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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의 산하 기관인 울산시설관리공단(이사장 최병권)이 울산지역 산하기관 중 처음으로 인사 혁신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방공기업 공직자들의 복지 부동을 근절하고 실적과 능력 중심의 '일하는 조직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철밥통으로 여겨지는 공기업 정년을 고객인 시민이 보장하도록 한다는 것이 그 요지다. 인사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최병권 신임 이사장은 지난 10월 1일부터 김기현 울산 시장으로부터 울산시설관리공단 새 이사장으로 발탁됐다. 취임 한 달 만에 공기업 인사 혁신의 칼을 빼 든 것이다.

앞서 김기현 울산시장은 지난 10월 13일 주간 업무보고회에서 감사의 사각지대에 놓인 울산시 산하 공사와 공단, 출자·출연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 수준의 조사를 시행해 정비하도록 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인사혁신이 김기현 시장의 뜻도 일부 포함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같은 지역 공기업 인사혁신 출발을 두고 일부 지역 언론에서는 "조직 운영의 효율화와 경쟁력 강화를 인사 쇄신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교체 대상이 된 기관 직원들은 '전임 시장 사람 찍어내기'라며 불만의 소리를 내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이사장은 "반발을 각오한 것"이라며 강력한 인사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울산 중구 남외동 울산종합운동장 내에 있는 울산시설관리공단 본부. 울산시설관리공단이 시 산하 공기업 중 최초로 인사혁신을 시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울산 중구 남외동 울산종합운동장 내에 있는 울산시설관리공단 본부. 울산시설관리공단이 시 산하 공기업 중 최초로 인사혁신을 시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 박석철

지역 공기업 인사혁신 시동... 현장 서비스 지원단 운영 

울산시 시설관리공단은 울산대공원, 문수 구장 등 울산 지역 주요 시설물을 관리하는 시 산하기관으로 설립된 지 14년이 됐다. 지난 10월 1일 부임한 최병권 이사장은 그동안 '지역 공기업이 감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평을 들어온 공기업 인사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업무 성과가 미흡하거나 조직 적응력이 떨어지는 8명을 선발해 '현장 서비스 지원단'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인사 혁신은 울산시 산하 다른 공기업으로 번져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울산시설관리공단 측은 '현장 서비스 지원단' 운영에 대해 "엄격한 평가와 검증 과정을 거쳐 대상자를 선발했다"며 "현장 서비스 재교육 과정을 통해 진정한 공단의 일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단 측은 이어 "인사 혁신을 통해 공단 직원의 정년은 법과 제도가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고객인 시민이 보장한다는 인식을 뿌리내리겠다"며 "공단의 존재 이유를 인사 혁신을 통해 찾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울산시설관리공단은 이외 복수 직급제와 인사 드래프트제 등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공단 측은 "능력과 자질이 된다면 직급에 상관없이 보직을 주는 '복수 직급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직급 파괴, 연공서열 타파를 통해 경직되고 정형화된 인사운영에서 탈피, 능력과 성과에 따라 열심히 일하고 능력 있는 직원이 우대받는 인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요와 공급의 경쟁원리를 적용한 인사 드래프트제를 실시해 능력 중심의 인사제도를 정착시키겠다"며 "우수한 직원에게는 희망부서 선택권을, 부서장에게는 우수 인력 선택권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혁신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왜 울산시설관리공단은 인사 혁신을 추진하게 된 것일까. 이에 대해 공단 측은 "공단이 설립된 지 14년으로, 그동안 다양한 시설물들을 수탁하면서 양적인 성장을 이루어 왔다"며 "하지만 진정으로 시민의 복리증진과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 가는 데 그 역할과 기능을 다 한다고는 볼 수 없다는 따가운 지적도 있었다"고 인사 혁신의 이유를 밝혔다.

울산시설관리공단은 이외 명예 퇴직 제도 확대와 공로 연수 제도 도입 등 다양한 인사 혁신 방안을 연계 추진해 제도의 수용성과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공단 측은 "공기업이라서 신분이 보장된다는 무사 안일한 사고에서 탈피해 시민의 신뢰를 통해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며 "이로써 조직의 활력을 도모함은 물론 시민에게 최상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권 이사장은 5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일부 반발이 나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반발은 각오한 것으로, 원래 역풍이 없으면 비행기기도 뜰 수 없는 것 아닌가"고 반문했다. 한편 울산시 경제통상실장을 역임한 바 있는 최병권 이사장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울주 군수 후보로 출마해 의무급식(무상급식)과 지역주의 타파를 내세워 주목받기도 했다. (관련기사: '여당 성향' 최병권 울주군수 후보 "초 중학교 의무급식")


#울산시설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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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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