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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후보를 알아본 한 시민이 다가와 "이번엔 꼭 이길거라"라고 말하며 이 후보의 손을 추켜세우고 있다.
 이정현 후보를 알아본 한 시민이 다가와 "이번엔 꼭 이길거라"라고 말하며 이 후보의 손을 추켜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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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전남 순천·곡성 보궐선거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된 17일.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와의 인터뷰는커녕 유세 동선조차 파악하기 힘들었다. 이 후보가 자전거를 타고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니는 '바닥 유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노출보다는 직접 대면을 통해 확실한 표를 다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물론 이 전략엔 또 다른 의도가 숨어있다. 이 후보는 세상이 다 아는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다. 새정치연합에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인 서갑원 후보가 출마했다. 이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를 언론이 얘기하듯 '왕의 남자들의 전쟁'으로 확대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오후 7시 무렵에야 순천 동부상설시장 유세에 나선 이 후보를 만날 수 있었다. 이 후보는 빨간색 조끼를 입고 자전거를 끌고 다니며 일일이 시민들과 인사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좋았다. 먼발치에서 그를 알아본 시민들이 먼저 다가와 박수를 치며 악수를 청했다.

"목포의 박지원보다 더 강력하고 적극적으로 일하겠다"

7.30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17일 오후,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순천 연향동 거리에서 자전거를 끌고다니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7.30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17일 오후,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순천 연향동 거리에서 자전거를 끌고다니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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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 때 광주 서을에 출마해 이 후보는 39.7%라는 높은 득표율을 거뒀다. 그때 광주 분위기와 지금 순천의 분위기가 같냐고 물었다. 그는 대답 대신 손사래를 쳤다.

"호남에서만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이다. 나에겐 분위기가 좋고 안 좋고의 문제가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호남 출신이어서 이곳에 출마한 것이 아니다. 갈 데가 여기밖에 없기 때문에 고향인 순천·곡성에 출마한 것이다.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후보의 선거슬로건은 '미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 그는 자신을 "이 정권 그 누구와도, 이 정부 그 어디와도 소통이 가능한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굵직한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순천대 의대유치, 순천만정원 제1호 국가정원 지정, 광양항 활성화 등인데 다 만만치 않은 공약이다. 우선 순천대 의대 유치만 하더라도 야당 거물인 박지원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목포에 의대 유치를 위해 뛰고 있는 상황이다.

"의대를 유치한다는 것은 병원 건립, 교수진 인건비, 실습환경 조성 등 4000억 원 이상 소요되는 예산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전남 서부의 목포대는 물론 충청의 공주대, 경북의 안동대가 의대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국에 모두 41개의 대학병원이 각 지역에 설립돼 있는데 전남 동부에만 없다. 이 지역 정치인들은 그동안 의대 유치를 위해 그 어떤 정치적 노력도 없어 안타까웠다. 늦게 시작했지만 목포의 박지원 의원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순천만정원을 국가정원으로 지정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재정자립도가 17.8%에 불과한 순천시가 1년에 60억 원에서 100억 원이나 되는 유지비를 대며 제대로 관리하는 것은 어렵다. 시민들의 고충으로 돌아온다. 제대로 관리하려면 법을 고쳐서 국가가 관리하게 해야 한다. 모든 일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금 이정현에게 맡기면 모두 해결할 수 있다."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 제 손 한 번만 잡아달라"

이정현 후보가 "미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적힌 유세 차량에 올라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이정현 후보가 "미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적힌 유세 차량에 올라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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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와의 길거리 인터뷰는 사이사이 끊어지기 일쑤였다. 퇴근길 시민들이 저마다 인사를 건넸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지지세가 강한 전남에서 그는 새누리당 간판을 달고 승리할 수 있을까.

"그동안 혼자 힘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과 청와대 정무수석, 홍보수석을 역임할 수 있었다. 홀로 피눈물을 삼키며 여기까지는 어떻게든 혼자 올 수 있었다. 이제는 순천시민들이 제 손 한 번만 잡아주시라. 25년 만에 새누리당 후보가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하는 것이 진짜 정치발전이고 대한민국 발전이다. 이것이 상상할 수 없는 꿈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노력을 하겠다."

이 후보는 상대 후보들에 대한 언급을 삼갔다. 다만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를 향해서는 "이번 보궐선거가 누구 때문에 실시되고 있는지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서 후보가 '박연차 뇌물비리' 사건에 연루돼 2011년 초 의원직을 잃은 이후 순천·곡성에서 치러지는 두 번째 보궐선거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18대 국회에서 '호남 예산 지킴이'로 불렸다. 이번에 순천 시민들이 제 손을 잡아주시면 '호남 인재 지킴이'가 되겠다. 남들은 가지 못해 안달하는 청와대 수석 자리를 하루 아침에 내던지고 고향에 돌아왔다. 이 선거에서 제가 당선하면 지긋지긋한 지역구도가 무너지는 시민혁명이 되는 것이다. 그 시민혁명의 주역이 순천시민이 되어야 한다. 이 지긋지긋한 지역구도 내고향 순천에서 시민들과 함께 깨보고 싶다.

(상대 후보 진영이 '황제 공약'이라며 비판한다는 말에) 이정현에게 맡기면 그동안 구경하지 못했던 순천권, 전남 동부권 발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지역발전과 정치발전을 이룰 인물이 누구냐' 그 얘기만 하고 싶다. 나는 당당하고 분명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내가 해야 할 일을 말하고 있다. 일하고 싶은 열정이 가슴 한가득 끓어오르고 있다.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 제 손 한 번만 잡아달라."

25년 만에 새누리당 후보가 새정치연합 텃밭에서 당선하는 '기적 같은 일'은 벌어질까.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는 이정현의 꿈은 이뤄질까. 그 모든 것을 오는 30일 순천·곡성 유권자들이 결정한다.

이정현 후보가 거리 유세 도중 "여기까지는 피눈물을 삼키며 혼자 왔다, 이제는 순천시민이 제 손 한번만 잡아달라"고 말한 뒤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말을 멈췄다.
 이정현 후보가 거리 유세 도중 "여기까지는 피눈물을 삼키며 혼자 왔다, 이제는 순천시민이 제 손 한번만 잡아달라"고 말한 뒤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말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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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후보의 거리 유세를 지켜보는 순천시민들.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는 이 후보의 꿈은 이뤄질까.
 이정현 후보의 거리 유세를 지켜보는 순천시민들.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는 이 후보의 꿈은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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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정현, #박근혜, #노무현, #순천곡성, #7.30?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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