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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3일 오후 8시 15분]

"대표가 되면 정치 입문시절 늘 함께 해온 서청원 선배님과도 힘을 모으겠다."(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선거 과정에 본의 아니게 서로 감정 상한 일이 있다면 김무성 의원에게 미안하다."(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새누리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7·14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3일, 당권 주자 경쟁에서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김무성·서청원 의원이 화해의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두 사람은 지난 11일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 주고받은 거친 공방전을 의식한 듯 협력도 다짐했다 .

김 의원이 먼저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당사를 찾아 "선거 기간 중 본의 아니게 과열된 모습이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입었던 모든 상처를 털어내고 다른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분들을 포용하겠다"고 말했다.

서 의원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가 된다면 새누리당의 맏형답게 크게 포용하고 힘을 모을 것"이라며 "김 의원이 대표가 되면 제가 선배로서 울타리가 되고, 김 의원도 제가 대표가 되면 그렇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당대회 후유증 의식한 화해 제스처... 신경전은 여전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두 사람이 외형상 협력을 다짐한 것은 어느 때 보다 격렬했던 네거티브 난타전으로 전당대회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당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손 들어 인사하는 서청원-김무성 당권에 나선 서청원, 김무성 의원이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지역 3차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에 앞서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 손 들어 인사하는 서청원-김무성 당권에 나선 서청원, 김무성 의원이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지역 3차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에 앞서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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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운동 기간 내내 거친 설선을 주고받은 김 의원과 서 의원의 갈등은 지난 11일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 최악으로 차달은 바 있다. 서 의원이 "어떤 일이 있어도 김무성 당 대표는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김 의원은 "구태정치의 전형이자 반드시 없어져야 할 정치 적폐"라고 맞받아 쳤다. 

두 사람이 기자회견을 통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긴 했지만 신경전도 여전했다. 김 의원과 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로 승리를 장담하면서 견제구를 던졌다.

김 의원은 "권위 있는 여론조사와 대의원들만을 상대로 한 샘플조사를 보면 제가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다"며 "당원동지들의 현명한 판단을 확신하고 승리를 자신한다"고 밝혔다.

서 의원도 "제가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며 "국민과 당원이 주문한 소명을 받들어  집권여당 새누리당 대표의 무거운 책무를 감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판세는 김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바탕으로 막판 스퍼트를 시도하고, 서 의원은 당내 친박계 연대 등을 통한 조직력으로 막판 뒤집기를 확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새누리당 지도부 선거는 1인 2표제로 선거인단(책임당원·일반당원·청년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각각 7:3의 비율로 반영한다.

김무성 "부패 이미지 지울 것"... 서청원 "1년 후 중간평가 받겠다"

새누리당은 이미 12일부터 일반 국민 3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를 시작했고, 책임당원과 일반당원, 청년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한 선거인단 투표도 이날 전국 시군구 투표소에서 시작됐다. 14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는 대의원을 상대로 한 현장 투표가 실시될 예정이다.

특히 전당대회 투표율이 보통 20~30%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후보의 지지층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오느냐가 승부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김 의원과 서 의원은 모두 마지막 지지 호소와 함께 당원들의 투표 참여도 요청했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가 끝나면 바로 7·30 재보선 현장으로 달려가겠다. 당 대표실을 비우고 원내 과반의석을 지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여의도라는 섬에 갇힌 당 대표는 절대 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새누리당은 전당대회 이전과 이후로 구분 될 것"이라며 "부패 이미지를 지워 깨끗한 정당으로 만들고, 수구적인 이미지를 없애 미래 정당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권위에 집착하지 않고 새누리당의 심부름꾼, 파수꾼이 될 것"이라며 "당의 화합 속에 혁신을 이루고, 당원이 자부심을 갖는 힘 있는 집권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또 "대표가 되면 1년 후에 그동안의 성과를 토대로 저의 헌신을 평가 받을 것이다. 임시전당대회나 그 수임기관인 전국위원회를 열어 당원들에게 다시 신임을 구할 것"이라며 중간 평가를 약속했다.

박 대통령 전당대회 참석... 유불리 논란

박근혜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사람을 둘러싼 유불리 논란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현직 대통령이 여당의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참석한 이후 6년만이다.

박 대통령의 참석이 막판 대의원 표심에 미칠 영향을 놓고 전망도 엇갈린다. 당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이 의도했든 안했든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모양새로 비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 의원 측은 박 대통령의 참석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서 의원 측은 "박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은 의례적인 행사 참석이 아니라 대통령 취임이후 처음으로 당헌 8조의 정신대로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 할 수 있는 책임 당대표가 필요하다는 의지를 당·청간에 서로 확인하고 다지기 위한 참석이라고 본다"며 "서 후보는 박 대통령과 정치운명을 함께 하겠다고 누차약속한대로 박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에 담긴 의지를 존중하여 사심 없이 국민과 당, 대통령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대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오셔서 지난 대선 때 도와준 핵심 당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박 대통령의 전당대회에 참석을 환영하고 이 문제를 가지고 유불리를 생각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당연한 일이므로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게 대통령에 대한 도리"라고 덧붙였다.

김수한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전당대회에 당원의 화합과 소통을 격려하고자 박 대통령이 관례대로 참석하는 일정을 두고 일부 후보자들이 자신의 선거에 유리하게 일방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 경고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2순위표 확보경쟁, 후보 간 합종연횡도 막판 변수

당 대표(대표최고위원)를 포함해 총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이번 7·14 전당대회에서는 김무성·서청원 의원을 비롯해 이인제·홍문종·김을동·김영우·김태호·김상민 의원, 박창달 전 의원 등 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중 김을동 의원은 득표에 상관없이 '여성 몫'으로 최고위원 자리를 확보한 상태다.

9명의 후보들은 14일 전당대회가 현장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투표에 나서는 대의원들을 상대로 마지막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1인 2표제로 치러지는 선거라 2순위 표를 확보하기 위한 후보 간 합종연횡도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무성#서청원#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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