을 어디에다가 쓸지 단련하고 수양한다. 이곳에서 배운 시민은 대중의 바다에 녹아 들어가는 소금, 간장독에 들어가 발효시키는 메주가 되는 것을 추구할 것이다. 5·18민족통일학교는 5·18 정신을 살려 평화통일을 이루고 영원한 복지사회를 만들기 위한 소금과 메주가 될 것이다."

- 내년 3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벽돌쌓기모금, 설계·감리·시공 재능기부 등 많은 도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도움을 준 분들에게 어떻게 감사의 뜻을 전할지 모르겠다. 오로지 아름답고 고마운 마음을 학교에 잘 담아야 겠다는 마음 뿐이다. 학교의 구호가 모든 사람이 선생이 될 수 있고, 모든 사람이 학생이 될 수 있는 '만인 교사, 만인 학생'이다. 학교를 민족의 공동체자산으로 만들어 일할 때 빵 못 사주고, 떡 못 사준 것 대신 보답하고 싶다.

- 내일은 광주에서 후원의 밤 행사가 있을 예정이다.
"그동안 내 몸이 무쇠인 줄 알았다. 8년 동안 건강검진 한 번 받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몸이 많이 상했다. 간경화와 신부전을 앓았다. 그래서 걷는 게 불편하다. 그래도 목발을 짚고라도 후원의 밤 행사엔 나갈 거다. 고마운 분들 만나뵙는 자리 아닌가."


태그:#5.18민중항쟁, #민족통일학교, #오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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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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