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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골목길에 길을 가로막는 철문이 생기면서 이웃주민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문제의 철문이 생긴 곳은 역삼동 개나리4차아파트 뒤 공원과 옆 진선여중고 강당 사이에 있는 샛길이다.

개나리4차아파트는 지난 7일 아파트 사유지인 이곳에 외지인들이 다니다보니 쓰레기 등의 오물과 소음 문제, 범죄 등이 발생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이유로 출입카드가 있는 주민들만 통행할 수 있게 철문을 설치했다.

이러자 이곳을 지나다니는 주민들과 학생들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철문 개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역삼동 개나리4차아파트 뒤 공원과 옆 진선여중고 강당사이에 있는 샛길에 통행을 막는 철문이 생겼다. 이 철문에는 자물쇠와 철조망까지 설치되어 있다.
역삼동 개나리4차아파트 뒤 공원과 옆 진선여중고 강당사이에 있는 샛길에 통행을 막는 철문이 생겼다. 이 철문에는 자물쇠와 철조망까지 설치되어 있다. ⓒ 정수희

한 주민은 "40년이나 동네 주민들이 통행을 해왔고 개나리4차 주민들도 묵인해왔다, 이 길은 관례·관습적으로 누구나 통행할 수 있는 길이다, 관습법적 차원에서 통행을 막을 수는 없다"라면서 "비록 사유지라 할지라도 오랜기간 모든 사람들이 통행로로 이용해왔고 앞으로도 사람이 통행하는 길이기 때문에 특정 주민만의 전유물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 어르신은 "걸어서 5분정도 가면 마트에 갈 수 있는데, 여기를 막아놔 20분 넘게 돌아서 가니 힘들어 죽겠다"라면서 "이 샛길이 개나리4차아파트 사유지라고 하는데 그럼 그 동안 가만히 있다가 왜 지금와서 막고 난리를 치는지 알 수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곳을 통학하는 학생의 한 학부모는 "많은 학생들이 샛길을 지나 등하교를 하는데 이곳을 막아버리니까 아이들이 20분 넘게 돌아서 등하교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이 더운 날씨에 고생을 해야 하는지 답답하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돌아서 등하교를 하고 있는 한 학생은 "정말 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잘 다니던 길이 막혀 돌아가야 하니 화가 난다"라면서 "막혀 있는 철조망 옆으로 학생들이 지나가다 다치기도 하는데 더 큰 사고가 나야 원상복구가 되는지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철문으로 통학로가 막히자 학생들이 철조망을 뚫고 위험하게 철조망을 넘어가고 있다
철문으로 통학로가 막히자 학생들이 철조망을 뚫고 위험하게 철조망을 넘어가고 있다 ⓒ 정수희

주민들은 구청이 나서 중재를 해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구청 측은 사유지이기 때문에 어떤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강남구청 주택과 관계자는 "공동주택의 출입로는 사유지로서 출입문을 폐쇄해 거주하는 입주민에게만 개방하는 사항은 우리 구에서 법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며 "하지만 많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어 개나리아파트 입주자대표 측에 설득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통행을 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불만에 대해 개나라4차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입주자는 "학생들이 아파트 단지내에서 흡연을 하거나 떠드는 경우가 많아 이런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아는데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길인 만큼 낮에는 개방하고 밤에 잠그는 방법 등의 해결책이 나와 이 문제가 원활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개나리4차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철문 개방을 반대하는 주민도 있고 개방하자는 주민들도 있어 오늘 저녁 주민들이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며 "다음주 월요일(21일) 쯤에는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떤 해결책이 나오든 간에 이번 철문으로 생긴 이웃간의 갈등은 쉽게 사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삼동 개나리4차아파트 뒤 공원과 옆 진선여중고 강당사이에 있는 샛길 위치도.
역삼동 개나리4차아파트 뒤 공원과 옆 진선여중고 강당사이에 있는 샛길 위치도. ⓒ 정수희



#역삼동개나리4차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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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내일신문이라는 지역신문에서 활동하는 기자입니다. 지역신문이다 보니 활동지역이 강남으로 한정되어 있어 많은 정보나 소식을 알려드리지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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