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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동구의회(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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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동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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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동구의회가 한현택 동구청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안건을 상정, 가결을 선포했으나 실제로는 정족수 미달로 '부결'되고 말았다. 의장의 의사진행 실수가 웃지 못한 '코미디(?)'를 연출한 것.

대전동구의회는 14일 오전 제207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김종성 의원의 대표발의로 '국제화센터 행정사무조사 결과에 따른 고발의 건'을 상정했다. 한 구청장을 '직무유기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 위해 안건을 상정한 것.

동구 국제화센터와 관련한 동구청과 동구의회의 갈등은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통학형 영어마을인 '동구 국제화센터(International Community Center)'는 이장우(새누리당, 대전 동구) 국회의원이 동구청장으로 재직 당시인 2008년 5월  지하 1층, 지상3층 규모로 개관했다.

(주)웅진싱크빅이 47억 원의 초기투자비용을 투자해 구청이 구매해 준 부지에 건립한 이 시설은 6년 동안 웅진이 수탁하여 운영하고, 동구청은 웅진에게 매년 운영비와 건축비 보전비용 등 모두 15억 300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그런데 지난 2010년 국제화센터 흑인영어강사 성행위동영상 유포 사건이 터졌다. 사회적 파장이 일자 동구의회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국제화센터의 운영 전반을 조사하고 나섰고, 그 과정에서 '초기투자비 부풀리기 의혹' 등이 제기됐다. 결국, 웅진은 '도덕적 책임'을 지고 초기투자비 중 35억 원의 건축비를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의장, 서둘러 나가면서 표결 미참여... "난 당연히 찬성이니까"

갈등은 이장우 청장에 이어 동구청장에 당선된 한현택 구청장이 이 시설의 문제를 근본부터 바로잡겠다며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감사 청구는 각하되고 말았다. 또한 동구청은 법원에 부당이득금 청구소송도 제기했다. 당초 웅진이 동구청과 해당 시설을 '기부체납'키로 협약했기 때문.

하지만 이 소송에서도 동구가 패소했다. 그러자 동구의회가 동구의 책임을 묻고 나섰다. 웅진이 35억 원을 '환원'키로 했으나 구청장이 과도하게 감사원 감사 청구와 법적 대응을 하면서 웅진이 환원하겠다고 한 것 마저 못 받게 됐기 때문이다.

대전동구국제화센터 전경(자료사진)
 대전동구국제화센터 전경(자료사진)
ⓒ 대전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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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동구의회는 한 청장이 구청 재정에 손실을 입히고 무리한 소송으로 예산을 낭비했다면서 '행정사무조사'를 통해 책임을 추궁했다. 하지만 한 청장은 증인출석을 거부했고, 결국 동구의회는 한 청장을 검찰에 고발하겠다며 14일 안건을 상정한 것.

반면 한 청장과 같은 당 소속인 새정치민주연합 이나영·송석범·심현보·박민자 의원 등 4명은 국제화센터 운영부실 문제는 당초 사기업의 기부체납 약속만 믿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이장우 전 동구청장과 당시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강력, 반발했다.

의원들은 무기명투표와 거수투표 등 표결방법을 놓고 언쟁을 벌이다가 결국 거수투표로 표결을 실시했다. 그 결과 총 재석인원 11명 중 새누리당 소속 의원 5명 찬성,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 4명 반대, 무소속 의원 기권 1명의 결과가 나왔다. 류택호 의장도 의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자 서둘러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류 의장은 "이 안건은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가결됐음을 선포한다"면서 산회를 선포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 안건은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처리 됐다. 류 의장도 사실상 기권표로 처리되어 11명 중 5명만 찬성한 것이 되기 때문.

이에 대해 의회 사무국 직원과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류 의장은 "당연히 나는 찬성이니까 과반이 넘은 것으로 생각했다"며 당혹해했다. 류 의장과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 안건에 대해 '번안동의안'을 제출해 재의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이 예상된다.


태그:#대전동구의회, #대전동구, #한현택, #대전동구국제화센터, #동구국제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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