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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부네 텃밭도서관의 상징과도 같은 이동도서관 경운기 도서관이다.
 농부네 텃밭도서관의 상징과도 같은 이동도서관 경운기 도서관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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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도서관에 와서 그냥 노는 거죠. 요즘 책보는 사람 없어요. 시골학교에도 넘쳐나는 게 책이에요."

격세지감이다. 아이들의 정서와 문화가 바뀌어도 참 많이 바뀌었다. 광양 진상의 텃밭도서관에서 만난 서재환씨는 요즘 아이들은 놀이에 빠져 책을 너무 안 본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이 '할짓거리'가 없으니까 스마트폰에 골몰하는 겁니다. 아이들이 맘 놓고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지요. 연못에서 배타고 줄 타고, 마당에서는 팽이치고 굴렁쇠도 굴려보고 딱지치기도 하고, 공기놀이 투호놀이 등의 전통놀이도 즐겨보는 겁니다."

 전남 광양 진상면의 농부네 텃밭도서관이다.
 전남 광양 진상면의 농부네 텃밭도서관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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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부네 텃밭도서관 관장인 서재환씨다.
 농부네 텃밭도서관 관장인 서재환씨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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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도서관의 여기저기를 싸목싸목 거닐어봤다. 돌단풍사이로 물이 '졸졸졸~' 소리 내며 흘러내린다. 바가지로 물을 받아 한 모금 마시니 기분마저 상쾌하다. 무더위가 싹 가시는 느낌이다.

마당의 느티나무에는 통나무집이 지어져 있다. 아프리카 마사이족의 나무 위의 통나무집이 언뜻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마당에 살고 있는 느티나무를 잘 활용했다. 층층계단에 오르니 전말도 좋고 별스럽다. 난방까지 갖춰져 있어 하룻밤 묵고 싶은 생각이 든다. 통나무집에서 여름밤의 별을 헤며 밤을 지새우면 참 낭만적이겠다. 

 마당의 느티나무에는 통나무집이 지어져있다.
 마당의 느티나무에는 통나무집이 지어져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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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텃밭도서관의 건물마다 책이 수북이 쌓여있다.
 텃밭도서관의 건물마다 책이 수북이 쌓여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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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이(강아지) 녀석이 쫄랑쫄랑 따라온다. 처음 보는 낯선 이들에게도 금방 친숙해지는 이 녀석은 최근에 텃밭의 식솔이 되었다. 어찌나 영특하고 귀여운 짓을 많이 하는지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녀석은 텃밭의 터줏대감 야옹이와도 아주 친하게 지낸다.

집 어디선가 고라니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가봤다. 작고 아담한 체구의 귀여운 고라니 세 마리가 우리에 갇혀 있다. 고라니는 농작물에 가장 많은 피해를 주는 유해동물로 농촌에서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우리로 다가가자 고라니는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지른다. 새끼를 보호하려는 본능 때문일까. 먹이를 몇 차례 건네주자 어느새 친숙하게 다가온다. 이 녀석들이 이곳에 온 까닭은 이렇다.

"마을로 내려온 고라니를 자신들은 못 키운다며 마을 사람들이 이곳으로 데려와 키우게 되었어요."

 아담한 체구의 귀여운 고라니 세 마리가 우리에 갇혀 있다.
 아담한 체구의 귀여운 고라니 세 마리가 우리에 갇혀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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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소와 귀여운 송아지 가족이 함께 살고 있다.
 엄마소와 귀여운 송아지 가족이 함께 살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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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꼬닭이 먹이를 찾아 우리가로 모여든다.
 꼬꼬닭이 먹이를 찾아 우리가로 모여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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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한 우리에는 꼬꼬닭과 음메~ 흑염소, 엄마소와 귀여운 송아지 가족이 함께 살고 있다. 야생을 누볐던 고라니와 가금류인 동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자그마한 동물원이 되었다.

뒤란의 텃밭에는 고추가 붉게 익어간다. 풍요로움과 놀거리 볼거리 많은 텃밭도서관의 하루는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참 많은 추억거리를 선사해줄 것이다. 시골마을 텃밭도서관에서 여름날의 추억 한 페이지를 새겨보자. 햇살 가득한 텃밭도서관의 소소한 풍경이 참 아름답다.

 뒤란의 텃밭에는 고추의 붉은 열매가 익어간다.
 뒤란의 텃밭에는 고추의 붉은 열매가 익어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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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텃밭도서관#서재환 관장#맛돌이#고라니#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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