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작년 말 치러진 고려대학교 제47대 총학생회장단 선거에서 비운동권 성향인 고대공감대 선본의 선거운동본부장을 맡은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09학번 신강산씨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파장이 일고 있다.

신강산 학생의 내부고발 원문
 신강산 학생의 내부고발 원문
ⓒ 페이스북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신강산씨는 2일 오후 1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47대 총학생회장단 선거에서 고대공감대 선거운동본부의 부정행위를 고발합니다'(https://www.facebook.com/kangsan.shin/posts/661032844009720)라는 글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중립성 위반과 함께 고대공감대 선본의 리플렛 인쇄 부정 등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신강산씨는 해당 글에서 부정의혹과 관련해서 ▲ 총학생회장이 다음 회장을 뽑는 동안 관례적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되어왔으므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는 동안 선거에 대해서는 중립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2013년에 치러진 제47대 총학생회장단 선거의 선거운동본부에 참여해 선거운동을 모의한 점 ▲ 한 회당 1만 부씩 4차례 리플렛을 인쇄할 수 있다는 선거운동 규정을 어기고 고대공감대 선본이 3차 인쇄분을 1만2천 부 주문한 점 ▲ 박종찬 전 총학생회장(45대)이 46대 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는데도 리플렛을 디자인한 점 ▲ 선거 규정을 위반하여 고대공감대 선본에서 카카오톡으로 투표독려를 모의한 점 ▲ 졸업앨범 촬영업체(세븐칼라)에서 선거에 사용될 스튜디오 사진 촬영을 무료로 했고, 리베이트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를 각각 제기했다.

신강산씨는 이어 "현 총학생회 측이 증거 인멸이나 행위 부정을 하지 않고 미리 사과를 준비하도록 내부고발 약 5일 전 내부고발을 하겠다는 통지를 했다"면서 "고대공감대 측이 부정행위에 대해 순순히 인정했으나 공개를 두려워했고, 내부고발을 할 뜻을 밝히자 중앙집행위원 전원이 사퇴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사건 당시 즉시 선거운동본부장을 사퇴하고 고발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을 사과하며, "고대공감대가 더 이상 총학(선거)에 출마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알고 영원히 묻히지 않게 (하기) 위해 이 사건을 공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신강산씨는 고대공감대가 이를 사과하고 47대 총학생회장이 48대 선거의 선관위원장을 맡지 말고 남은 2명(총학생회장, 부회장)이 중립을 지킬 것 등을 요구했다.

리플렛 초과 인쇄를 모의하는 대화
 리플렛 초과 인쇄를 모의하는 대화
ⓒ 신강산

관련사진보기


박종찬 전 회장이 2012년 선거 무렵 디자인을 했다고 시인한 장면
 박종찬 전 회장이 2012년 선거 무렵 디자인을 했다고 시인한 장면
ⓒ 신강산

관련사진보기


투표 독려를 모의한 대화
 투표 독려를 모의한 대화
ⓒ 신강산

관련사진보기


신강산씨는 해당 글에서 자신의 문제제기를 뒷받침 하는 선본 내부 대화방 글을 캡처해서 제시하는 등 다수의 관련 증거를 내세워 신빙성을 높였는데, 이 대화방에는 고려대 학생들의 커뮤니티 사이트 '고파스' 운영자이자 45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박종찬(대화명 고펑)씨가 선거운동 모의에 참여한 사실도 드러나 파장이 확대되었다.

박종찬 전 회장이 리플렛 디자인 의혹 이외에 3차 인쇄분 추가 인쇄에 관여했다는 내용도 공개된 대화방 스크린샷에 들어 있었다. 박종찬 전 회장이 "월요일까지 뿌려야 효과가 있는데 남은 양이 적네"라고 말하자, 46대 총학생회장이자 47대 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인 황아무개씨가 '신강산 모르게 12000부를 뽑아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종찬 전 회장이 '바보바보 회칙밖에 모르는 바보'라고 답하는 장면이 있었다. 뒤에 내부 고발을 하게 되는 신강산씨를 '회칙밖에 모르는 바보'로 언급한 것으로, 박종찬씨가 선거규정을 위반한 추가 인쇄에 사실상 찬성한 것이다.

또 다른 증거 사진에서는 박종찬 전 회장이 디자인한 리플렛 디자인에 대한 말이 오가던 중 다른 학생이 작년보다 질이 좋다고 말하자 박종찬 전 회장이 '작년(작년 기준으로 작년이니 2012년)에 무엇을 하면서' 만들었다는 내용이 있었다.

45대 총학생회장인 박종찬(고펑)이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45대 총학생회장인 박종찬(고펑)이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 고파스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박종찬 전 총학생회장이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박종찬 전 총학생회장이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 고파스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박종찬 전 회장에 대한 반론에 대해 박종찬 전 회장이 다시 해명하고 있다.
 박종찬 전 회장에 대한 반론에 대해 박종찬 전 회장이 다시 해명하고 있다.
ⓒ 고파스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의혹을 산 박종찬 전 회장은 고파스 호랭이광장 게시판에 이날 오후 2시 20분경 사과문을 올렸다. 오후 5시 무렵 댓글에서 해당 대화방에 참여하였던 것과 리플렛을 회칙을 초과해 1만2천 부 인쇄한 사실을 시인하며, 초과 배포는 하지 않았지만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초과 인쇄한 것이 잘못임을 인정했다.

2012년 선거 리플렛 디자인 의혹에 대해선 임기 말에 여러 종류로 만들어둔 디자인의 틀과 소스를 차기 선본에서 이용했고,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기 전에 한 일이므로 중립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곧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을 예정인 상황에서 리플렛 디자인을 한 것은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는 2일 오후 7시 중앙운영위원회를 열고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45대 고려대 학생회장 박종찬씨는 처음엔 중운위에 참여하지 않고 서면 답변만 제출했으나 오후 10시경 뒤늦게 출석하여 다시 한번 사과했다.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총학생회 측은 불법 투표독려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선본원이 독자적으로 판단해 투표 독려를 지시했다고 시인했으며, 부본부장이 해당 선본원에게 (투표 독려활동을) 하면 안 된다고 권고했다고 해명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는 4일 오후 7시 임시 중앙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이 사안을 계속 논의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고려대학교, #총학생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