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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음악 교사의 이야기가 있는 클래식 음악 감상은 초보인 우리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 더블어 숲 음악 감상 중학교 음악 교사의 이야기가 있는 클래식 음악 감상은 초보인 우리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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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2시간씩 일하는 사업장에 다니다 보니 심신이 지치네요. 나이도 있고 커가는 자녀 때문에 한창 가족 생계비가 많이 들 때라 힘들다고 때려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몇 개월 전부터 알게된 모임이 있었습니다. 울산 동구지역, 제가 사는 동네에 '더불어 숲' 이라는 북카페가 있는데요. 거기서 매월 한 차례 씩 음악감상회를 연다네요. 이름하여 '이야기가 있는 클래식 음악감상'. 마침 지난 24일 오후 7시 30분부터 모임이 있다고 해서 열 일 제쳐두고 가보기로 했습니다.

일하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더불어 숲'이 있었습니다. 이곳에는 강연회·책 읽기·영화보기·음악감상회 등 다양한 볼거리 들을거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후 7시에 퇴근하고 다음날 오전 7시에 출근하는 저로써는 이곳의 볼거리 들을거리가 좋다는 걸 알지만 가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일이 힘들다 보니 정신마저 갈피를 못 잡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큰 마음을 먹고 가서 '마음 정화'나 해보자고 했습니다.

현장에 가보니 10여 명 모인 것 같았습니다. 오후 7시 40분께부터 음악 감상이 시작됐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일상중 음악교사로 일하는 정익화입니다. 오늘은 '가을에 듣기 좋은 클래식'으로 한 번 꾸며 보았습니다. 결실과 수확의 계절이고, 사색하기 좋은 가을에 들으면 좋을 비발디의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을 비롯해 간단한 소품들을 영상과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해설가 선생님은 음악 영상물을 틀기 전,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은 9월의 음악 이야기로 가을, 바이올린 선율로 해보았습니다. 먼저 타르티니가 작곡한 '코렐리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들어볼 텐데요. 타르티니는 바로크 시대에 이탈리아에서 출생한 작곡가이자 명 바이올리스트였습니다. 주세페 타르티니(1692~1770)가 코렐리의 바이올린 곡을 주제로 한 변주곡이 되겠습니다."

정말 가을에 맞는 잔잔한 음악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 나왔습니다. 영상과 함께 음악을 감상하니 더 깊은 현장 맛이 났습니다. 대형 화면에서 연주하는 모습과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애잔한 음악 소리에 귀를 기울이니 사뭇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았습니다. 긴 곡도 아니었습니다. 짧게 끝나면서도 여운이 길게 남는 소리였습니다.

"두 번째로 감상할 곡은 '마스카니의 간주곡'과 '오렌지 꽃 바람에 날리고'입니다. 마스카니(1863~1945)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오페라 작곡가였습니다. 그는 주로 베리스모 오페라를 작곡했는데요. '베리스모 오페라'는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끌어낸 인물들과 멜로드라마적이며 폭력적인 줄거리가 특징입니다."

감미로운 간주곡을 먼저 들려줬습니다. 그리고 '오렌지 꽃 향기 바람에 날리고'는 악기 연주와 합창이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음악이었습니다. 특히 간주곡은 어디서 많이 듣던 음악이라 생각했더니 대부란 유명한 영화 3부에서 배경음악으로 나오기도 했더군요. 고급 승용차 광고에도 쓰여진 곡이라 했습니다. 길지 않은 음악이라 음악에 빠지다 보니 벌써 끝났나 할 정도로 시간이 금새 가버렸습니다.

"다음 곡은 비발디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입니다. 비발디(1678~1741)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작곡가이며 바이올린의 거장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후기 바로크 기악음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곡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지요."

보통 협주곡에서는 바이올린을 한 대를 올리는데 그 협주곡 영상에선 두 사람의 연주자가 같은 선율을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참 독특한 음악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사라사테(1844~1908, 스페인)의 '찌고이네르바이젠', 크라이슬러(1875~1962, 오스트리아)의 '사랑의 기쁨', 마스네(1842~1912, 프랑스)의 '타이스의 명상곡'을 영상과 함께 들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봄직한 귀에 익숙한 음악들이었습니다.

영상 음악이 끝나고 간단한 다과로 뒷풀이를 했습니다. 평소엔 오후 7시 마치고 집에가도 피곤했었는데 이날은 마음을 정화해주는 음악을 감상해서 그런지 별로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마음의 정화를 위해 가끔씩 좋은 음악 들어보는 것도 괜잖을 듯합니다. 여러분이 사는 동네에는 이렇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나요? 우리 동네에는 그런 문화를 누릴 수 있어 좋습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7시 30분에 음악 감상 모임을 갖는답니다.

다양한 관심거리에 대해 모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더불어 숲 온라인 카페 다양한 관심거리에 대해 모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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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더불어 숲, #울산 동구, #음악 강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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