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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경기대회, 단합된 힘이 요구되는 경기다.
 용선경기대회, 단합된 힘이 요구되는 경기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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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들을 어떻게 위로해 줘야 하나..."

물의나라 화천 쪽배축제(7.26~8.10)장 용선대회에서 만난 육군제7보병사단 심봉섭 행정부사단장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2003년부터 시작된 쪽배축제는 과거 육로가 만들어지기 전, 주민들이 뗏목이나 쪽배를 이용해 북한강을 따라 한양(마포나루)까지의 풍경 연출로 시작됐다. 그러나 근본적인 바탕에는 휴가시즌 바닷가로 몰리는 관광객들의 관심을 강이나 계곡으로 유도하자는 측면이 강하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다.

16일간 열리는 쪽배축제엔 15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창작 쪽배콘테스트, 어린이 산천어 맨손잡기, 하늘 가르기, 붕어섬 야외 수영장, 수상자전거 등 20여개의 프로그램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그 중 유독 요란한 프로그램이 있다. 드래곤 보트라고 불리는 용선경기장. 3개 사단 용선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용선, 연습 없이 출전했다간 민폐만 끼칩니다

육군제15보병사단에선 26포병대대가 우승했다.
 육군제15보병사단에선 26포병대대가 우승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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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은 12인승과 20인승 두 종류가 있다. 참여 인원에 따라 선택을 할 수 있다. 용선경기는 단합된 힘이 생명이다. 분산되면 불리하다. 맨 앞자리는 북 잡이 석이다. 북소리 장단에 맞춰 참여 맴버들은 호홉을 맞춘다.

가장 중요한 자리는 용선 후미에 있는 키잡이 석이다. 일반 패들보다 큰 노를 이용해 방향을 조절한다. 키잡이에 따라 배가 골인지점이 아닌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지난 7월 30일, 7사단 용선경기대회가 열렸다. 연대 또는 대대급으로 구성된 선수들의 눈빛이 빛났다. 1등을 했을 경우 부대장의 재량에 따라 포상휴가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부대는 경기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연습을 실시한다. 연습량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연습 없이 참여하는 팀이 있지만, 우승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 개조 4팀으로 3개조로 나눠 예선전을 치르고 1,2위 팀은 준결승에 진출한다. 내가 유독 관심이 많았던 팀은 1조에 소속된 A부대 팀이었다. 연습장에 단골처럼 참여 했기에 유력한 우승후보로 여겼다.

'쨩'하는 괭과리 소리에 맞추어 출발선에 대기중이던 4개 부대 선수들은 힘차게 노를 저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연습을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B부대 팀 용선이 A부대 팀을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이어 아무 죄도 없는 C부대까지 받아버린 B부대 팀. 어부지리로 가장 약세로 평가되었던 D부대 팀이 1위를 차지하고, A부대와 C부대 용선을 침몰시킨 B부대가 2위를 차지했다.

항의가 없을 수 없었다. 그러나 용선대회 규정은 받거나 받힌 팀 구분 없이 침몰한 팀은 탈락한다. 

용선경기. 키잡이가 잘 못했을 경우 엉뚱한 방향으로 배가 달린다.
 용선경기. 키잡이가 잘 못했을 경우 엉뚱한 방향으로 배가 달린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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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은 그렇지만, 이건 우리부대 행사니까 재경기를 하도록 하면 안 될까요?"  

심봉섭 부사단장의 요청에 운영진 회의를 거쳐 1위를 차지한 D부대 팀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팀이 재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결정했다.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A부대 팀 1위, C부대 팀 2위, B부대 팀이 꼴찌를 했다. 어찌되었든 준결승에 올랐다고 좋아했던 B부대 팀의 입장은 김빠지는 일이겠다. 

"어! B부대 팀 선수들 다 어디 갔나?"

시상식 자리엔 개막식처럼 참여부대 모두 참석해야 한다. 그런데 B부대원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이 녀석들 화가 나서 복귀했구만, 단단히 삐쳤을건데 어떻게 달래주나"

'부사단장이 있는 자리에서 감히 복귀를?'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 그런데'그런 승부욕 내지는 근성이 있어야 전투에서도 승리한다.'는 부사단장의 말. 칠성부대의 부드러움 속의 강인함을 엿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물의나라 화천 쪽배축제 용선대회 일정
- 7사단 용선대회 : 7. 30
- 기관사회단체 대회 : 7. 31
- 15사단 용선대회 : 8. 4
- 27사단 용선대회 : 8. 6
- 화천군청 공무원 부서대항 : 8. 7
- 부대대항 용선대회(3개사단 3위팀까지 출전) : 8. 8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신광태 기자는 강원도 화천군청 기획담당입니다.



태그:#용선, #쪽배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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