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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노인들의 성 문제가 심각합니다. 고령화 사회로 치달으면서 노인들이 건전한 성 문화를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성 문화를 즐기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건전하지 못한 성 문화로 성병 등의 질병이 고령층에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첫 마디부터 고령화 사회의 또 다른 심각한 문제를 꼬집고 있다.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정부나 지자체는 적은 예산으로 문제를 막으려고 한다는 지적도 함께했다. 이런 식이라면 곧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남문에서 만난 성 교육사 이금애(52, 여)씨는 걱정부터 꺼냈다.

"저희는 2년 동안 경기도에서 지원을 받아 그동안 300여 회가 넘는 성교육을 했습니다. 교육을 마친 후 노인들과의 상담 등에서 나타난 사례를 보면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하는) '박카스 아줌마'를 비롯해 '다람쥐 아줌마', '커피 아줌마'라는 이름의 사람들에게 그대로 노출되어 심각한 성병을 앓는 사례도 있고요."

모두가 관심 가져야 할 일

강의 경기도는 2년 동안 105명의 성교육사와 상담사를 배출했다
강의경기도는 2년 동안 105명의 성교육사와 상담사를 배출했다 ⓒ 이금애

이금애씨는 성 교육사로 일을 시작한 지 7년이 되었다고 한다. 경기도는 물론 전국을 다니면서 수많은 성 교육을 했다. 수원시 팔달문 문화 센터 원장을 맡고 있는 이 교육사는 레크리에이션협회 회장을 맡기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문화 센터 회원들도 강의에 재능 기부를 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냥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놀이와 함께 하면 지루하지도 않고 교육의 효과를 배가할 수 있어요. 그래서 무용, 소리 등을 하는 우리 팔달문 문화 센터의 회원들이 재능기부를 해주시고 있죠. 다들 봉사를 열심히 하시는 분들입니다."

처음 교육을 시작할 때는 멋쩍어 하던 노인들도 적당한 레크리에이션과 춤, 소리를 곁들인 강의를 듣다 보면, 스스럼없이 밝히기 어려운 일도 털어 놓는다고 한다.

"노인들이 나이를 먹어도 성생활을 도울 수 있는 약품 등이 있어 성 생활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성 기능을 높이는 보형물을 삽입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점차) 성 생활이 문란해질 수도 있는 것이죠. 노인들은 정상적인 성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점점 성으로 인한 (고령층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죠."

이금애 성 교육사는 고령 사회로 갈수록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알려주고,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예산을 책정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교육만으로 부족해

강의 노인들을 모아놓고 강의를 하는 이금애 성교육사
강의노인들을 모아놓고 강의를 하는 이금애 성교육사 ⓒ 이금애

2013년 경기도는 성 교육사와 성 상담사 105명을 양성했다. 이들은 일정 기간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이다. 성 교육에 관한 지침을 개발한 경기도는, 한 해 7천 명의 노인에게 성 교육을 했다. 경기도가 양성한 성 교육사와 성 상담사들은 노인 복지관, 양로원, 교회 등 노인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다니며 성교육을 강의했다.

이들은 성 교육과 함께 개별이나 집단으로 성 상담을 진행했다. 올바른 성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고, 자칫 건강하지 않은 성 생활로 불행을 초래하지 않도록 사전에 미리 예방하자는 것이었다.

"성교육하면서 많은 분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들었어요. 성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던 노인 분들도 올바른 인식을 하게 되었고요. 저희들이 하는 성 교육은 부부 간의 성적 갈등이나 황혼의 재혼, 올바른 이성 교제, 성병이나 감염 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건강한 성, 발기부전 치료제와 약물의 과다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이성 간의 성에 대한 편견 등을 교육합니다."

이금애 성 교육사는 이제는 성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아무리 성 교육을 받는다고 해도 고령화 사회로 바뀌면서 신체적으로도 점점 건강해져 가는 노인들의 성적 욕구를 충족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사회가 노인들에게 더욱 관심을 갖고, 이들이 온전한 성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

"이제는 노인들에게 단순히 성 교육을 한다고 성적 욕구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성 교육과 함께 이성 간의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이들이 황혼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노인들의 성 생활을 주책없다거나, 노인의 이성 교제가 부끄러운 짓이라고 몰아갈 것이 아니라, 건전하고 건강한 성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금애#성교육사#노인의 상#커피아줌마#다람쥐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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